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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본제국 붕괴 -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아시아
가토 기요후미 지음, 안소영 옮김 / 바오 / 2010년 8월
평점 :
《대일본제국 붕괴-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아시아》
- 원서명: 《「大日本帝国」崩壊-東アジアの1945年》(中公新書 2015, 中央公論新社, 2009),
가토 기요후미(加藤聖文, 1966~) 지음/안소영 옮김, 152×225×17mm 320쪽 472g, 바오출판사 펴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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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닌 꾸준한 스테디셀러에서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역사 이야기는 허구나 사료나 사람을 타고 흐르기에 흥미가 따라붙는다.
역사에 특히 인접국 사이의 역사에서 제삼자의 공정한 시각을 바라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느정도 그러려는 지은이의 뚝심이 보인다. 살아보지 않고 겪어보지 않은 다음에야 모두 남의 일이 아닌가.
유럽의 세계대전과 아시아의 태평양전쟁을 같은 전쟁이라 보기에도 마땅치 않다.
철저하게 소외받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게 얼떨결에 불어닥친 대일본제국과 미국 사이의 태평양전쟁 종전은 교전 당사국만 바꾼 한국전쟁의 도화선이었을까? 변방을 벗어나 중심에 서고 싶은 깜부기불 일본은 끝내 도화선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또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불 붙여 에너지를 챙긴다. 팔랑대며 풀무질하는 종놈도 있다.
원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문고본 형태의 신서 시리즈이다. 판형이 작으므로 표지 디자인은 문자 위주인데 특히 붉은색 패(敗)를 강조한 물음이 지은이의 집필 의도를 말해준다: ‘패전은 제국˝영역˝에 무엇을 가져왔나? 일본, 조선, 대만, 만주, 화태(樺太), 남양군도의 8월 15일‘
내 눈에는 류큐는 여전히 류큐, 오키나와가 아닌 유구국이다. 화태도 사할린이다. 남양군도 또한 태평양 여러 섬나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께 들었던 당시 이야기. 징용과 징집으로 끌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외숙들이 있기에. 아니 나만 그럴까. 한국사람이라면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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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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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 주민들로서는 일본 통치하에서도 중화민국 하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배구도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통치는 어디까지나 식민지 지배였으며, 타이완 주민들이 추구해온 자치는 마지막까지 인정되지 않았다. [•••] 흔히 이야기하는 ˝개가 가고 나니 돼지가 왔다˝ (젓가락을 들고 내려놓는 것까지 짖어대는 개처럼 시끄럽게 감시하는 일본인이 가고 나니, 이번에는 돼지처럼 무엇이든 탐내는 중국인이 왔다. 개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 만큼 돼지보다 낫다는 의미이다)는 말은, 광복이라는 미명 하에 숨겨진 타이완인의 실망과 일본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잘 나타내준다고 할 수 있다. 타이완 주민들에게 8월 15일은 ‘광복‘이 아니라 제국신민으로서의 ‘항복‘이었던 것이다.
-162쪽- <제4장 타이베이-‘항복‘과 ‘광복‘ 사이 ㅡ ˝개가 물러나니 돼지가 왔다.˝> 중에서
한편 대일본제국의 영역 내의 지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국의 외곽에 해당했던 남양군도와 사할린은 각각 미국과 소련이 사실상 영유하는 지역이 되었다. 만주는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분단과 쟁탈전의 무대가 되었으며, [•••] 중국 대륙에서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 장제스가 도망쳐온 타이완은 본성인本省人과 외성인外省人이라는 사회적 분단에, 대륙과의 정치적 분단이 더해진 이중의 분단에 시달리게 되었다. 미소 양국의 무지와 임기응변적 대응으로 분할 지배된 한국은 같은 민족에 의한 남북 분단국가가 수립되었으며, 전후 최초의 미·소 대리인 한국전쟁의 발발로 큰 고통과 희생을 겪었다. 한국전쟁의 발발로 중국은 동북지방(구 만주)을 유지하기 위해 참전했으며, [•••] 한국도 타이완도 대일본제국 붕괴 직후에 구조화된 분단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전후 일본인은 무언가 커다란 역사적 관점을 놓쳐버린것은 아닐까? [•••] 현재 ‘일본국‘이 아닌, 당시의 ‘대일본제국‘의 영역으로 돌아가서 상기해봐야만 할 것이다. [•••] 일본인들만의 폐쇄적인 역사상이 아닌, 더 넓고 더 깊고 더 보편적인 역사상이 떠오를 수 있게 될것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내가 미주리호 함상에서 패전 조인식이 있던 1945년 9월 2일이 아니라 1045년 8월 15일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일본제국 붕괴으,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가 보다 넓고 깊은 역사의 관점을 가지고, 앞으로 동아시아와 마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68~270쪽- <제7장 ‘제국‘ 붕괴와 동아시아 ㅡ 8월 15일과 새로운 역사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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