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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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누구든 한번 정도씩은 읽어 봤을 역시도 '세계 명작 전집' 권으로 읽어 '걸리버

여행기' 다시 만난다.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소인국(릴리펏) 거인국(브롭딩낵)

생생하게 기억이나는데 날아다니는 (라퓨타) 말의 나라(후이능국) 이야기는 너무 생소하다.

아마도 읽지 않은 하다. 


책의 부분에 등장하는 두개의 편지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책은 1726 출간된 책인데

그래서 작가의 철저한 상상 속에서 쓰여진 책이라 알고 있었는데 책이 실제 항해를 하며 만난

경험담이고 이를 부인하고 수정하고 정정하려는 노력에 대해 단호한 '거부' 표현하는 걸리버

선장의 편지는 환상적인 여행기이며 당시 정치상황과 인간 문명을 풍자를 통해 통렬하게 비판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당당함에 솔직히 혼란스럽다. 더욱이 출판인 리처드 심슨의

정상적으로 출간 되었으면 지금 분량의 2배가 넘을 것이라는 글은 여기에 기름을 끼얹는다. .

지금도 400페이지가 넘는데 말이다.


일본 에니메이션 '천공의 라퓨타' 걸리버 여행기에서 만난다. 새로운 항해, 해적선과의 조우,

죽음의 위기, 구원, 버려짐, 라퓨타 발견, 구조로 이어지는 긴박한 상황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조나선

스위프트는 여기서도 만의 풍자를 놓치지 않는다. 일본인과 개신교인을 비교하며 같은 기독교인을

밝힘에도 배척당하고 오히려 이방인인 일본인이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통해 당시 사회속 종교인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고발한다. 그때도 그랬나 보다. 


라퓨타의 구석구석을 묘사하는 작가의 꼼꼼함은 그가 얼마나 정확한 사람이고 철저한 사람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사람의 느낌과 생김새와 행동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부분이나 지형과 지물에 대해

직접 보고 있다는 착각이 정도로 상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부분은 여행가라기 보다는

학자이거나 연구가의 면모를 많이 보여준다. 지름이 7km, 총면적 40제곱킬로미터, 두께 270미터,

사람들 눈에 보이는 바닥 혹은 밑면은 평평하고 고른 금강석으로 판이고 두께가 180미터이고.....

저수지의 둘레, 지름, 넓이가 얼마라는 것까지 세세하고 정확하게 적어내려가는 저자의 섬세함은

자석의 위치와 이동을 통해 섬의 움직임을 설명하면서 극적으로 치달린다. 얼핏보면 수학자나

건축가의 모습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라퓨타에서 내려 발리바비의 수도 라가도의 학술원에 대한 기술은 천재들의

광기스러움과 괴짜 같은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기묘묘한 방법(사실 어처구니가 없는)으로

치료법을 연구하는 의사나 백성을 슬프게 하지 않고 세금 징수액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이는 교수들, 가로 세로 6m짜리 틀에서 단어들을 발견하고 만들어 내는 이들의 모습,

모두가 신비롭기 그지 없는 것들이다. 세번째 여행에 등장하는 일본은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행했던 에후미(繪踏) 대해 말하려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에후미는 도쿠가와  막부가

기독교를 금지하면서 1628-1858년까지 이어진 십자가 밟기로 기독교 신자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예수의 그림이 새겨진 동판을 밟고 지나가게 해서 배교를 강요했던 의식이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저자는 이와 같은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려는 의도를

가졌던것 같다. 아쉽게도 분명 책을 제대로 읽었음에도 4부에 등장하는 후이늠과 야후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거짓말을 하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풍자의 기본적인 자세이고 실제로 1735년에 나온 12절판

판본에 있는 걸리버의 초상화 밑에는 '멋진 거짓말쟁이 선생(Hon. Spleudide Mendax)이라고 쓰여져

있었고 그의 이름인 걸리버의 '(Gull 바보)' '(ver 진실 혹은 진리) 진실을 말하는 바보

거짓인것 처럼 보이나 실은 진실인 것을 말하는 풍자가라는 뜻에서 있듯이 그의 말한다

분장한다는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행동들이다.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고 타고난 독설가이며

타고난 풍자가이다. 풍자나 해학은 깊은 뜻을 알아야 재미있다. 신랄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웃음과 즐거움 속에 감추고 슬그머니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미는 묘미는 본자 만이 있다.

그래서 책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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