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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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 원래 이름: <Nachtzug nach Lissabon>(2004)
파스칼 메르시어(Pascal Mercier, 본명 페터 비에리(Peter Bieri, 1944~2023) 지음/전은경 옮김, 139×192×43mm 608쪽 753g, 비채[김영사] 펴냄, 2022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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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빌레 아우구스트(Bille August, 1948~) 감독, 111분, 독일•스위스•포르투갈,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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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 보니 장편 소설을 단편 영화로 본 느낌이다. 아니 네 컷 만화 정도이다.  영화는 의식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사건 장면 위주로 해석했다. 그 와중에 인물도 뒤섞이고 단촐하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에 충실‘하게 영화를 만든다면 시리즈 드라마 백부작은 되어야겠고 관객 없는 상영이 불보듯하다.

영화에서는 무책임하고 충동적인 한 교사의 일상 탈출로 시작했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어느정도 질서 정연한 의식의 흐름 속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모습이다. 언어와 문자와 기차는 달리면서 멈춰 있고, 멈춰 있는 중에 달리고 있는 전달자요 매개체이다.

한국 개봉 포스터 문구만 봐서는 사랑하는 이를 찾아 떠나는 로맨스 드라마까지이다. 역시 읽고 보고 나서야 알고 느낀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겪어내는 언어 탐구, 사회, 정치, 종교, 인간 행동이 서로 얽혀있는 심리 성찰 여행에 시간이 아깝지 않게 기꺼이 동행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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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문단 고르기▪︎
˝
포르투갈어를 할 줄 아세요?••• 조용하고 우아하군요, 지나치게 번쩍이지 않는 은처럼. 다시한번 포르투갈어로 읽어주시겠어요? 주인이다시 읽었다. 부드러운 울림을 즐기는 그의 감정도 하께 들렸다.••• 주인이 물었다. ˝번역을 해드릴까요.?˝••• 귀에 들리는 소리가 온몸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 그 글은 오직 자신만을 위해, 그것도 모든 것이 달라진 이날 오전을 위해 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
-30쪽- <출발>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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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나서, 감명받은 대사▪︎
˝독재가 현실일 때 혁명은 의무이다.˝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 ˝문두스˝)그 사람을 생각하면•••, 강렬하고 활력이 넘쳤어요.˝
˝(마리아나)그런데 다시 돌아가는군요. 여기 남지 그래요. 가지 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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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피정 - 어느 젊은 사제의 영적 유언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 지음, 강기남 옮김 / 성바오로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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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피정- 어느 젊은 사제의 영적 유언》,

원제: 《HASTA LA CUMBRE Testamento Espiritual(정상까지- 영적 약속)》, 192쪽, ©SAN PABLO 2009 (Protasio Gómez, 11-15. 28027 Madrid), José Manuel Domínguez Rodríguez - María del Pilar Prieto Duplá, 2009.
파블로[바오로] 도밍게스[도미니코] 프리에토(Pablo Domínguez Prieto, 1966-2009) 글/강 기남 요셉 옮김/서 영필 안젤로 SSP 표지 사진(튀르키예 코냐 성 바오로 성당), 146×210×16mm 270쪽 378g, 성바오로 펴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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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일까? 읽는 내내 시토회 수도원 수도자를 대상으로 한 영신수련 피정 강의록이니 주의를 기울이며 보다 생각하고 곰씹으며 읽어야겠다던(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한 달만에 2쇄가 나오고) 사전 준비가 무색하리만큼 평범한 언어로 쓴 강연록이다. 라니에로 칸탈라멧사(Raniero Cantalamessa OFM Cap, 추기경, 1934~)나 가경자 응우옌 반 투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추기경, 1928~2002)가 강의하였던 교황청 직원(로만 꾸리아) 사순 특강록을 읽는 듯한 아니 듣는 느낌이다. 그만큼 막힘 없이 술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앞표지 그림의 양치기와 양 열한 마리 무리와 함께 별빛 찬란한 밤길을 걸으면서 도중에 쉴 틈도 주지 않고 뒷표지 ISBN 바코드까지 내리 읽게 만든 까닭이 무엇일까? 매력을 느낀다.

이 책의 진가는 글이 아니라 말이다. 지은이가 수도원에서 한 강의 현장 그대로 듣는 말이다. 말글이 그렇다는 것이다. 매우 특별한 성모 신심으로 기간 내내 성모님과 함께하였고, 삶의 내적 모습이 고스란히 우러나오는 기도로 주님과 대화하며 매 시간을 시작했고, 수도공동체와 일치하는 탁월한 소통능력으로 피정자의 내적 열정이 살아나고 쇄신하도록 도운 이끔이었다. 무엇보다도 사제요 하느님의 사람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려 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20~22쪽 <프롤로그> 참조). 이런 글쓴이를 직접 보고 듣는 것처럼 마치 수도원 피정 강의실에 가상 현실로 들어가서 참가하고 질문하고 답을 듣고 묵상하고 있는 것처럼 만든 책이다. 쉬운 말 번역도 번역이려니와 매끄럽게 다듬어낸 편집자의 수고가 이룩한 산물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책다운 책을 만났다.

자, 이제 읽음에 쉴 틈 주지 않았던 이 책에 쉼을 주자. 단락별로 나누어 쉼을 주자. 이제부터는 내 피정이다. 대림 시기가 다가왔으니 2023년 마지막 피정은 바로 이  《마지막 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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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
•••‘어떻게 해야 제가 온 세상으로 나아가 복음을 선포할 수 있을까요?‘ 치릴로 성인과 메토디오 성인은 그런 삶을 사셨습니다. •••수도회는 복음화의 심장인 동시에 교회의 기둥입니다. 기도가 모든 활동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사도적 활동의 토대라는 겁니다. 그런데 사도적 활동은 자애로운 활동이어야 합니다. 참된 기도는 자기 자신만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성취를 위한 것도•••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는 곳이라도. 뿐만 아니라 세상 끝까지라도 복음의 빛이 퍼져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바로 성인들의 통공이라는 방법입니다. •••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 안에 갇혀서 살아갈 위험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야 저 너머에 있는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게 될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는 겁니다. 결국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탈출해야 합니다. •••기도와 베풂과 희생으로 온전히 하나가 되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 메토디오 성인은 주교였고 치릴로 성인은 수도자였습니다. 두 분은 교회의 삶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도와 활동을 통합한 삶을 사셨던 분들입니다.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활동‘으로 선두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영적 전쟁터에서 ‘기도‘로 선두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활동‘하는 사람에게는 기도가 필요 없다거나.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활동‘이 필요 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사명이 있습니다.
-199~200쪽- <9.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황홀경 안에서 살아가기> 중에서

저는 파블로 신부님의 이 책에 큰 빚을 진 사람입니다.
아주 심각한 빚쟁이입니다.
제 신앙과 사제직이 혼들릴 때
파블로 신부님의 이 책이 저를 붙잡아 주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의 마지막 피정이 제 신앙을 성숙시켜 주었고
사제직을 쇄신시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에 아주 큰 빚을 진 사람이었습니다.
-268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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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들은 기를 쓰고 불행하게 살까? - 남자의 자리 다시 찾기
김정대 지음 / 바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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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자들은 기를 쓰고 불행하게 살까?- 남성의 자리 다시 찾기》
김 정대 프란치스코 SJ(1962~) 지음, 140×210×14mm 224쪽 303g, 바오출판사 펴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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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직장인이었다가 수도원에 들어와 수련을 하고 철학을 공부하며 노동자를 만나는 사도직을 하며 사제품을 받은 수도자이다. 평소 남성을 불쌍히 여겨온 여성인 신학 교수 수녀의 제안과 지도로 ‘남성의 관계적 영성‘을 주제삼아 남성학을 연구한 결과를 풀어냈다.

취약한 한국 남성 노동자에게 위기는 동반자다. 중년 노년에 외면하며 다가가다가 헛딛고 공황과 위기를 겪는 세대. 누구도 이해는커녕 의무만 부여하는 외로움 속에서 이름마저 잃어가는 존재이다. 직장에서 퇴사하며 직장 명함을 버리고나면 더이상 이름이 없다.

지은이는 우리가 인간 개체를 사회적 지위 역할과 지나치게 동일시한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 환경이 그리 만들고 있는 현실인데 어쩌나.
새로운 우상을 세우고 받아들여 신분사회를 공고하게 구축한 나라가 보여주는 현실이다. 방송 매체나 저작물, 심지어 그러면 안 된다라는 교회 안에서마저 이름보다 앞서는 것이 연봉이고 직업이다. 그러다보니 자기 주도보다는 사회 구조의 부속물로 보호받고 안주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나는 어디에 속하나?‘를 되뇌이면서 분리 불안에 떠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물론 세대가 바뀌면서 생각도 점점 바뀌겠지만 그건 훗날 일이고 당장 지금 이 세대라도 살려놓고 볼 일이다.

남성에게서 감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갈 곳 없는 발걸음을 환대로 머물게 하는 곳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남성에게는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이고, 여성에게는 남성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돋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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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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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는 매우 중립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권위주의‘와 ‘권위적‘이란 표현은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권위는 각자의 역할에 필요한 것이고 ‘권위주의‘ 및 ‘권위적인 생각과 행위는 불필요하다. ‘권위주의‘나 ‘권위적인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계를 무시한다. 이는 폭력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와 역할에 걸맞은 ‘권위‘를 부여받았다. 개인 각자는 이 ‘권위‘를 공동체를 위해서 그리고 하느님이 창조한 그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 부여받았다. [•••]그러므로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삶의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들을 통합한 성숙한 성인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경계를 명확히 인식한다. 일방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 서로의 경계가 존중될 때, 자신을 개방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친밀감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게 된다.
-110~111쪽- <5장 성인 영성: 성숙한 성인되기- 자신을 보호하고 타인과 관계도 발전시키기ㅡ 경계boundaries에 대한 존중과 친밀감> 중에서

[•••] 앞으로 수도자로서 내가 가지고 있는 권력과 권위를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새로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다.
사실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에게 권력과 권위가 부여된다. 이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여된 권력과 권위를 어떻게 잘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그 권력과 권위 그 자체 때문에 사제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그런 권력과 권위가 남들에게 봉사하기 위한 수단임을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예수회 소속의 사제라는 신분은 나의 구원을 위해서 중요하다. 그러나 신분 자체가 나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이다. 그래서 수도자로서 사는 것이고 수도자로서의 권력과 권위를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사는 것이다.
-203쪽- <부록 1 외로운 나와 같이 살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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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본제국 붕괴 -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아시아
가토 기요후미 지음, 안소영 옮김 / 바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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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본제국 붕괴-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동아시아》

- 원서명: 《「大日本帝国」崩壊-東アジアの1945年》(中公新書 2015, 中央公論新社, 2009), 
가토 기요후미(加藤聖文, 1966~) 지음/안소영 옮김, 152×225×17mm 320쪽 472g, 바오출판사 펴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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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닌 꾸준한 스테디셀러에서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역사 이야기는 허구나 사료나 사람을 타고 흐르기에 흥미가 따라붙는다.

역사에 특히 인접국 사이의 역사에서 제삼자의 공정한 시각을 바라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느정도 그러려는 지은이의 뚝심이 보인다. 살아보지 않고 겪어보지 않은 다음에야 모두 남의 일이 아닌가.
유럽의 세계대전과 아시아의 태평양전쟁을 같은 전쟁이라 보기에도 마땅치 않다. 

철저하게 소외받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게 얼떨결에 불어닥친 대일본제국과 미국 사이의 태평양전쟁 종전은 교전 당사국만 바꾼 한국전쟁의 도화선이었을까? 변방을 벗어나 중심에 서고 싶은 깜부기불 일본은 끝내 도화선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또 앞으로도 필요할 때마다 불 붙여 에너지를 챙긴다. 팔랑대며 풀무질하는 종놈도 있다.

원서는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했던 문고본 형태의 신서 시리즈이다. 판형이 작으므로 표지 디자인은 문자 위주인데 특히 붉은색 패(敗)를 강조한 물음이 지은이의 집필 의도를 말해준다: ‘패전은 제국˝영역˝에 무엇을 가져왔나? 일본, 조선, 대만, 만주, 화태(樺太), 남양군도의 8월 15일‘
내 눈에는 류큐는 여전히 류큐, 오키나와가 아닌 유구국이다. 화태도 사할린이다. 남양군도 또한 태평양 여러 섬나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께 들었던 당시 이야기. 징용과 징집으로 끌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외숙들이 있기에. 아니 나만 그럴까. 한국사람이라면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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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
[•••] 타이완 주민들로서는 일본 통치하에서도 중화민국 하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배구도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통치는 어디까지나 식민지 지배였으며, 타이완 주민들이 추구해온 자치는 마지막까지 인정되지 않았다. [•••] 흔히 이야기하는 ˝개가 가고 나니 돼지가 왔다˝ (젓가락을 들고 내려놓는 것까지 짖어대는 개처럼 시끄럽게 감시하는 일본인이 가고 나니, 이번에는 돼지처럼 무엇이든 탐내는 중국인이 왔다. 개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 만큼 돼지보다 낫다는 의미이다)는 말은, 광복이라는 미명 하에 숨겨진 타이완인의 실망과 일본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잘 나타내준다고 할 수 있다. 타이완 주민들에게 8월 15일은 ‘광복‘이 아니라 제국신민으로서의 ‘항복‘이었던 것이다.
-162쪽- <제4장 타이베이-‘항복‘과 ‘광복‘ 사이 ㅡ ˝개가 물러나니 돼지가 왔다.˝> 중에서

한편 대일본제국의 영역 내의 지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국의 외곽에 해당했던 남양군도와 사할린은 각각 미국과 소련이 사실상 영유하는 지역이 되었다. 만주는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분단과 쟁탈전의 무대가 되었으며, [•••] 중국 대륙에서는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다. [•••] 장제스가 도망쳐온 타이완은 본성인本省人과 외성인外省人이라는 사회적 분단에, 대륙과의 정치적 분단이 더해진 이중의 분단에 시달리게 되었다. 미소 양국의 무지와 임기응변적 대응으로 분할 지배된 한국은 같은 민족에 의한 남북 분단국가가 수립되었으며, 전후 최초의 미·소 대리인 한국전쟁의 발발로 큰 고통과 희생을 겪었다. 한국전쟁의 발발로 중국은 동북지방(구 만주)을 유지하기 위해 참전했으며, [•••] 한국도 타이완도 대일본제국 붕괴 직후에 구조화된 분단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전후 일본인은 무언가 커다란 역사적 관점을 놓쳐버린것은 아닐까? [•••] 현재 ‘일본국‘이 아닌, 당시의 ‘대일본제국‘의 영역으로 돌아가서 상기해봐야만 할 것이다. [•••] 일본인들만의 폐쇄적인 역사상이 아닌, 더 넓고 더 깊고 더 보편적인 역사상이 떠오를 수 있게 될것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내가 미주리호 함상에서 패전 조인식이 있던 1945년 9월 2일이 아니라 1045년 8월 15일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일본제국 붕괴으,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가 보다 넓고 깊은 역사의 관점을 가지고, 앞으로 동아시아와 마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68~270쪽- <제7장 ‘제국‘ 붕괴와 동아시아 ㅡ 8월 15일과 새로운 역사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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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암 이벽
황보윤 지음 / 바오로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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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암 이벽》

황보윤(1965~) 지음, 139×196×15mm 324쪽 388g, 바오로딸 펴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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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에게 성조 아브라함이 있다면, 우리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는 창립선조 광암 이 벽 세례자 요한(1754~1785)이 있다.

광암이 남긴 지명유서(指名遺書)가 회한의 물안개 속을 헤매던 다산 정 약용 사도요한을 소환했다. 다산은 자신의 총고해로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짓고, 멈추지 않을 한강 물로 광암이벽묘지명에게 세례를 주어 흘려 보냈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장면이 마치 역사책을 읽는 느낌이다. 권말 참고 자료 목록을 보니 까닭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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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 읽고나서, 두 문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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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은 고통 속에서 천주경을 외웠다. 야소의 생애를 묵상하고 야소의 수난을 생각하며 묵주신공을 바쳤다. [•••] 하루해는 길었고 시간은 더디게 흘렀다. [•••] 책•종이•벼루•먹•붓이 없었다. 읽을 수 없고 쓸 수 없는 나날은 위리안치보다 견디기 힘든 형벌이었다. [•••]부친은 대들보에 목을 매단 사람이었다. 자신과 너무 닮아 직진밖에 모르는 부친을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는 없었다.
성경과 성물이 있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녹암 선생 댁에 두고 온 상본이 못 견디게 그리웠다. 이벽은 점점 지쳐갔다. 날이 갈수록 바깥소식이 간절했다.
-289~290쪽- <별채, 갇히다> 중에서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책과 더불어 살았다. 벼루와 먹과 붓이 있어서 비루한 목숨을 이어갈 수 있었다. 「대학」과 「중용」을 읽을 때는 이벽 생각이 났다. 정약용은 「중용강의보」를 짓고 서문을 썼다.
‘위로 거슬러 광암과 토론하던 해를 손꼽아 보니 서른 해가 지났다. 광암이 여태 살아있다면 그 진덕이며 박학을 어찌 비교할 수 있으리오. 옛 의견과 새로운 의견을 합하면 반드시 광암과 일치되었을 것인데 한 사람은 살아있고 한 사람은 죽어 없으니 이 슬픔을 어이하리.‘
무인년(1818년)에 정약용은 유배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희맑던 피부는 온데간데없고 주름진 얼굴에 검버섯이 돋아있었다.
-309쪽- <파초, 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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