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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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란 무엇인가. 신화적 이미지는 과연 긍정적인가. 혹은 인간답거나 기꺼운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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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천명관의 대표작이라고 추천을 꽤 받았다. 천명관 하면 고래지. 그건 진짜 재밌어. 등등의 말들. 시작부터 조금 불편했다. 다행히 끝날 때까지 불편한 정도에 그쳤다. 덕분에 무사히 책을 덮었고 작가가 글을 잘 썼다는 부분은 인정해야겠다. 몰입도도 좋고 문장도 괜찮다. 인물의 특징이나 서사도...라고 쓰고 보니 그런 부분을 평가할 만한 깜냥이 안된다. 아이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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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도 불편한 것을 딱 꼬집어서 말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유구무언. 거칠 것 없이 뱉어내는 것 같아도 말을 조심하곤 한다. 적당한 선에서 그치고 타협한다. 좀 더 말을(혹은 글을) 잘하게 되면 서로 다치지 않고 발전적인 대화가 가능할까? 그것이 나 혼자 능숙해진다고 될일인가? 능숙해질 때까지 입을 닫는 것이 과연 옳을까? 생각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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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혹은 문화.는 얼핏 유행에 휩쓸리는 일시적 현상같지만 스며들어 오래 영향을 끼친다. 무엇을 보고 듣고 살아가는 가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사람을 바꾼다. 그래서 이 글이 불편했다. 아, 쉿! 불편했지만 잘 읽었다로 급하게 마무리 해보자.

#고래 #천명관 #문학동네

글이 한 세대도 아니고 10년도 못간다면 그것이 정말 잘 쓰여진 글일까? 아직 생각이 안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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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 모모의 여행
류커샹 지음, 하은지 옮김 / 더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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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많고 글자도 적은 이 책이, 심지어 등장인물도 몇 안되는 이 책이 참 어렵게 느껴졌다. 서양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읽었지만 역시 동양의 그것과는 다른 걸까? 가볍게 시작해서 아주 많은 의문으로 끝났다.
쉽게 접근해서 휙- 읽어 놓고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많으니 다시 곱씹으며 읽어야겠다. 읽고 또 읽고 다시 읽고- 언젠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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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제임스 노우드 프랫 지음, 문기영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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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저자가 쓴 홍차책을 읽고 미국인 저자가 쓴 홍차책을 읽었다. 분명 글 안에 동서양의 시각차가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홍차를 연구(탐닉)했던 이소부치 다케시와 미국에서 차에 빠진 제임스 프랫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주류와 비주류 만큼이나 멀다. 그래서 제임스 프랫 쪽이 차인이라는 자긍심을 더 강한 것 같다. 책이 나온지 한참 되었고 지금 미국은 동양차가 힙하다니, 더 뿌듯해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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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홍차에 관해선 역사적 사실과 정확한 자료가 많아서 곁들여진 재미난 이야기 외에도 검증된 정보들이 많다. 반면에 중국차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의 부분이 넘쳐나고 그 부분에 각자의 해석이 붙어 떠돈다. 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갈구할 필요가 있을까? 학자나 전문가가 될 생각이 없다면 각자 저 좋을대로 즐기면 그 뿐이 아닐까? 차를 마시기 위한 기본상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호품인 차에 그토록 많이 이야기가 따라붙는 것은 어쩌면 차를 얼마쯤 숭배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사실 그마저도 즐거우면 그만이다. 여러 이야기와 정보에 너무 휘둘릴 필요도 없고 즐겁게 마시면 된다. 그것도 각자의 방식대로. 그 다양한 방식들이 찻자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다. 늘 그렇듯 차를 즐겁게 만나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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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그 도구 중 하나로 삼아도 좋다. 알찬 정보도 재미난 이야기도 많다. 그리고 한 사람이 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증거물이기도 하다. 나도 그런 증거물을 남길 수 있을까? 내가 차를 즐기는 방식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증거물. 그것은 내 곁의 다우가 하나씩 늘어나는 데서 시작될 것 같다.

#홍차애호가의보물상자 #제임스노우드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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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이소부치 다케시 지음, 강승희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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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홍차책들. 일단 온전히 흡수하진 말 것. 어떤 정보에도 절대성은 없다. 정보를 제공하는 자의 태도나 의견이 포함된다. 그래서 공부를 위해서 책을 본다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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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알았던 것들을 확인하고 몰랐던 것들을 알게되는 것 외에도 그림도 좋고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 다만 정보 면에서는 역시 애매하다. 특히 보이차 부분에선 꽤 오래 생각해야했다. 번역의 문제든, 저자의 지식 문제든 간에 제대로 씌여 있지 않다. 보이차와 흑차와 녹차가 이상하게 섞여 있고, 심지어 보이차는 내용안에서 여러번 다른 의미로 씌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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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차와 그림이 버무려진 책이라 그 중 하나에만 관심이 있어도 읽어볼만 하다. 하나에서 시작해서 둘이든 셋이든 되면 더 좋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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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함에 대하여 - 악에 대한 성찰 철학자의 돌 2
애덤 모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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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과 악인과 악행. 그 셋이 과연 동일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악은 크기나 형태를 달리한 채 도처에 깔려있다. 그것이 악행이 되는 경우는 그 악을 감당하지 못한 경우 저질러진다. 그리고 그 악행들이 죄의식을 뛰어넘을 때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이렇게 단순한 도식화는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충분히 악을 감당하지 못할 때(저자의 말에 따르면 제대로 된 장벽을 세우지 못할 때) 악행을 벌이는 것은 존재하는 모두가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피해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가해자가 되는 것이 두렵고, 인지하지 못한 채 저지르고 마는 악행을 경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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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과 구별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정확한 인지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어쩐지 감정적으로 악에 대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쩐지 나나 내 주위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악과 잘못과 실수 사이의 경계. 그것이 목적과 의도에 대한 구분이라면 자신의 악은 발견하기 어렵고 타인의 악은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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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어마어마한 것으로 여길 경우에 우리는 제대로 장벽을 세울 수 없다. 법과 윤리는 적용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고 개인에게 맞춤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어디까지 생각하고 어디까지 공감하고 어디까지 경계할 수 있을까.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 지치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서로 긴밀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 조금이라도 악을 지울 수 있기만을 소망한다.

#잔혹함에대하여 #애덤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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