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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공식 포뮬러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6월
평점 :
성공이란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서 얻어내는 보상이다. 그 보상은 각자의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나지만 외적이고 집단적인 척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 역시 병행되나 일반적으로 성공은 집단적 성향이 강하다. 다만 성공에
대한 측정이 불가능하기에 어떤것이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이에 저자는 몇가지
성공 법칙들을 제시하며 그 과정들을 설명한다.
폰 리히트호펜과 르네 퐁크, 라이트 형제와 리처드 피어스, 토마스 에디슨과 또 다른
발명가들을 보면 성공이 어떠한 결과의 성과와 업적 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 더 전공이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였고, 더 먼저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의 비행에
성공했고, 녹음기와 전구들을 먼저 발명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르네 퐁크와 리처드
피어스를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당신의 성공은 당신 혼자서 이룬 업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성공은 사람들이 어떤 성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하는 집단적인 척도이다.
저자는 아들의 대학 입학을 앞두고 보스턴 라틴(Boston Latin, 미국 최초의 고등학교)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 대해 소개한다. 미국내 상위 20개 고등학교에 속하는 이 학교는 시험 성적이 좋아야
입학이 가능하며 탈락한 학생들은 2등급인 보스턴 라틴 아카데미에 등록되고 여기서 탈락한
학생들은 오브라이언트 수학과학고등학교에 입학 가능하며 여기서도 떨어지면 시험을 보지 않고
입학하는 공립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마치 80년대 이전 우리나라의 고입 선발 과정과 흡사하다.
얼핏보면 여기에서부터 이미 성적에 의한 서열이 결정된듯 보이지만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입학초반에 급격한 차이를 보이던 학업성취도와 학업 전망이 시간이 갈수록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명문학교에서 뛰어난 교사들의 가르침을 받고 명석한 동급생들의 자극을
받으면 졸업할 무렵엔 학업 성취도가 월등하리라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PSAT(진학적성예비시험), SAT, 혹은 상급교육기관 진학 시험 결과를 봐도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이는 비슷한 학생들의 비교다) 결국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중요하다. 이를 약간 비틀면 학교가 좋은 학생을 배출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좋은
학생이 그 학교에 입학했다는 뜻이다.
마치 식용품 판매대에 놓인 베드퍼드셔풍의 소변기에 서명을 한 후 출품한 마르셀 뒤상이나 수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보기 위해 베를린 보드 박물관을 찾았으나 그것이 램브란트의 작품이 아니라
그 주변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하룻밤 사이에 그 가치가 폭락해 버린 '황금 투구를
쓴 사나이'나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한 그림 중 하나에 불과했던 작품이 도난 사건을 겪은 후 급기야
그 그림이 나타나 판매된다면 15억 달러를 호가할 것이라는 모나리자가 그렇다. 업적은 성공의
원동력이지만 업적을 측정할 수 없을 때는 그것의 연결망(업적을 규정하고 이해의 틀을 만들며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부단히 노력하면 성공은 언제든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성공 또한 집단이 만들어 내는 현상이므로 훌륭한 성과나 재능이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이는
반응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기에 성공은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말을 통해 세상에는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과 그것에 대한 가능성에
여지를 준다. 성공은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갑자기 여세를 몰아 우리를 덮치기도
하고, 이를 되풀이 하는게 우리내 인생이다.
저자는 운이 좋아 횡재하거나 성공하기를 바라지 말라고 말한다. 성공은 운이나 재수로 오지 않는다.
성공은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평등으로 가는 연결고리이며 개인과 사회가 추구하는 공동의 목적에
이르는 길이다. 저자가 제시한 법칙들에서 교훈을 얻고 균형점을 찾고, 기술을 연마하는 일과 인맥을
구축하는 일에 각각 어느정도 노력을 할당할 지 판단하고 창의력을 증가시키는 이들과 협력을 통해
성공의 길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 이론의 창시자이자 과학자인 저자다운 접근과 분명하게 단정 지으려 하지 않는 결론이 좋다.
사실 이 원칙은 보편적이지만 불편한 원칙들이다. 이런 불편함을 저자는 합리적으로 설득해 나간다.
이 책은 성공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