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셀로 ㅣ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 비극 시리즈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석주 옮김, 스탠리 웰스 책임편집, 케네스 뮤어 판본편집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악마의 속삭임. 그 악마는 무엇을 위해 속삭일까. 이해득실과 목적이 확고하다. 그리고 변명한다. 내가 내 이익을 위해 행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 매번 그 속삭임에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까지 엄격하고 복잡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순 없다. 더군다나 그 목적이 불순하다면. 속는 사람들을 어리석다 비난한다. 어리석고 유약한 것이 죄일까? 그것은 그저 어리석고 유약한 것일 뿐이다.
_
숱한 변명도 이미 저질러진 일을 돌이킬 순 없다. 돌이키고 싶은 만큼의 죄를 저지르고 싶진 않다. 그저 조용히 반성하고 고쳐나갈 수 있는 마음을 품고 싶다.
_
질투는 사랑의 그늘에 가려진 채 눈알을 굴리고 있다. 그 번뜩이는 눈알과 마주치면 사로잡히고 만다. 나는 시기하고 질투하며 나를 망치지 않길 원한다. 시기하고 질투한 나를 돌아볼 수 있길 원한다.
_
이아고가 나쁜가, 오셀로가 나쁜가, 로드리고가 나쁜가, 모든 죄악이 만연한 이 세계가 나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심없이 믿을 수 있는 마음하나 품을 수 없는 내가 약하고 어리석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