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저자가 쓴 홍차책을 읽고 미국인 저자가 쓴 홍차책을 읽었다. 분명 글 안에 동서양의 시각차가 드러난다.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홍차를 연구(탐닉)했던 이소부치 다케시와 미국에서 차에 빠진 제임스 프랫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주류와 비주류 만큼이나 멀다. 그래서 제임스 프랫 쪽이 차인이라는 자긍심을 더 강한 것 같다. 책이 나온지 한참 되었고 지금 미국은 동양차가 힙하다니, 더 뿌듯해할 것이 분명하다._서양 홍차에 관해선 역사적 사실과 정확한 자료가 많아서 곁들여진 재미난 이야기 외에도 검증된 정보들이 많다. 반면에 중국차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의 부분이 넘쳐나고 그 부분에 각자의 해석이 붙어 떠돈다. 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갈구할 필요가 있을까? 학자나 전문가가 될 생각이 없다면 각자 저 좋을대로 즐기면 그 뿐이 아닐까? 차를 마시기 위한 기본상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호품인 차에 그토록 많이 이야기가 따라붙는 것은 어쩌면 차를 얼마쯤 숭배하고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사실 그마저도 즐거우면 그만이다. 여러 이야기와 정보에 너무 휘둘릴 필요도 없고 즐겁게 마시면 된다. 그것도 각자의 방식대로. 그 다양한 방식들이 찻자리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다. 늘 그렇듯 차를 즐겁게 만나면 족하다. _ 이 책을 그 도구 중 하나로 삼아도 좋다. 알찬 정보도 재미난 이야기도 많다. 그리고 한 사람이 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증거물이기도 하다. 나도 그런 증거물을 남길 수 있을까? 내가 차를 즐기는 방식과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한 증거물. 그것은 내 곁의 다우가 하나씩 늘어나는 데서 시작될 것 같다. #홍차애호가의보물상자 #제임스노우드프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