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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리커버) - 개정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역시 애쿠니
가오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차분하면서도
섬세하고, 강렬하면서도
도를
넘지
않는
그의
글에서만 느낄수
있는
언어의 난해함(글이 어렵다는것이
아니라 행간의
의미가 주는 난맥상을
말하는 것임)이
잔뜩 묻어있는
리커버 개정판인
이
책은
어른임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손톱 매니큐어를
칠하는 가호와
규칙적인 삶과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시즈에가
겪는
일들을 각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풀어 나간다.
애무나 가오리의
책
답게
폭발적인 일이 벌어지거나
뭔가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그 안에서
생기는 다툼과
균혈과 긴장은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정이
있는
남자와의 연애에
대해
안되는군 아니야라고
묻는
질문에 '아니'라고 담백하게
말할
줄 아는 시즈에의
용기는 아마도
세리자와를 향한 애정이
다른
사람의 어떠한
말이나
시선도 눈에 들어 오지 않을 정도로
몰입된 상황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아무조건 없이
좋아하고
더
이상의 희망사항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시즈에의
모습에서 위험 천만한
외줄 타기를
하면서 아래와
옆이
아닌
오직
앞만
보고
걸어
나가는 맹인 곡예사의
모습이
투영된다.
여기에는 미래는
없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기에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의 용기가
부럽다.
이에 반해 아름다웠던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며 그 기억을
탐닉하는 가호는
여러
남자들과
쾌락을 위한 잠자리를
하지만 그는
여전히 외롭고
혼자다. 그
외로움과 홀로
됨을 견뎌보려
애써
보지만 여전히
그는 외롭고
혼자고 그런
가호를 바라보는
시즈에는 안타깝다.
언제나
과거
속에서만 살거냐며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 하는
가호를 안타까워하는
시즈에에게 "내가
과거를
사는게 아니고
과거가 나를
제멋대로 쫓아
오는 것"이라고
둘러대며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현재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건
환상이야"
이러면서도
둘은 여전히
친구다. 그리고
여전히 서로를
아낀다.
갑자기
오랜 친구가
보고 싶다.
그냥
옆에만 았어줘도
좋은 그런
친구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