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커먼웰스
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평점 :
“그들 여섯이 함께한 매년 여름이 그런 식이었다. 그 나날이 늘 재미있었던 건 아니고 대부분의 나날이 재미있지 않았지만, 그들은 뭔가를, 진짜인 뭔가를 하고도 결코 들키지 않았다.”
“못은 이미 거기 박혀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 그들은 지난 시간을 따라잡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고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그 순간 그것을 말로 옮기기가 벅찼다.”
.
.
두 부부가 헤어지고 새로 만나며 여섯 아이가 만나고 헤어졌다.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1장에서는 세례파티에서 만난 두 부부, 2장은 나이든 픽스와 프래니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 3장은 여섯 아이의 어린 시절, 4장은 다시 젊은 프래니를 등장시킨다.
이야기는 하나의 가정과 사건을 통해 결과가 나오고 다음 사건이 나오며 10명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보여준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만난 여섯 아이는 매년 여름에 만나 함께 어울리거나 어울리지 않는다.
[커먼웰스]라는 제목의 소설 안에 다시 <커먼웰스>라는 소설을 등장시켜 떨어진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다리역할을 하고, 세월이 지나며 서로가 떨어졌지만 다시 만났을때는 그 때보다 더 친근함을 느낀다.
과거와 현재를 넘어다니며 이야기 전개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소설 속 <커먼웰스>를 통해 힌트를 주는가 하면, 인물들간의 관계를 꼬았다 풀었다 하는 방식이지만 어렵거나 불쾌감보다 인물들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편하고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표지에서는 여름의 나른함을 풍기지만, 소설 내용은 이혼과 재혼, 안타까운 사건과 아이들에게 나오는 특유의 불안함을 담은 복잡하지만 전형적인 외국소설의 느낌을 받았다. 읽고있는데 어디선가 매미소리가 들리고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었다.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전개라 흥미롭게 읽었고, 책이 끝났지만 이들의 삶은 어딘가에서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