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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로빈 스턴 지음, 신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The Gaslighting Effect.
내가 좋아하는 잉글리드 버그만 주연한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영감을 얻은
이 효과는, 암암리 행해지면서 상대방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히 조작하는 특정한
형태의 정서적 통제와 확대를 의미하는 말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책임이라기 보다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공동책임에 가까운 형태를 말한다.
물론 가해자가 상황이나 심리극을 교묘하게 조작해 피해자가 자신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피해자 역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가해자가 봐주길 바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주로 성 역할의 근본적인 변화와 그에 대한 반발과 만연한 개인주의와 사회의 압력과
세뇌에 의해 벌어지는 이 현상은 지금 이 순간도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곳곳에서 자행되어 지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함을 느꼈다.
특별히 "세뇌"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세뇌는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던 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게 하거나, 특정한 사상ㆍ주의를 따르도록 뇌리에 주입하는
일이란 의미를 가진 단어인데, 사람이 어떠한 일에 몰입하여 그것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그것이 옳지 않고 틀리다고 해도 믿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적 성향이 강해진다고 한다. 이는 가스라이팅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본인 스스로 상대방을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버리면 주변에서 아무리 현실과
사실을 이야기해도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가스라이팅을 부추기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또한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피해자는 여전히 피해자로만
남게 되며 절망이라는 덫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는 쉽지는 않지만 의외로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이미
좋은 사람이고 유능하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므로 상대방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이론이다. 현실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해 본 사람만 알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피해자나
패배자로 살아 갈 것인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걸음 내딛어라"
첫 발을 내 딛는 것이 어렵겠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각자의 삶의 목적이 있고 그건 자기만의 것이다. 이 세상 그 누구의
것도 내 것과 같지는 않음을 발견하고 인정하는것 그것이 가스라이팅의 덫에서 벗어나
잘 살기 위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