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인을 읽은 것이 1년 전이라고?
믿을 수 없어.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
요즘 책을 많이 읽지 못한다.
시간은 있는데, 머리에 들어 오지 않는다.
큰 일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예전에, 한참 대본 습작을 하고 있을 때,
결혼 준비를 하게 되면서 좀처럼 대본이
써지지 않았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너무나 즉물적인 고민들이 끼어 있어서,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는 대본 쓰기라는 작업과
즉물적인 고민들이 내 머릿속에 동시에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어느 하나를 깔끔히 내쳐버릴 만큼
대차고 오롯한 인간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그 두가지를 동시에 품을 수는 없는 인간이었다.
요즈음이 그렇다.
정말 좋아하는 신형철의 책을 읽다가,
이게 다 무엇인가 싶어진다.
나는 당장 사야 할 ‘물건’들이 많다고-.
변화의 시간이 지나가고,
다시 안정을 찾게 되면.
그때 나는 또 같은 모습으로 지내고 있겠지.
책을 읽고, 읽고,
남편과 아이들과 웃고,
그러다 한참을
나와 상관도 없고 별 쓸데 없는 문제들에 골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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