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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감춰진 얼굴 - 지혜로운 삶의 안내
나병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역사는 흐르고 반복된다. 그리고 그 역사의 대부분은 '협상'에 의해 결정되고 움직여왔다.
협상에 일정한 룰은 없다. 그곳은 정글이며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의 연속이다. 그렇기에
이런 현장에서 치열한 전투를 거치고 살아남은 저자의 이야기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예'를
중시하는 유교적 사상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전략적'으로 상대를 다루기 위해
서슴없이 자행되고 얼마나 전략적으로 대응하느냐에 협상의 성패가 달라지기도 한다.
MBA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를 하듯 협상 역시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길을 보는 눈이 열린다.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수 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조금씩 더 알아가는 것이고 한발씩 앞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협상은 모든 사회적 관계속에서 발생한다. 보통 이해 당사자들 간에 Give &Take가 발생하면
협상으로 보는데 부모와 자식간, 상사와 부하, 선생님과 제자 같은 관계에서도 서로 주고 받는
(유형이든 무형이든) 관계가 이루어 진다. 감나무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다고 감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감을 먹고 싶으면 나무에 오르든 장대를 준비하던지 해야 한다. 한국인들이 유독 협상에
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나치게 '감'과 '경험'에 의존한다. 진실은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것이고 귀를 열어야 들리는 것인데 막연한 '감'과 과거의 '경험'에 의지하다보니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를 한 상대방에게 매번 주도권을 넘겨주고 질질 끌려가는 것이다. 내 패는
다 보여주고 상대의 패는 한장도 보지 못하는 고스톱을 치는 형국이나 다를바 없다.
저자는 중국인, 프랑스인, 유대인, 독일인, 미국인들과 수없이 많은 협상을 하며 느낀바를 토대로
그들의 역사를 통해 협상의 저력들을 살펴보고 각자가 가진 장점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다'
보통 우리는 협상에서 힘들게 하는 사람을 '지독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비지니스
업계에서 자기들이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중국인과 유대인을 '지독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이솝 우화의 '낙타와 주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조금만, 조금만에 넘어가 양보하다 결국 텐트 밖으로 쫓겨 나버린 주인과 같이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조금만'이라는 함정에 자주 빠진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런것은 '협상'이 아니라
'승자 독식 게임'이라고 말하면서 집요하지는 말고 집요함에 지지는 말라고 주문한다.
일정 시간 집중해서 보면 신기하게 그림이 보이는 매직아이처럼 집중하고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서
'why'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인들이 준비해온 바를 검증해 나가면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다.
협상은 주고 받기이다. 상대방에게 무엇을 줄지와 내가 무엇을 받을지를 분명하게 정하고 협상에
임해야 제대로 된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준비가 중요한 것이다. 협상 테이블(혹은 자리)에 앉기
전에 미리 체계적이고 심도 깊은 준비를 통해 협상판을 짜고,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반복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훌륭한 협상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협상의 연속이고 그 정글에서 살아 남은 자만이 전리품을 소유할 자격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