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한 오늘

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의 제목이 근사하다.

자그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의 행복'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은 결단코 없다. 무수한 사건과 사고가 내 눈 앞을 지나가지만

단지 내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을 뿐이지 그런날은 없다. 뭐 어쨌든

좋다. 난 저자의 이 말에 적극 동감한다.

그런 날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말할 순간을 찾지 못해 침묵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는 저자의 고백은 진심이 느껴져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너무나 많은 말들이 난무하기에 정작 말해야 할 순간을

놓치기도하고 자신들의 말을 하는데 너무 열중하느라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 조차

잊어버리기도 하는 현실 앞에 저자의 침묵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은 훨씬 마음이 편한

결정이다. 물론 적당한 참견조차 없기에 때론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하고, 아주

오랜만에 말문을 열어 무언가 내 뱉으면 요즘 젊은 사람들 말로 '갑분싸'를 만들기도

하지만 나름 편하다. 말로 인해 실수할 일도 오해를 살 일도 경계의 대상이 될 일도

없고 오히려 '침묵'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 사람들을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자신을

더 많이 돌아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침묵은 금이다'라고 했는가 보다. 

좋은 미래는 좋은 현재를 쌓으면서 닿는 지점이라는 말도 생각난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고 좋은 미래를 꿈꾼다. 그렇다면 결과는 그 꿈만 꾸는가 아니면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수 없고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맛있는 떡이 눈 앞에

있어도 그것을 집어서 먹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건 내것이 아니다. 백날 처다

보고 맛있겠다라고 하면 침만 질질 흐를 뿐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좋은 미래를 꿈꾼다면 좋은 현재를 살아내야 한다. 과정없는

결과는 없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야 좋은 미래를 가질 수 있다. 헛된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정말 좋은 미래를 소유하려면 바로 지금 오늘을 제대로 살아내야 한다. 

대가족의 주인답게 저자의 생각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넓다. 그러다보니 미처 글로

소개되지 않은 저자의 속마음이 행간에 녹아 있다.

그래서 저자의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