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 정말 풀 수 있겠어? - 단 100개의 퍼즐로 두뇌의 한계를 시험한다! 이 문제 풀 수 있겠어? 시리즈
홀거 담베크 지음, 박지희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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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유난히 싫어했던 나에게 '수학의 '이라던가 '문제 풀이의 희열' 사실 그림의 떡이다.

저자가 도입부에서 제시하는 첫번째 두번째 문제 역시 그렇다. 첫번째 문제는 이미 답을 알고

있기에 굳이 원을 그려야 하는지에 대한 반감이 생겼고, 두번째 문제는 저자의 '지금은

까다롭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러나 아무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아하게 출구를 발견하는 경험을 가능한 많이

해보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문제에 도전해 본다. 나는 저자의 말처럼 수학을 좋아하고 머리쓰는

수수께끼 풀이를 즐기지도 않는다. 그런데 오기가 생긴다. ' 문제를 정말 있겠어?'라는

질문이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도발처럼 들린다. 이제 문제를 주시한다. 저자의 말처럼 충분히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생각한다. 그러나 계속 꼬이고 혼란스럽다. 문제의 내용을 정확히

분석하려고 해도 말이 같다. 그냥 밀고 나가 본다. 다시 벽에 부딪친다. 체계적으로

생각하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체계적인 건지 모르겠다. 엎친데 덮친다고 이젠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주문하는데 머릿속은 이미 복잡하다. 나가 본다.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저자는 이를 창의적이라고 부른다) 길을 찾아 본다. 보는 시각을 바꾸고 구성을 달리 하라는

주문에 따라 생각을 정리해 본다. 생각이 너무 많이 나가 이제는 비틀기까지 해본다. 이번에는

앞에서 부터가 아니라 뒷문을 공략해 본다. 수납의 경험을 살려 정리를 하며 시도해 보고 도미노가

무너지듯이 연쇄적인 상상력을 통해 문제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저자가 주문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아쉽게도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다시 오기가 발동한다. 이건 정말 수학이 재밌고

문제풀이가 즐거운 사람들이 하는 놀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씩이라도 실마리가 보이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문제를 풀어 본다. 


장은 워밍업을 하라는 듯이 익숙하고 쉽다. 문제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풀린다. 창의력을 요하는 두번째 장에서 다시 커다란 벽을 만난다. 문제를 비틀어 본다. 정리도

해보고 깊이 생각도 본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문제라는물을 민낯이 드러나며 정체가 밝혀진다.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수학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희열이구나 하는 맛을 정말 조금 맛 보았다.


책에는 모두 100문제가 등장한다. 문제들은 나름의 제목을 가지고 등장하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라는 장에 등장하는 '미친 난이도를 가진 문제'라는 이름을 가진 문제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증명을 하라는데 감도 안잡히고 머릿속이 까매지고 뒷면의 답을 보아도 이해가 안된다. 결국

포기했다. 몇몇일에 걸쳐 문제를 풀어 봤고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풀고 이해했으나 결국 문제는

미완으로 남겨뒀다. 그러면서 저자가 한가지가 떠올랐다. '어느날 문득 불현듯 실마리가

잡힐 것이다'


얼마만에 이렇게 집중을 해보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닫고 살았던 수학의 눈을 조금 열었고

깊은 어딘가에 감춰두었던 창의력의 샘에 물이 조금 고인 기분이다. 이런 기분 정말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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