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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은네디 오코라포르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5월
평점 :
“내 인생은 열여섯 살 때 산산조각 났다. 아빠가 죽었다...
그날 나는 다른 존재가,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었다.”
“어머니는 내게 온예손우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누가 죽음을 두려워 하는가?’라는 뜻이죠.”
“남녀의 가치와 운명에 대한 구식 믿음, 그게 내가 므위타에게서 유일하게 좋아하지 않는 점이었다. 어떻게 자기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의 중심이 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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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종말 후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오케케족’과 ‘누루족’ 사이 갈등과 남녀 차별, 인종 차별이 담긴 SF소설이다.
표지의 강렬함처럼 이 책의 표현은 강렬하다.
‘오케케족’, 낮이 되기 전 창조되어 밤처럼 까만 피부를 가진 이들은 최초의 인간이다.
‘누루족’, 별에서 왔기에 피부가 태양의 색이다.
책에서 오케케족은 누루족의 ‘노예’로 설정되있다. 여기서 나는 백인과 흑인에 대한 인종 차별을 깊이 의심했다. 또한 책에서는 남성 위주, 여성은 마법사의 가르침을 받지 못 하고 특히 ‘온예’가 말했듯이 ‘중심이 될 권리’에 대한 표현에서도 남녀 차별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폭력과 성폭행, 강간 등에서 다소 불편감을 느꼈지만, 야만적이고 원시적 느낌을 위한 표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책은 또 전자기기 사용이 있다. 여기서 나는 종말 후 새 시대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역시는 역시. 마법사가 나온다니 대환영.
사실 온예가 너무 다혈질이고 감정적이라 사건 사건마다 마음 졸이며 봐야했지만, 온예와 주변 인물의 성장 과정을 볼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사실 번역이 참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원서는 못 읽지만...) 세심한 표현력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데 한층 도움이 되었다.
부족과 에우(오케케족과 누루족 사이 아이) 사이의 갈등은 크지만, 커다란 액션신은 없다. 그래도 이 책은 600 페이지라는 엄청난 양을 방대한 세계관으로 채웠다.
종말인 온 다음 세계는 이렇지 않을까? 온통 모래 세상에 원시와 야만적인 인간들. 부족간의 싸움.
오랜만의 대서사시.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