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혼돈의 성찰 - 저성장, 불안의 시대를 헤쳐 나갈 한반도 미래 전략
정갑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경제는 국내외 여건들이 급속히 악화되는 심각한 구조적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투자와 고용,

수출 대부분의 경제지표에 경고등이 켜진 장기 침체의 우려마저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도한 정부 주도의 경제 드라이브는 고용 창출의 부진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와 소득 분배의

악화를 가져와 기업들의 재투자 의지마저 꺽어 놓고 있다. 앞에 다가오는 역사적 운명(변화,

혁신) 인지하지 못하고 낡은 제도와 정책, 기득권에 포획되어 앙시앙 레짐(ancian regime)

집착하는 상황을 저자는 자신들의 표준만 고집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인

갈라파고스화에 비유한다. 


경제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경제적 자유가 있어야 하며, 물질적 풍요와 후생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경제적 평등과 정의 그리고 형평이 보장되어야 하고, 소득과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릴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모든 가치는 어느덧 하나 간과할 없는 궁극적 가치(ultimate value)이지만

동시에 달성하기는 불가능한 가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가치가 어느정도 충족되어야 그나마

건강한 경제를 이룰 있다.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전략' 경제 전략으로 들고나와 부의 분배와 평등에 기여하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론에 불과한 전략으로 지나친 획일적 평등주의가 되어 오히려 노동 시장의 붕괴와

계층간의 양극화 극대라는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획일적 평등주의에 대해 아테네 외곽의 언덕에서 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동일한 크기의

침대에 눕혀 놓고 사람의 키가 침대보다 길면 튀어나온 만큼 잘라내고, 짧으면 만큼 늘여서

죽인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예로 들어 부당성을 지적한다. 성장과 분배는 결코 제로

게임(zero-sum game) 아니기에 지속 가능한 성장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의 역사적 경험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시장친화적이고, 개방경제를 지향하며, 장기간에 걸쳐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고, 경제 자유와 재산권 보호, 정치 제도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해 지는데 현재 우리 입장에서는 어느것 하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회를 실질적으로 바꿀 있는 '변혁적 지식(transformative knowledge)'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 연관되는 자기계발(self-amelioration) 역할이 강조되는 지식과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개혁(self-reform) 연관되는 자기수정(self-correcting)

역할이 강조되는 지식이 있다. 사회 혁신이 사회를 새롭게 하는 프로젝트라면 사회개혁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는 작업이다. 실제로 많은 나라들이 사회혁신과 사회개혁을 통해 안정과 변화를 이루어

냈다. 하지만 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정부규제' 유독 많은 한국은 문제 해결의 주체가 정부가

되어 문제 해결을 위해 동원할 있는 지식의 양과 범위를 제한하는 상황으로 인해 효과적인 해결이

아닌 타의와 강제에 의한 문제 해결이 많은 '지식의 정치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와 같은 지식의

정치화가 장애가 되는 또다른 이유는 다수결 주의 때문이다. 미군정과 함께 도입된 민주주의 제도가

학습과정에서 다수의 원칙(majority rule)으로 축약되어 민주주의가 단순한 의사결정 과정으로 이해

되었고, 대화와 타협이 전제되지 못하는 기형적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다수를 확보한 승자는 소수와

타협하지 않고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혈안이 되고

소수파의 입장에서는 다수파와 타협할 가능성이 극히 낮고 결과가 뻔한 상황이기에 현실에 결사적으로

된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치는 사회 갈등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경향을 보였고 적대관계가 두드러지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토론을 통한 의사 결정이 거의

불가능해져서 다수파들의 횡포가 계속되고 어떻게 해서든지 머릿수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버렸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숙의 민주주의' 또는 '심의 민주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길로 나아가고 있는데

말이다.

 

책은 현재 한국의 위기 상황에 비추어 중요시되는 13가지의 주제들을 각각의 분야의 학자들이 기술한

것을 모아 놓은 책이다보니 지향하는 바의 일관성은 없지만 다양성이 뛰어나다. 읽는 내내 현실을

들여다 보는 시야가 넓어짐을 느꼈고 내놓은 대안들에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이론과 현실의 괴리 앞에

다시 안타까움을 느낀다. 지금 우리에겐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시대적 변화를 수용할 있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4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초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하고 미래의 성장기반을 확고히

구축해야만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선진화 복지와 후생을 이룰 있다. 무엇보다도 '상생'

필요한 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