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이야기 》/
《Life Along the Silk Road》(John Murray, 1999),
수잔 휫필드Susan Whitfield(1960~) 지음/김석희(1952~) 옮김, 신국판[A5신] 152×224×18mm 336쪽 539g, 이산 펴냄,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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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돈황학자이다. 8세기 중엽부터 10세기 말까지 시대 문헌사료를 바탕으로 평범하게 묵묵히 실크로드 주변에 살았던 인물 열 명의 생애와 정치 변동 배경을 연대순 소설 형식으로 엮은 역사서이다. 시대 흐름에 따라 종교가 바뀌고 섞이고 사람도 짐승도 섞여 사는 방식이야 예나 지금이나 같건만 아직도 내 땅 네 땅을 가리는 분쟁이 멈추지 않는 곳. 이백오십 년을 걸쳐 주인공 열 명의 안내를 받으며《서유기》 속의 여정을 걸었다.
#실크로드이야기 #Life_Along_the_Silk_Road #수잔_휫필드 #Susan_Whitfield #김석희 #이산 #서역 #중앙아시아 #비단길 #이슬람 #투르크 #위구르 #티베트 #당唐나라 #송宋나라 #돈황 #둔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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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마첸(司馬遷)이 부친의 유지에 따라 편찬에 착수하여 기원전 90년에 완성한 중국 최초의 역사서는 중국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중국은 개화된 문명국이고, 이웃한 나라들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는 속국이자 미개한 야만국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중국이 맞서야 했던 이웃 나라들 중에는 흉노처럼 군사적으로 우세한 나라도 있었고, 티베트처럼 문화적으로 세련된 나라도 있었다. 기원전 198년에 흉노와 중국이 맺은 강화협정은 한나라 황제가 흉노 지배자에게 황실 공주를 시집보내고 황금과 비단 등을 해마다 조공으로 바치는 것을 화의 조건으로 규정했다. 이처럼 흉노의 군사력이 우세했음이 분명한데도, 중국의 역사가들은 흉노를 번국(藩國, 제후국) 정도로 다루고 있다.˝
-24쪽- <프롤로그>

˝원군을 보내준 대가로 위구르는 견마교역(絹馬交易) 시장을 국경에 세우라고 요구했다. 이때부터 위구르와 중국은 불안정한 제휴를 맺었다. 위구르는 정기적으로 수천 마리의 조랑말을 몰고 가서 한 마리당 비단 40필이라는 고정가격으로 중국 정부에 팔았지만, 사실 조랑말은 다른 데서는 비단 한 필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었다. 중국 사가들은 이 조랑말이 ˝위구르가 중국 조정에 바친 공물‘이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사실은 위구르의 군사 원조에 대해 중국이 치른 대가였고, 장차 위구르의 침략을 막기 위한 안전보장책이기도 했다. 중국은 대금 지불을 정기적으로 불이행하는 방법으로 재정 손실을 줄였지만, 위구르는 이 거래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얻었다.˝
-113쪽- <목부 이야기> 쿰투그(790~792)

˝유물의 진위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사하는 과학적 방법이 발달했듯이 위조기술도 더욱 세련되고 정교해졌다. 최근 일류 경매장에서 팔린 고대 이집트 회화가 결국은 가짜로 밝혀져 매매가 취소되었는데, 거기에 사용된 물감이 19세기 이후에야 합성된 화학물질을 원료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과학적 분석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 도기(陶器) 위조자들은 열 루미네선스 측정법으로도 진위를 판별하지 못하도록, 고대 도기 파편을 갈아서 만든 가루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남을 속이고 싶어하는 자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자들 사이의 이 경쟁은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어제오늘 시작된 일이 아니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상인 나나이반다크는 양털 꾸러미 속으로 모래가 스며들게 하는 방법으로 무게를 늘려서 구매자를 속였다. 그의 시대 이후 실크로드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그곳 사람들은 여전히 인생과 경험의 다양성을 대표한다.˝
-289쪽-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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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一本の本読んでから、二つの段落を選択する。
Leggi un libro e scegli due paragrafi.
Leer un libro y elegir dos párrafos.
Read one book and choose two para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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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삶의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서》
/《Der Klang: Vom unerhörten Sinn des Lebens》(Kösel-Verlag, München, 2010.)/
/《The Sound of Life‘s Unspeakable Beauty》(Eerdmans Publishing, Michigan USA, 2020)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1965~) 지음•도나타 벤더스Donata Wenders(1965~) 사진/ 유영미 옮김, 155×222×33mm 592쪽 937g, 니케북스 펴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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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슐레스케의 첫 책이지만 한국에서는 《가문비나무의 노래》(2011/ 한국 2013)와 《바이올린과 순례자》(2018/ 한국 2018)가 먼저 나온 까닭에 ‘어쩌다 한국판 프리퀄‘이 되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이 사람 마음에서 저 사람 마음으로 공명처럼 사랑을 받아 온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이 책에서 뽑아 짧게 요약한 글을 하루씩 한 해에 맞춰 주간 달력으로 만든 선집이다.

깔끔하게 압축 증류한 문장에 바짝 정신이 들어(가문비나무의 노래), 어디엔가 있을 양조장을 찾아 냄새에 몸을 맡겨 떠나고 취해 정신을 잃었다가(바이올린과 순례자) 나도 모르게  발효 중인 술통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느낌이다(울림).

손으로 나무를 자르고 다듬고 깎아 악기를 만드는 지은이에게는 듣고 쓰는 것이 일종의 기도라 한다. 한계를 느끼고 상태를 진단하고 내 의견을 계속 되뇌다가서야 비로소 하느님께 귀를 기울인다니, 이 어찌 지은이만일까. 오랜 시간 집중하며 아름다운 형태와 음색의 바이올린을 만들게 해 준 그분 목소리를 듣고 묵상하여 ‘삶에 대한 비유‘라는 활로 켜는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읽는 나를 울린다.

본문 종이가 순백-설백雪白snowwhite이라 눈에 피로를 많이 준다. 흑백 사진을 간섭 없이 앉히느라고 그랬으리라.

#울림_삶의 아름다운 의미를 찾아서 #Der_Klang_Vom_unerhörten_Sinn_des_Lebens #The_Sound_of_Life‘s_Unspeakable_Beauty #마틴_슐레스케 #Martin_Schleske #도나타_벤더스 #Donata_Wenders #유영미 #니케북스 #가문비나무의_노래 #바이올린과_순례자 #흑백사진 #바이올린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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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내면생활도 내적인 힘을 통해 결정된다. 긴장과 움직임, 기대와 충족, 희망과 행동. 이런 단어쌍을 공명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에 비유할 수 있다. 다양한 공명이 함께 바이올린의 공명 프로필을 형성하고 바이올린에 음색과 발산력을 부여하는 것처럼, ‘마음의 공명‘이 인간의 인격을 결정한다. 그것이 ‘음색‘을 결정하고, 우리는 그것을 아우라로 발산한다.
다음에서 ‘내면생활의 공명‘ 일곱 가지를 통해 성서에서 만날 수 있는 조화로운 대립의 사고를 살펴보자.

   은혜와 일
   무력함과 권능
   용인과 형상화
   들음과 행함
   존재와 당위
   진리와 자비
   완전성과 임시성

물론 이외에도 많은 다른 ‘공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이 가진 공명만 해도 80가지가 넘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든 공명을 다 다룰 수는 없고, 여기서는 이 일곱 가지로 조화로운 대립을 보여주고자 한다.˝
-116~117쪽 <4장 음색- 전락할 위험이 있는 아름다움, ‘공명‘>

˝소리는 영혼의 음성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음악은 결국 소리에 부어진 기도라고 확신한다. 바이올린 장인으로서 나는 내가 작업하는 악기의 소리와 울림에 은총이 깃들기를 소망한다. 여기서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루기 때문이다. 은총에 소망을 두는 것은 오히려 강점이라고 믿는다. 사람이나 상황이 문제일 때마다 은총에 소망을 두는 것이 어떤 영리한 논지보다 더 필요하다!
나는 ‘배움‘, ‘찬양‘, ‘용기‘ 이 세 가지를 언급했다. 의심은 우리가 이 3화음에서 더 성숙해질 수 있게끔 하는 하느님의 사자일 수 있다. 더구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고 열악할 때, 이것이 삶의 전부일까를 의심한다면, 그것은 이미 인생의 승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의 것이 있다. 그것을 알아차리면, 이미 믿음의 문이 열린 게 아닐까.˝
-429~430쪽 <9장 조각I-의심의 의미, ‘새로운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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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눈
미하엘 슈톨라이스 지음, 조동현 옮김 / 큰벗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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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눈- 모든 인간은 법 앞에 평등하다》/
Das Auge des Gesetzes(Verlag C.H. Beck oHG, München 2014),
미하엘 슈톨라이스 Michael Stolleis(1941~2021) 지음 / 조동현(1968~) 옮김, 124×189×8mm 112쪽 161g, 큰벗(큰북소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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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Pablo Kim 님께서 엄중하고 근엄하게 독서명령을 발동하셨기에 오늘 저녁 신상에 불리를 당할까봐 황급히 읽어보았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EWDAK3YjXdWT2NwHL6DoNJFo9K9s5b1ChrEQ4BaAYCwLqa9YnyGXMSLQLgiNdzPWl&id=100000880419229&mibextid=Nif5oz

지은이는 나치사법을 연구한 대표적인 법사학자라고 한다. 독일 국민이 외지인 극우 선동꾼을 국가원수로 만든 사건은 현대 불가사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로부터 백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따라쟁이로 나선 나라도 여기 있다. 일상이 법과 원칙인 나라, 그 법은 누가 통제하나!

신의 이름을 바꿔치기한 ‘법‘이 ‘법의 이름으로’ 불법과 적법을 가려 스스로 합법화한다면 불법이 합법이 될 때까지 법만 만들면 되겠다. 법이 법을 구축하고... 이게 무슨 금화도 아닌데 무조건 아멘만 외치면 되는 것일까? ‘법의 눈은 깨어 있다!‘라는 격언이 있었다면 이젠 ‘법의 눈은 깨져 있다! 그러나 아무도 깨진 것을 보고만 있지 고치려 하지는 않는다.‘라고 하고싶다. 그러다가는 베인다.

#법의눈 #Das_Auge_des_Gesetzes #미하엘슈톨라이스 #Michael_Stolleis #조동현
#큰벗 #큰북소리 #모든_인간은_법_앞에_평등하다_과연_그럴까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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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라는 주제를 따라가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정치권력의 휴브리스(Hubris)뿐만 아니라 진일보한 세속화, 비인격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법의 눈‘이라는 표현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우리는 이미 유럽 법 역사에 구체화되고 확고하게 자리 잡은 두 가지 중요한 경향을 볼 수 있다.
하나의 경향은 ‘인간이 아닌 법에 의한 정부(Government by law and not by men)‘라는 유명한 격언에 나타나 있는 지배권의 진보적 객관화다. 또 하나의 경향은 형이상학적으로 기원된 정의가 형식화된 법 질서에 이르는 긴 발자취로 묘사할 수 있다. 이것 또한 유명한 격언인 ‘진리가 아니라 권위가 법을 만든다(Auctoritas, non veritas facit legem).‘로 표현된다.˝
-57~58쪽 <V. 진리가 아니라 권위가 법을 만든다> 중에서-

˝초기에 법은 ‘신의 눈‘을 통해, 정의의 구현과 신의 보살핌 같은 전지전능하고 선한 목자의 의미를 드러냈다. 법을 통해 사회는 하나의 안정된 철인이 다스리는 이상향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실제로 법은 극단적 이데올로기와 함께할 경우 무력으로 반대를 물리치고 강제로 동의시키려 했다. 전체주의에서 자행된 폭력적 고문은 오늘날 형성된 법의 정신에 맞지 않다. 유럽의 종교재판이나 히틀러의 유대인 수용소도 또 미국의 금주법도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만행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위법 행위가 법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이야기가 당연한 담론으로 인정된다. 결국 죄도 법적으로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이야기다.˝
-94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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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엔딩 크레딧》
/ 《本のエンドロール》(講談社, 2018)
안도 유스케安藤 祐介(1977~) 지음/이규원 옮김, 137×197×25mm 520쪽 601g, 북스피어 펴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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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쇄 회사는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物の造り이다.‘
인쇄소 영업 사원인 우라모토浦本가 회사설명회에서 취업준비생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이 몰고 올 파장은 컸으나 오백이십 쪽 이야기를 맺으며 인정받는 과정을 그린 직장인 샐러리맨 성장기이다.
옮긴이는 ‘모노즈쿠리‘를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물건을 만드는 것, 혹은 그 장인‘이라고 주석을 달아 설명했다. 일본 산업의 진수를 이룬 정신이다. 인쇄소가 생산한 대표 제품인 책이다. 이런 생산품의 목차 중 글자 하나가 오식임을 제본 후에 발견한 사건을 두고 자책하는 모습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상상만 해도 면목 없고 한스러웠다. 책의 탄생은 저자와 편집자, 여러 방면에 걸친 수많은 관계자 에게 두루 축복받는 일이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오는 책은 애초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일본은 이런 정신이 점점 무너져 가는 나라이다.
2.
도요즈미 비블리오 배틀은 원하는 이가 점심 시간에 휴게실에서 부정기로 여는 추천도서 발표 모임이다. 누가 시켜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회사가 지원하는 모임도 아닌 말 그대로 자생 모임이다. 각자 추천할 책을 가져와 발표하고 투표한다. 책 만드는, 남이 말하기로는 책 인쇄하는 회사에서 책 사랑하는 이가 모여 서로 권하는 아름다운 모임이다. 참가자들은 이 모임에서만큼은 ‘책이 팔리지 않는 세상‘이라는 바깥 현실을 잊고 집중한다. 자기 일, 천직을 살고 있다.
3.
책은 필수품이다. 과장하는 것도 과대평가도 아닌 것이, 동일본대지진 때 대피소에서 생활하던 이재민들은 음식이나 옷 이외에도 책을 원했다고 한다. 지진으로 무너진 서점에서 책상자를 보내자 많은 피난민이 좋아했고 금세 동이 났다고 한다. 책은 ‘불급할지언정 불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에는 어땠을까? 한국 사회라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인터넷이 끊어진다면 책을 볼까? 책이 바이러스를 없앨 수는 없지만 책을 필요로 하는 이가 분명히 있다.
4.
이 필수품을 만드는 자가 누구인가. 지은이만인가. 편집자만인가. 출판사만인가. 아니다. 손을 거쳐간 모든 이다. 이 모든 이의 기록이 간기 또는 판권면에 빼곡히 들어서야 한다. 가끔 사전에 펀딩을 해서 발간하는 책처럼 그 이름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 엔딩 크레딧도 엄연히 상영 시간 안에 들어가고, 영화를 사랑하는 이는 마지막까지 보면서 많은 이에게 경의를 표한다.
5.
한국에서 쓰는 ‘엔딩 크레딧Ending credit‘용어(영어 End credits/Closing credits)를 일본에서는 ‘엔드 롤エンドロール‘이라고 하나보다. 돌돌돌 롤롤롤 올라가는 검은 바탕의 위대한 이름들이여! 주인공 우라모토도 엔딩 크레딧으로 보자면 숨은 이름이다.
연공서열, 정년퇴직, 가정보다 회사, 회사는 가족도, 평생직장의 시대는 가고, 점심 도시락 등등. 전형적인 일본식 사고와 가치관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드라마 영화로 나오지 않으려나 기대한다.
6.
ㅡ가끔 띄는 무리한 번역표현 중 두 개만 고른다면.
˝컵라면에 포트의 열탕을 부어서•••˝(390쪽 위에서 10줄)
˝•••신비한 오라를 발하고 있었다.˝(418쪽 위에서 6줄)

ㅡ오식
˝1연(1천 매)만으로도˝ 는 ˝1연(오백 매)만으로도˝ (24쪽 위에서 12줄)

#책의엔딩크레딧 #本のエンドロール #고단샤 #講談社 #안도_유스케 #安藤祐介 #이규원 #북스피어 #일본직장소설 #책을만드는이 #우라모토 #浦本 #도요즈미인쇄 #豊澄印刷
---
˝ㅡ우라모토는 평대에 진열된 나가시노의 바람을 한 권 집어 들고 망설임 없이 맨 마지막 페이지를 폈다.
저자 약력 아래에 이 책의 제작에 관여한 업체들이 죽 기록되어 있다.
▪︎펴낸곳 주식회사 분유칸
▪︎인쇄 도요즈미인쇄 주식회사
▪︎제본 주식회사 호코쿠샤
판권은 책의 엔딩 크레딧이다. 제작에 관여한 모든 이의 이름을 실을 수는 없지만 ‘도요즈미인쇄주식회사‘ 너머에는 노즈에나 지로 씨, 후쿠하라, 우라모토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종이 구입처를 알아봐 준 게이단샤 업무부의 요네무라 신코나 기후의 이나바야마지업 사람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주식회사 분유칸 너머에는 편집자 아마쿠사 게이고의 이름도 새겨져 있는 것이다.
아마쿠사가 실종된 탓에 우라모토가 뒷감당하느라 고생했다. 아마쿠사에게 원망과 분노가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유감스럽다는 심정이 앞선다.
‘축배를 들자고 약속했던 그날의 주점을 기억한다. 우라모토는 그날 이것이 바로 모노즈쿠리라는 실감을 새파란 신입 편집자와 공유했었다.ㅡ˝
-181~182쪽- 2장 <나가시노의 바람>

˝ㅡ그렇게 말하고 모리타는 아하하 웃었다.
˝전에는 가만히 있어도 책이 팔렸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저도 책을 위해 한몫 거들고 싶어요.˝
한몫 거든다. 그 말이 우라모토의 가슴에 꽂혔다.
˝제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책들이 매장에서 독자에게 한 권이라도 더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본받고 싶군요. 제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보다 나은 책을 만드는 거겠죠.˝
우라모토는 ‘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리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라모토 씨와 이야기하다 보면 인쇄하는 사람, 제본하는 사람도 있었지 하는 실감이 듭니다.˝
책을 쓰는 사람, 기획하는 사람, 제작하는 사람, 배본하는 사람, 그리고 파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는 서로 교류가 없지만 우라모토의 일과 모리타의 일은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다. 그것을 실감하고 든든함을 느꼈다. ㅡ˝
-253~254쪽- 3장 <페이퍼백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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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 나서 문단 둘 고르기
一本の本読んでから、二つの段落を選択す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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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CnCR9KZJSSZ/?igshid=Yzg5MTU1M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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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프롤로그
<1장> 슬로우 스타터
<2장> 나가시노의 바람
ㅡ 장정
<3장> 페이퍼백 라이터
ㅡ 디지털제본시스템
<4장> 사이버 드러그
ㅡ 전자책
<5장> 책의 보물상자
에필로그
특별 단편 <책은 필수품>
편집자 후기


第一章『スロウスタート』 ――早く刷れ!
第二章『長篠の風』 ――美しく刷れ!
第三章『ペーパーバック・ライター』―― 安く刷れ!
第四章『サイバー・ドラッグ』 ――電子も作れ!
第五章『本の宝箱』 ――本を造れ!




등장 인물

1. 도요즈미인쇄豊澄印刷(株)
ㅡ분교 구 오토와에 있는 본사, 유서 깊은 출판사 게이단샤의 관련 회사
▪︎우라모토 마나부浦本学(남, 32): ‘가쿠짱‘, 영업2부(문예서) 영업사원, 중도입사 경력 3년차, 주인공, 전자책총괄영업담당<4장>
▪︎가카자키 유카리(여): 우라모토의 약혼자
▪︎나카이도中井戸 고지(남, 39): 영업2부 톱영업사원, 경력 17년차
▪︎히로노 마이(여): 인사부 채용담당
▪︎고세키 요시히로(남): ‘부처님 고세키‘, 생산관리부팀장
▪︎기미요(여, 60): 서무 아르바이트
▪︎시라오카 에리코(여): 제작부 서적팀리더, 데이터제작 총괄 <4장>
▪︎후쿠하라 에미福原笑美(여): ‘에미린‘, 제작부 DTP;Data Top Publishing 조작자
▪︎모리 노부히사毛利: 영업2부 부장
▪︎노노미야: 영업1부(만화) 부장
▪︎후리하와: 전자책제작부장<4장>
▪︎다키야마(여): 제작부 DTP;Data Top Publishing 조작자<4장>
▪︎우스타 히나타: 디자인파트 ‘투모로게이트디자인‘ 북디자이너

2. 도요즈미인쇄豊澄印刷(株) 사이타마 후지미노 공장
▪︎노즈에 마사요시野末正義(남, 32): ‘미스터 꿍‘, 인쇄제조부 계장, 입사 11년차, 현장총괄, 5호기 기장
▪︎사오리(여): 노즈에의 부인
▪︎고타(남):노즈에와 사오리의 쌍둥이 아들
▪︎요타(남):노즈에와 사오리의 쌍둥이 아들
▪︎하루카와 도시아키(남, 27): 사오리의 남자 동생, 노즈에의 처남
▪︎시바타(남): 1호기 기장
▪︎다카노(남): 신입, 래퍼가 꿈
▪︎요시자키 지로(남, 58): ‘印刷のジロさん‘별색 제작기술자, 근속 40년
▪︎사토(남, 25): 4년차
▪︎야마기타 규(남): 잉크젯 디지털 윤전인쇄 디지털제본시스템DCN5953 ‘데쿠노‘ 담당<3장>

게이단샤慶談社
ㅡ 분교 구 오토와 거리에서 고코쿠지 쪽으로 2분 걷기에 있는 출판사,
▪︎오쿠다이라 쇼(남, 30): ‘오만방자‘, 문예편집부, 젊은 편집자
▪︎요네무라 신코(여): 업무부 문예담당
▪︎오다 겐토: 신참 편집자
▪︎무라세 미호(여): 모로미자와 류이치 담당 신입편집자 <4장>
▪︎오카베: 문고본출판부<4장>
▪︎하루하라: 문예출판부장<4장>
▪︎와타나베: 고참 편집자, 시대소설 <5장>

호코쿠샤
ㅡ 이타바 시에 있는 제본소
▪︎이모리 다이스케: 젊은 사장

월드인쇄大手印刷会社
ㅡ 경쟁사, 우라모토의 전 직장

하쿠라이도箔来堂
ㅡ 박인쇄 70년 노포

(주)분유칸
ㅡ 20년 전에 창립한 신흥 출판사, 픽션 논픽션 두루 화제작 양산, 기획력 영업력으로 빠르게 성장
▪︎아마쿠사 게이고(남, 22): 입사 2년차 편집자 <2장>. 후에 중개상 데이토출판판매(주) ‘데이한‘ 서적구매부로 이직 <5장>
▪︎스즈키(남): 선배 편집자


미카와야서점
▪︎모리타 가즈요(여, 중년): 문예서담당 <2장>, <3장>,<4장>

그 밖
▪︎후치타 시게루: 저자, 등단 십주년 기념작 《슬로우 스타터》<1장>
▪︎구사카 도요노부: 1980년대부터, 역사소설가 《나가시노의 바람》<2장>
▪︎고구레 요이치(남): 북디자인 명장 <2장>
▪︎소가베 슌(남, 29): 신인 미스터리 작가 <3장>
▪︎모로미자와 류이치流一(남, 50대): 베스트셀러 작가, 전자책 응원모임 조직 <4장>
▪︎이치조 사치코(여): 베스트셀러 작가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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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원제: Преступление и наказание(1866)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 1821~1881) 지음/김연경(1975~) 옮김, 세계문학전집 284•285권, 132×225×25mm 1권 512쪽 557g • 2권 536쪽 579g, 민음사, 1판 8•7쇄 2014(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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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동기는 가난이며 사회의 책임이기에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작가 말대로 범죄의 사회 심리 보고서로 범죄와 속죄 사이에서 대립하는 내면 묘사

스물세 살 청년 라스콜니코프가 처한 형편과 상황을 1부 7장 중 여섯 장(1~6장)에서 심란한 내면의 심리를 변호하고 마지막 7장에서 실행한다. 범죄자는 나머지 다섯 부(2~6부)와 에필로그의 긴 부분 동안 스스로를 감금하다가 자수하여 감금을 당한다. 파스카를 넘는 과정일 수 있는데 회개는 없다. 지금은 기대하지 못할 속편에서나 볼 수 있었을까. 아니면 읽는이의 몫으로 남긴 것일까? 분명히 복음서가 전편을 관통하고 있다.

표지 그림을 알렉산드르 코스니체프(Александр Косничев, 1970~)의 2006년 작 <수도사>)로 고른 이유도 이런 점에서 짐작이 간다. 라스콜니코프가 보낸 긴 시간은 분명 어둠이지만 수도사의 손은 여전히 성서를 들고 있다. 표지 디자이너가 묘하게 손을 가렸다.

1860년대 후반 페테르부르크 배경이면 러시아정교회인데 천주교회 용어인 ‘미사, 부제‘ 등으로 번역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 궁금하다. 성서 본문도 천주교회에서만 쓰는 《성경》(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2006)보다는 정교회에서 쓰는 《공동번역성서 개정판》(대한성서공회KBS, 1999)으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차별 경향이 있는 ‘미망인, 노파‘ 등은 앞으로 어떤 말로 대체할 수 있을까?
===
[종이책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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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 나서 문단 몇 고르기]
˝
‘˝상태가 영 엉망이시구려, 자, 의자! 여기 의자에 앉으세요. 좀 앉아요! 물 좀 가져와!˝
라스콜니코프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지만, 영 마뜩치 않은 듯 깜짝 놀란 일리야 페트로비치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쳐다보며 기다렸다. 물을 가져왔다.
“바로 제가••••••.” 라스콜니코프가 말문을 열었다.
˝물부터 마셔요.˝
라스콜니코프는 한 손으로 물을 물리치고 조용히 띄엄띄엄, 하지만 또박또박 말했다.
“바로 제가 그때 관리 미망인인 노파와 그 여동생 리자베타를 도끼로 살해하고 금품을 훔쳤습니다.˝
일리야 페트로비치는 입을 딱 벌렸다. 사방팔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라스콜니코프는 자신의 진술을 되풀이했다.
˝
-2권 467쪽 <6부 8장>

˝
[•••] 게다가 과거의 이 모든, 모든 고뇌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모든 것이 최초의 격정에 사로잡힌 지금은 [•••] 숫제 자기에게 일어난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  생각할 수도, 뭔가에 생각을 집중할 수도 없었다. [•••] 오직 느낄 따름이었다. 변증법 대신에 삶이 도래했고, 의식 속에서는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이 생겨나야 했다.

베개 밑에는 복음서가 놓여 있었다. [•••] 라자로의 부활 부분을 읽어 준 [•••] , 그녀는 [•••] 복음서를 권한 적도 한 번도 없었다. [•••] 여태껏 펴 보지도 않고 있었다. [•••] 지금도 그것을 펴 보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과연 그녀의 신념이 이제 나의 신념이 될 수는 없을까? 적어도 그녀의 감정, 그녀의 갈망이라도••••••.‘ [•••] 겨우 칠 년! [•••] 둘 다 이 칠 년을 칠 일처럼 바라볼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미 새로운 [•••], 한 인간이 점차 새로워지는 [•••] 점차 다시 태어나는, 점차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 가 여태껏 전혀 몰랐던 새로운 현실을 알아 가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것은 새로운 얘기의 주제가 될 수 있겠지만, ㅡ우리의 지금 얘기는 끝났다.
˝
-2권 497~499쪽-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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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CpO--GIJL7x/?igshid=NmE0MzVhZ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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