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함에 대하여 - 악에 대한 성찰 철학자의 돌 2
애덤 모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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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과 악인과 악행. 그 셋이 과연 동일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악은 크기나 형태를 달리한 채 도처에 깔려있다. 그것이 악행이 되는 경우는 그 악을 감당하지 못한 경우 저질러진다. 그리고 그 악행들이 죄의식을 뛰어넘을 때 악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이렇게 단순한 도식화는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가 충분히 악을 감당하지 못할 때(저자의 말에 따르면 제대로 된 장벽을 세우지 못할 때) 악행을 벌이는 것은 존재하는 모두가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피해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가해자가 되는 것이 두렵고, 인지하지 못한 채 저지르고 마는 악행을 경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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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과 구별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정확한 인지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어쩐지 감정적으로 악에 대응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쩐지 나나 내 주위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악과 잘못과 실수 사이의 경계. 그것이 목적과 의도에 대한 구분이라면 자신의 악은 발견하기 어렵고 타인의 악은 판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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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어마어마한 것으로 여길 경우에 우리는 제대로 장벽을 세울 수 없다. 법과 윤리는 적용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고 개인에게 맞춤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어디까지 생각하고 어디까지 공감하고 어디까지 경계할 수 있을까.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가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너무 지치고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서로 긴밀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 조금이라도 악을 지울 수 있기만을 소망한다.

#잔혹함에대하여 #애덤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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