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지음 / 열림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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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지금 여기' 있으면서 마음은 자꾸만 '그때 거기' 향할 때가 많다. 

우리네 마음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에 얽매이고 과거를 탐닉하며 계속 그곳에 머물기를 원하는 마음을

아마도 대부분 동의 것이다. 

바쁨과 빠름의 세상을 살면서 우리에게 과거는 어쩌면 기억하고 싶은 신기루

일수도 있다. 머나먼 그곳에 그것이 있기에 희망을 가져보기도 기쁨을 느껴보기도

하는게 아닐까. 책을 읽는 내내 "숨통을 터준다" 저자의 서문처럼 조선후기

문인인 이덕무의 식견과 지식의 깊이에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비록 중국 고서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문장이고 어법과 어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말이 좋다. 대학 교양과목, 그것도 학점을 얻기위해 형식적으로

참여했던 대학국어 수업 유독 이말은 기억에 남았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무언가에 미쳐 본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미친듯이 사랑하고, 미친듯이 놀아보고,

미친듯이 일하고, 미친듯이 다녀보고....그러고 싶었는데 어느새 나이가 들어 이제는

그것들이 그저 부러워 보일 뿐이다. 나이는 허울일 뿐이라고 하지만 무언가에 

미치기에는 걸리는것이 너무 많고 포기해야 할것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무언가에 미쳐보고 싶다. 마치 이덕무가 추운 겨울 홑이불만 덮고 자다가 '논어'

병풍삼고 '한서' 물고기 비늘처럼 잇대어 덮고서야 겨우 죽음을 면할 있는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삼아 살며 여전히 책을 읽고 싶고 얻고

싶어하는 열망을 가졌던 처럼 나도 무언가에 미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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