[전자책] 간절함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이대건 지음 / FIKA(피카) / 2019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아픔은 위기(危機)이다. 맞는 말이다, 위험한 고비이며 극심한 고통이 수반되는 시련의 계절이다.

혹자는 위기를 기회라고 말하지만 솔직히 이 부분은 그렇게 넘겨본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이며

승자의 고백이기에 선뜻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저자가 근무하는 공간은 위기와 위험, 그리고

기회가 동시에 존재하며 그곳엔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인 수 많은 승자들과 위기를 위기로 숙명처럼

인정해 버린 이들이 공존한다.


그들의 인사는 독특하다. '다음에 다시 만나지 맙시다'. 환우들의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는 인사이자

어쩌면 가장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교회의 목적은 모이는 것인데 목사는 성도들에게

'다음 주일에는 만나지 맙시다'를 염원을 담아 간절하게 선포한다. 다음 주일에는 부디 건강을

회복하여 각각 출석하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기를 바라는 목사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환우들은 이 한마디가 은혜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은 그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고백이다. 


그래서 이들은 기도한다.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이사야 38:5)는 말씀을 붙잡고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또 기도한다. 기도에 놀라운 힘이 있음을 믿기에 그들은

이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기도를 부탁한다. 초등학교 6학년 혜영이의 기도처럼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신체, 마음, 영적으로 아파하는 이들이 그들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기도 속에 항상 기억되고 있음을 느끼며 힘과 용기를 얻게 되길 믿으며 그들은

오늘도 기도한다.

 

이 책에는 절절한 사연들이 가득하다. 평생을 살면서 가져보지 못한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중환자실과

죽음 앞에서 발견한 남편과 아내들, 심장병을 앓고 있는 10살 딸 아이를 위해 온전하게 다 낫게

달라고 감히(?) 기도하지 못하고 조금만 아프게 해달라는 엄마, 4살난 동생을 위해 기도하는

6살 창윤이, 한번만 단한번 1초만이라도 눈을 떠서 '엄마'하고 불러 주길 소원하는 엄마....모든 사연들이

가슴이 먹먹해지고 애절하다. 그렇게 이들은 기도한다. 자신들의 간절함이 기도가 되고 눈물이 되어

채워져 넘친다. 


저자의 말 중에 이런 말이 생각난다. '큰 교회는 외형이 크고 신도가 많은 교회가 아니라 마음이 커야

큰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가졌지만 나눌 줄 모르고 오히려 더 가지려고 발버둥 치는 우리의 현실

앞에 던지는 경종이며 자신들이 믿는 신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는 혼합주의 종교자들에 대한 도전이다.

일년에 2-4회씩 소위 교인수가 좀 많다는 교회들에 도움의 편지를 보냈지만 전화벨은 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 전화벨 올리기를 기다리는 애타는 심정이 글 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자기 아이의

생일잔치 비용을 다른 아이의 수술비로, 자기가 상실의 아픔이 있기에 또 다른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수술비를 지원하는, 자녀들이 준비해 준 칠순잔치 비용을 다른 사람의 병원비로,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 놓았던 것 중 최소 비용만을 남기고(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다른 이의 병원비로

흔쾌히 내어놓는 이들이 정말 마음이 큰 사람들이 아닐까.


기다림이 기도다. 지금 이순간도 환우들과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은 '기적'을 기다린다. 그 기적은

간절함에서 온다. 그리고 그 간절함은 기도이다. 모든 아픈이들에게 이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도 이 사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대건 목사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