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대체 뭔가요? -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자본주의 설명서
조너선 포티스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것과 같고 세상에서 가장 정확하고 간결한

자본주의 설명서라는 표지의 글이 눈에 들어 왔다. 실상 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그것에 대한

이해나 관심은 부족하고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현실 앞에 저자의 매력적인 초대가 반갑다.

그러나 역시 녹녹히 않다. 저자도 이야기 하듯이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역사나 정치,

사회와 문화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범위가 방대하고 넓다. 그리고 어렵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학자들이 이런저런 대답을 내놓았지만 자본주의를

특정한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자본주의를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의미한다고

하기에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역동성과 변형적인 힘의 대부분이 국가소유이고 민간부분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통제가 여전한 것을 설명할 수가 없다. 또한 자본주의를 국가의 통제

없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고 핵심산업과 경제분야에 자원을 분배하는 제도로

정의하기도 하는데 이는 실질적 현대 자본주의의 출발지라 있는 영국에서 의료와 초중등

교육 분야에서 각종 시장의 역할이 제한된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되는 점을 설명하기에는

역시 미진하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설명들이 각각의 이유에 의해 자본주의를 정의하는 의미로

사용되지 못한다. 이에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 저자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믿을 없을 만큼 모호한데 이유는 시장경제의 유형이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핵심 개념은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사적 결정권을 의미하며 자본주의란 생산 수단의 전부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을 개인이 소유하는 것을 경제의 핵심운영원리로 삼는 제도이다. 


현대 자본주의를 이야기하며 중국의 성장(저자는 이를 기적이라 부름) 빼놓을 없을 만치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중국의 변화 양상은 자본주의의 초기 이행과정과는 상당히 다르다.

거의 모두가 가난했지만 '철밥통'이라는 시스템 덕분에 굶어 죽지는 않았던 중국이 1979

시장주의 개혁을 시작한 이후로 매년 9% 넘게 성장하고 있으며 경제 규모는 과거에 비해 40

이상 커졌고 5억명 이상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노동력이든 자본이든 모든것을 자유화하지는 않아 여전히 통제를 받고 있으며, '후커우

'(戶口, 우리의 주민등록제도와 유사한 제도)제도 때문에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국가가 자본시장 접근성을 통제하고 있고 대형 은행 대부분은 국가 소유이고 외국인 투자는

제한된다. 놀라운것은 그러면서 중국은 가능한 거시경제정책 관리도구(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을 통한 신용통제까지) 모두 사용하고 있다. 

중국은 일반적인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자유화되고,

정치와 경제에서 국가의 통제도 줄어들 것이고 서서히 일반적인 자본주의 모형으로 바뀌어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발전 양상으로 보건대 중국내에 엄청난 불균형이 축적되어 있을 것이고 이는

절대 상환되지 못할 대출로 흘러 들어간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있다. 이와 동시에 지금까지

중국의 주된 성장동력은 자본 투자와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값싼 노동력이었는데, 따라잡아야

할것들이 많았기에 그동안은 이것만으로 충분했지만 앞으로 중국은 혁신과 기술발전을 통해

성장해야하는 초고도기술사회에 접어들게 되므로 향후 중국의 변화에 전세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 중국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표도르 토스트에프스키(Fyodor Dostoevsky)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언급했듯이 '세상은

이렇게 말한다. 욕망이 있으면 그것을 채워라. 너에게도 부자나 권력자와 똑같은 권리가 있다.

너의 욕망을 채우기를 주저하지 마라. 오히려 욕망을 키워서 많은 것을 요구하라. 이것이 오늘날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것을 '자유'라고 믿는다. 부자의 결말은 고독과

자살이며' 빈민의 결말은 시기와 살인이다' 처럼 인간은 가지려는 욕망을 누구나 가진다.

욕망의 표현이 물질이 되어 물질을 끊임없이 쫒는 기계가 되어 버렸다. 그자체는 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하고 동기를 유발하는 점수를 기록하는 수단인데도 말이다. '자본주의의 역동성'

여기에서 출발하고 '경쟁심' '승부욕' 자본주의의 선한면과 악한면을 동시에 소유한다.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자본주의 지배체재에 대항할만한 정치구조가 존재하지 않게 되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우리는 모두 자본주의자다'라고 선언하지만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마저도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지금으로서는 실현 가능한 자본주의의 대안은 거의 없는 같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핵심사상을 고려해보면

미래 사회와 경제의 특징은 소프트웨어를 생산하고 소유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 규정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분명 우리에게 올것이고 우리의 집단적

노력이 경제 발전을 사회적 진보로 바꿀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의미 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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