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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평점 :
빠르게 읽히는 책이다.
아이들 영어 수업 보내놓고 40분 만에 읽었다.
편의점 인간을 읽게 된 계기는 임경선 작가님 트위터에서 읽는 책 목록으로 본 이후다.
일본 여행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이 편의점식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이 일본 소설이 남 이야기가 아닌듯싶었다.
이 책 주인공 후루쿠라는 소시오패스다.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감정이 없는 여자다.
여동생 도움으로 사회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 하나하나 코치 받는다.
그녀는 자신 정체가 밝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나름 자신만이 가진 노하우로 18년을 견딘다.
18살, 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을 18년을 한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사회 안에 압력들.
그 사회에 안에 소속되기 위해 후루쿠라만이 가진 방식으로 노력한다.
여타 일본 소설처럼 깔끔하고 간결하면서 밍밍하다.
마치 미소 장국처럼.
약간 얼큰한 소시오 패스 사회 적응기를 찾는다면 좀 더 강한 스릴러를 가미한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을 추천한다.
후루쿠라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잘 적응한다.
아르바이트는 계속할 수 있는 직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18년을 한자리, 그곳에서 자리를 지킨다.
잘 적응한다.
주위 사람 말투와 생활을 관찰하며 그들을 따라 하고 그들 방식대로 생각하며
나름 소시오패스인 자신이 가진 부족한 공감능력을 채운다.
오히려 감정이 없는 그녀였기에 찰리 채플린이 만든 '모던 타임스' 안에 있는 기계같이 더욱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걸로 사회 모든 면을 채울 수 없다.
소시오패스임을 감춘 후루쿠라에게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
이들 대화를 통해 주위 생각 없이 던지는 말을 통해 주인공 자신이 주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일본 드라마 '방랑의 미식가'는 3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후, 정년퇴직한 장년이 가진 '자유 적응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에 반해 일반 사람과 다른 '성격 결함자'가 가진 '사회 적응기'가 바로 이 소설이다.
주인공은 사랑을 모른다.
그렇기에 억지로 사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유는 단 하나, 사회에 소속되기 위해서다.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편의점에서 일한다.
꽤 오랜 기간 일을 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이 기초가 되어 이 책이 나왔다.
그렇기에 주인공이 편의점에서 일하는 방식과 동료 직원을 보는 시선이 매우 사실적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보는 편의점 풍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사회에 소속되기 위해 스트레스받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이 책 안에 있는 소시오패스가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인공은 원래 감정이 없었다.
우린 감정이 없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주류를 강요하는 사회가 우리 감정을 앗아가는 게 아닐까?
책 안에 나오는 '혼활'(결혼하기 위한 활동)이란 언어가 야만적이면서도 구슬프게 들린다.
우린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는 게 아니라
결혼해야 평범해 보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뭔가 선후가 바뀐 잘못된 사회 안에 사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