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한 여자를 둘러싼 소문. 그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가 거짓일까?
소문의 여자. 라는 여자라는 점에서 마거릿 애트우드의 [그레이스]와 닮았다. 서술방식은 전혀 다르다.
한쪽은 소문에 집중하고 한쪽은 진실에 집중한다. 그렇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
비겁한 것에 대해 질색한다. 과연 나는? 이라고 생각하면 더없이 비겁하다. 이것저것 핑계 삼고, 멋대로 고집부리고 더없이 한심하다.
그닥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다. 소문에 신경쓰지 않고 멋대로 해왔다.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은 마음도 별반 없고, 좋은 사람이 될 마음도 없고, 큰 욕구나 의지가 없는 그런 매일을 산다.
내심 뭔가 화끈하고 자극적인 일을 꿈꿀지도 모른다. 이런 잔잔하다 못해 지루한 일상에서 사건을 꿈꾼다면 그 방법이란 뻔하다.
일탈-을 넘어선 개의치 않는 뻔뻔함이 필요하다. 주도면밀한 준비와 함께 타인의 삶이든 감정이든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저지를 수 있는 대범함.
비난과 동경은 공존한다.
내가 할 수 없으니(어떤 이유든-) 나쁘다고 뻔뻔하다고 수상하다고 비난하고, 내가 할 수 없으니 부럽다고 근사하다고 대리만족하며 동경한다.
비난을 좀 받더라도 근사하게 화려하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나쁜가? 그렇다면 도덕과 유희 중 유희를 택하면 나쁜가? 그렇다면 법이나 원칙을 어기는 것은 나쁜가?
별 수 없다. 나는 어쨌든 못한다. 솔직히 동경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소심하게 뭐, 좋기는 하겠네.하며 잊는다. 나와는 전혀 다른, 나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것들에 애써 생각지 않는다. 지레 겁먹고 포기한다.
소문이 진실이든 아니든 나는 법이나 원칙, 최소한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타인이야 어떻든 내가 그럴 수는 없다. 그런면에서 보수적이지만 내 기준이란 좀 흐물흐물한 면도 있으니 어물쩡 넘어갈 수 있다.
소문의 존재도 되고 싶지 않고, 그 소문이 궁금하지도 않다. 다만 좀 잘 살았으면, 활기있고 건강하게 신나게 살았으면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