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그 속에서 산다. 결코 사람을 떠나서 살 수 없으며 그 모든
사람과는 '관계'라는 것을 통해 연결되고 이어져 있다. 이 관계 맺음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이며
이를 통해 사회 생활이 영위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센서티브'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좀 더 깊고 넓게 이해하길 바라는 글을 썼던 저자는 이번에는 그 폭을 더 넓혀 다른 사람을
향한다. 나를 넘어선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오는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수월하게
극복하며 자유로워질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글 중에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있다.
'이별을 선택했다면 제대로 작별인사를 건네세요.'
우리는 누구나 이별을 한다. 그 이별은 누구에게나 아픔이고 상처가 된다. 미적거리며 제대로 이별을
말하지 못하는 이에게도, 단호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이에게도 동일하고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이에게도 마찬가지로 아픔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단호하다. 제대로 작별인사를 건네라고 말한다.
'제대로' 작별인사를 건네는 것이 무엇일가에 대한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책을 읽어 나간다.
인간 관계는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다는 말은 오답도 없다는 의미와 같다. 각자의 상황이 답이 되고
형편이 현실이 되는 것이 인간관계이다. 저자는 이렇게 복잡미묘한 우리의 인간관계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음의 네가지를 이야기한다. 마음점검, 대화하기, 문제해결, 떠나보내기. 사실 넷 다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중 떠나 보내기는 더욱 어렵다. 떠나 보내는 것이 눈에서만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도 지워
보내는 것이기에 더더욱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제대로 라는 단어가 이해가 된다. 마음 한편에
편린으로 존재하는 그 기억에서 조차도 지워버리는 것, 가슴 뒤편에 꼭꼭 숨겨두고 때때로 꺼내서
곱씹을 그것마저도 도말 하는것, 어쩌면 이게 '제대로'일텐데 우리에게 너무 어려운 과제다. 그래서
떠나보내기를 연습해 보는 이유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고, 관점이 바뀌면 불편했던
마음이 편하지고 답답하던 가슴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조금 낯설다.
우리의 관계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분노'인데 정작 우리는 분노의 원인이나 이유를 정확히
모르거나 무작정 타인에게도 찾을 때가 많다. 분노는 자신이 상처 받거나 다치지 않기 위한 방어기재로
사용되는데 자주 자기기만의 표현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거나 못미칠때
여기서 오는 패배감이나 슬픔등이 분노로 표출되기도 한다. 이와같이 분노는 자신도 그 이유와 원인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자신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쉽다.
부정적인 생각이 반복되면 신념이 되듯, 분노가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반복된 습관은 자신의 삶 뿐
아니라 타인의 삶도 고통스럽게 만든다. 분노의 양날의 검이다. 관계를 망치는 주범이기도 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탈출구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기'를 주문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 놓음으로 새로운 관계 형성의 물꼬를 트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다시 한번 용기를 내보라고 충고하며, 더 이상 회복하거나 치유 할 수 없는 관계라면 작별을
고할 것을 조연하고 제대로 작별을 고할 수 있다면 오히려 삶의 활력과 기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적거리다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어정쩡하고 궁색한 만남에 대해 '제대로' 작별을
고해야갰다는 마음이 든다. 용기를 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