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인생의 맛 -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간결한 지혜
벤저민 호프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거참 황당하군요.'

가장 서양적인 곰돌이 푸에서 가장 동양적인 도가철학을 찾아 보겠다는 저자에게

던진 학자들의 말이다. 나도 그랬다. 조금은 생경하고 낯설어서 '이게 가능할까?'라는

의문과 '글쎄'라는 부정이 앞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처음 가는 길을 나도 따라

보기로 했다. 

그러나 나의 이런 기우는 장에서부터 박살나 버린다. 저자의 '식초를 맛보는 사람들'

이라는 모조품을 설명해 나가는 진지함과 당참에 입이 벌어진다. 돗자리가 구겨져 있으면

앉지 않을 정도로 전통과 공경을 강조하기에 삶이 조금 마땅한 공자와 열반을 얻기

위해 진흙탕 같은 세상을 초월해 그야말로 바람한 없는 상태에 이르러야 하는 고통을

지닌 석가모니의 쓰디쓴 세상에서의 삶을 표현하는 표정은 글로 설명하지만 앞에 있는것

마냥 상상이 된다. 거기에 더해 분명 시큼한 식초를 보았음에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세상이라는 교훈을 받아 들이고 세상의 법칙을 따라야 일이 되며 삶의 여러가지

부정적인 부분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긍정의 삶을 보여주는 노자의 모습은 세상 속에서

보여지는 면과 볼수 있는 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던져 준다. 


오도자(당나라의 유명한 화가) 푸도자로 이백(시선이라 불리던 당나라 시인) 이푸로

절묘하게 차용하여 () 영어 'pu'(다듬지 않은 통나무) 설명하는 저자의 센스가

멋지다. ''이라는 글자를 풀이하면 '나무' '덤불' 구분하여 '덤불 속의 나무' 또는

가공하지 않은 원목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물' 의미한다. 자연

그대로를 의미하는 단어 '' 단순하고 꾸밈이 없는 ''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다.

그렇다. 푸는 단순하다. 그러나 생각이 단순하다고 해서 반드시 어리석은건 아니다.

단순함에 감춰진 도와 진리를 안다면 무릎을 치며 '맞아'라고 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핸리 데이비드 소로의 '우리는 속이 비기도 전에 배고파하기로 작정하고 산다' 말이

가슴에 닿는다. 아무리 느림의 미학, 슬로우 공학, 느리게 사는 법을 강조하고 유행이

되도 여전히 세상은 '빨리 빨리' 외친다. 우리는 애초에 불가능한 시간 제한에 매달려

단지 현명하든 어리석든 사용할 뿐인 시간의 1 1초라도 아끼려고 애쓰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시간 전부를 헛되이 쓰는 어리석음을 자행한다. 이런 우리에게 내면의 고요를

말하며 거북처럼 앉아있고 돼지처럼 걷고 개처럼 잠자라고 하는 '리청원'거사의 충고는

사치이고 사족이다. 


진정 행족해지고 싶으면 당신 자신과 당신이 지금 가진 것을 진정으로 고마워하고, 진정

불행해지고 싶으면 불만을 품는데서 시작하면 된다. 지혜와 용기와 행복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끝에서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우리의 내면에는 다양한 , 아울, 래빗, 이요르등이 살고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자유이나

기왕이면 현명한 ,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자. 잃어버렸던 한조각을 찾아 헤매다

결국 찾았지만 막힌 완전함에 견뎌하며 슬며시 조각을 내려 놓고 다시 길을

가는 ' 빠진 동그라미'처럼 조금은 여유롭게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똑똑해 진다고 삶이 나아지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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