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1 : 태조 - 혁명의 대업을 이루다 조선왕조실록 1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성계의 속마음.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을까? 고려의 신하였던 이성계가 조선의 태조가 되기까지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을까? 역사는 과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해석이 더해진다. 해석하는 자의 태도와 의견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는 것이다. 위화도회군을 이성계의 야망의 표출로 말하는 역사가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이덕일의 경우 전자다. 나는 어느 것을 믿냐하면 사실 어느 쪽도 믿지 않는다. 그럴수도 저럴수도 있다. 단 이렇게 사실이 어떻든 후대의 평가와 해석에 달려있다는 진실이 신경쓰인다.
_
우리는 아직 사대주의에 대해 말한다. 우리는 약소국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나라의 크기와 힘을 들어 비교한다. 그와 동시에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500년 이상씩 왕조를 유지한 것을 자랑한다. 재미난 것은 중국 왕조는 50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한 적도 없으며 그 문화나 정치도 계속 변해왔다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고려 말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왜 사대가 필요했던 것일까. 계속 뒤엎어지는 중국의 왕조에 그토록 매달려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역사의 흐름을 어떤 시각으로 대하느냐는 중요하다. 과거를 뒤엎을 수는 없지만 현재의 갈등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를 떠나서 국가의 크기와 힘을 핑계삼지 않고 입장을 활용하고 대등해지기를 원한다. 그런 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통일이 된다면?
_
188p. 토지 제도가 문란해지면 민란이 일어나는 것은 역사의 법칙이다. 188p / 현재의 토지 제도라 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돌아본다. 민란이 일어날 정도로 문란한가- 답답할 노릇이다.
역사가의 역사관을 쫓는 것은 흥미롭고 위험하다. 하지만 그 흥미로운 부분을 통해 부족했던 것을 보충할 수 있다. 이덕일의 관점은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한다. 고려말, 조선초에 대한 다른 관점.
_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느낌이다. 그래서 제대로 정리하기 어렵다. 시기별로 씌여있지도 않고 따로 연표를 만들어가며 공부해야할 것만 같다. 머릿속에 정리하기란 쉽지가 않다. 페이지를 넘기고 다시 되돌아가며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해야 한다. 이성계의 탄생부터 사망까지를 단순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500년 왕조의 흥망이 기록되어 있다. 그 방대한 내용을 최대한으로 기록하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많은 수고를 했을 지 상상하기 어렵다. 1권부터 10권까지 500년간의 조선을 확인해가는 것은 분명 엄청난 일이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알아갈 수 있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셀로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 비극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석주 옮김, 스탠리 웰스 책임편집, 케네스 뮤어 판본편집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악마의 속삭임. 그 악마는 무엇을 위해 속삭일까. 이해득실과 목적이 확고하다. 그리고 변명한다. 내가 내 이익을 위해 행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매번 그 속삭임에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까지 엄격하고 복잡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순 없다. 더군다나 그 목적이 불순하다면. 속는 사람들을 어리석다 비난한다. 어리석고 유약한 것이 죄일까? 그것은 그저 어리석고 유약한 것일 뿐이다.
_
숱한 변명도 이미 저질러진 일을 돌이킬 순 없다. 돌이키고 싶은 만큼의 죄를 저지르고 싶진 않다. 그저 조용히 반성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마음을 품고 싶다.
_
질투는 사랑의 그늘에 가려진 채 눈알을 굴리고 있다. 그 번뜩이는 눈알과 마주치면 사로잡히고 만다. 나는 시기하고 질투하며 나를 망치지 않길 원한다. 시기하고 질투한 나를 돌아볼 수 있길 원한다.
_
이아고가 나쁜가, 오셀로가 나쁜가, 로드리고가 나쁜가, 모든 죄악이 만연한 이 세계가 나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없이 믿을 수 있는 마음하나 품을 수 없는 내가 약하고 어리석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햄릿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 비극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노승희 옮김, 스탠리 웰스, T. J. B. 스펜서 편집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햄릿이 골몰한 것은 복수일까, 죽음일까. 감당하기 벅찬 진실을 마주했을 때 인간의 생존본능은 회피를 주장한다. 피하고 숨고 도망쳐서 안전해지고 싶은 욕구와 사리지고 지워지지 않는 진실 사이에서 안절부절한다.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일상에서 크고 작게 우리를 몰아세운다. 아무렇지 않을 수 있다면 쉬울텐데. 아무렇지 않기 위해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아야만 할 것이다. 모든 인물의 죽음이 결말일 수 밖에 없는 이 이야기가 새삼 나를 찌른다.
_
하나의 비극이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비극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닌 이상, 비극 다음이 희극일 리 없다. 비극을 끝내기 위해선 진실이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지리멸렬한 권선징악이라해도 그것이 세상의 정의여야 한다. 당연한 결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누구도 비극을 피해갈 수 없다. 비극에서 도망쳐나오기 위해 얼마를 버둥거려야 할까.
_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그저 이야기가 아닌 작품으로 만나려면 그 언어를 이해해야 할텐데, 그럴 능력이 안된다. 이럴 때마다 아쉽고 안타깝다. 씌여진 문장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베스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 비극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태원 옮김, 조지 헌터 판본 편집, 스탠리 웰스 책임 편집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맥배스 부인은 단호했다. 희대의 악녀 캐릭터라지만 그 악행 이전에 그 단호함에 이끌린다. 각오했다면 행하고 감수한다. 여러 이유로 변명하고 떠넘기지 않는다. 그것이 악이 아니라 선을 행하는 일이었다면 좋았을테지. 무엇을 대하는 단호함, 결연함이 내겐 필요하다. 미쳐 죽더라도 의지대로 행하고 싶다. 그 내면에 무엇이 있든 어떤 마음으로 행했든 단호하고 싶다.
_
맥배스는 무엇을 원했나. 말 한 줌에 흔들리는 마음은 그저 좋은 것을 보고 예언대로 쉽게 흘러가길 원했을까? 떠밀려서 갈 때까지 가버린 거라고 한줌의 말을 붙잡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그의 안일함이 싫다. 그 헛된 마음 속에 독이 있음을 보지도 않으려는 태도가 싫다. 불안을 떠넘기고 예언에서 의지를 훔치는 태도가 싫다.
_
어떤 왕이 옳은가. 왕이란 국가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들의 자라다툼 속에 그들 개인 외에 국민이 존재하는가. 왕은 하늘이 내린다는 헛소리가 무수한 죽음에 대한 비겁하고 참담한 변명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_
그나저나 저 짧은 이야기에서 저 많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각자를 드러낸다는 것은 여전히 놀랍다. 다른 설명없이 몇 대사 만으로 그들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템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희곡으로 알려져있다. 마지막이 용서와 이해라니 그럴싸하다. 하지만 결론만 볼 일은 아니다. 그 속엔 힘의 논리가 담겨있다. 강한자가 용서할 수 있다. 에필로그에 약해진 푸로스퍼로의 독백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_
무엇을 잃고 빼앗기고 억울하게 살아온 그가 용서하기 위해 자리를 되찾고 유일한 빛이었던 딸의 사랑을 지키기까지의 고작 하루. 그는 함정을 파고 일을 계획했다. 되찾기 위해서 힘이 필요하고 직접 해내는 과정에서 좀 슬펐다. 악하고 약한 자들을 깨닫게 하기까지가 슬펐다. 그러기 위해 힘이 필요한 것이 슬펐다. 힘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 현실을 만들기 위해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 아주 잊고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일이다. 인간이란 그렇다. 긴 인내에도 불구하고 용서할 수 있는 데엔 과거의 자신보다 미래를 살 딸의 행복을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_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미래를 보기 위해선 과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정리하고 준비한다. 그것이 우리가 걸어야할 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