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영이의 수두로 인해 아빠의 휴가는 방콕이 되어버렸다. 드뎌 오늘이 마지막날... 아무래도 안되겠기에, 또 마침 보영이의 수두도 저만큼이나 물러간 듯 보여, 아이들이 평소 보고 싶어했던 애니매이션을 보여주기 위해 오랫만에 주네쓰 영화관을 찾았다.
아이들 영화니까... 예매를 안해도 되겠지 하는 느긋한 생각으로 30분 정도 일찍 영화관에 도착해보니, 왠걸.... 청주 시내 사람들 모두 여기에 모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영화관은 발디딜 틈도 없었다. 영화표가 없는 것도 당연한 일~ 흐흑! 이름도 부르기 힘든 마다가스카는 다음에 한가할때로 미루어 두고 발리언트를 보기로 하였다.
사실 그자리에서 결정한 것이기에 무슨 영화인지도 모르고 들어갔다. 한 시간 십분 정도 상영한 이 영화!... 넘 재미 없었다. 2차 대전때 비둘기들의 활약상을 그린 황당무개한 영화... 큰 딸 시영이도 재미가 없는 눈치, 둘째 딸 보영이는 영화 내내 꿈나라~~ ㅠㅠ
지루했던 영화가 끝난 후, 우리 가족은 오랫만에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하였다. 좀 덥긴 했지만 악세사리 코너에 들어가서 두 딸의 머리핀과 머리 묶는 끈도 사고 반지도 사고...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종류가 너무나도 많아서 한참을 고민 했지요....) 삼십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 그리고 우리 남편은 쇼핑이라면 질색을 하면서도 묵묵히 아이들의 반지를 골라주기도 했던, 간만에 느껴 본 너무나도 행복했던 오후 한 때 였다.
앞으로도 자주는 힘들겠지만 가끔은 아이들 손을 잡고 시내구경을 하고싶다. 내일이면 오늘도 추억이 될테니.....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나중에는 가자고 해도 아이들이 싫다고 하겠지? 친구들과 가겠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