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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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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석기시대부터 시작해 주로 메소포타미아 고대사회를 분석 대상으로, 여성의 노예화를 추적한다. 성별 정의(定義)가 국가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고, 인종주의와 상차별주의가 결합된 여성 노예화가 계급 억압 이전에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가부장제가 역사적 창조물임을 서술한다.
그러한 가부장제의 창조에는 여성의 협조도 있었지만, 여성 자신들의 투쟁과 성취의 역사를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능했다. 즉 여성들의 역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다르게 말하면 가부장제는 상징체계에 대한 남성 헤게모니(교육기회의 박탈과 남성에 의한 정의의 독점)의 지배였던 것이다.
저자는 11장에서 여성 의식 변화를 위해 두 단계의 해방을 주창한다. 첫째, 여성의 주변성에 대한 증거들은 가부장적 개입의 결과이기 때문에 이 증거들을 무시하고, 최소한 당분간은 여성중심적이어야 한다. 둘째, 모든 체계에 회의적이어야 하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기와 가치와 정의들에 비판적이 되어, 기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부장적 전통 속에서 훈련된 여성 자신의 사고에 비판적이 되고, 단지 여성의 경험을 신뢰함으로 가능하다.
저자는 가부장제 체계는 역사적 구성물이기에, 시작이 있는 만큼 끝도 있게 마련이란다. 그래서 여성의 의식을 일깨우는 필수 도구는 ‘여성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저자 자신의 작업이 역사적 고찰에 있었기에 도달한 결론일 테다.
470쪽의 깨알같은 글씨로 고대사회 분석논문을 인용하며 서술했기에, 서술이 아주 세밀하다. 저자의 정치한 분석을 정독하며 따라가려니 가독성도 떨어지고 부분부분 피곤하다. 가부장제 분석을 위해 그것도 고대사회를 대상으로 이리 세밀한 분석을 정독한 결과치고는, 내가 얻는 이득이 많지는 않다. 4장, 5장, 6장, 9장, 10장이 좀 더 흥미로운데, 특히 6장 「여성에게 베일 씌우기」는 중요한 부분인 것같다. 바쁜 사람은 11장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책의 요약과 전망을 참고하면 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