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암살 : 한정판 - 콘티 포토북(88p)
최동훈 감독, 이정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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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독립운동을 위해 없어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분명히 일본 속국에서 미국 속국이 됐을 것이다.(이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테지만)
이들의 대척점에 있는 강인국.
이는 국가보다 나 자신이 먼저인 사람이다.
심지어 자신 아내가 대한민국을 위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가차 없이 죽여버린다.
그뿐인가 암살 요원 중 한 명인 안옥윤의 언니이자 자신 딸을 무참하게 죽여버린다.
언니는 동생 옥윤을 만나고 얘기한다.
나 독립운동 좋아해. 그런데 난 지금이 좋아. 아빠 좋은 사람이야. 나한테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묵직한 질문을 갖게 됐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물론 자신이 죽을 것을 알면서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임시정부 사람들.
국가가 없어지든 말든 내 한 몸 안위만 중요한 사람들.
이들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한 사람의 배신을 통해 깨닫는 한가지 대답이 있다.
사람은 생각하기 이전에 먹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동물이다.
동물처럼 때리면 주눅 들고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절대복종하는 모습.
먹고 먹히는 삶이 당연한 삶.
동물적 삶 위의 고차원적 인간 삶을 추구하다 죽음 앞에서 더 살고 싶다는 구차한 욕망이
자신을 동물로 만든다.
약육강식.
이렇게 삶의 기준이 바뀌어버린다.
강인국이 그렇고 배신자가 그렇다.

슬픈 사실은 동물 이전에 사람으로서 살기 위해 목숨을 내놓았던 대부분 독립투사들은 공산주의자가 된다.
배신자들은 은근슬쩍 남한에서 자신이 갖은 위치에서 계속 일을 한다.
이성을 너무 믿었던 공산주의는 붕괴된다.

마지막 배신자를 암살하는 데 성공하는 옥윤.
왜 배신을 하게 됐냐는 옥윤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일본이 이렇게 빨리 물러날 줄 몰랐어.
먹고살기 위해 동물로 변했던 그.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타적인 사람들은 이상향이 너무 높다. 그렇다고 우리가 동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동물이 되어버린, 동물로 살기로 한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얘기한 역사에서 진보가 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열사께 존경과 감사를 이 글을 통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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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해질 시간이야 뿡뿡 방귀대장 뿡뿡이 그림 사운드북
남정희 글, 고동임 그림 / 애플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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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기르기 좋은 책입니다.스스로 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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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에 동굴에 손가락 인형책 7
사라 질링엄 글, 로레나 시미노비치 그림 / 한솔수북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손가락 인형이 있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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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연못에 손가락 인형책 1
사라 질링엄 글, 로레나 시미노비치 그림 / 한솔수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인형이 있어 동시같이 즐겁게 스스로 읽으며 놀아요.(물론 글씨는 모르고 상상하며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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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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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시 읽은 줄도 모르고 다시 읽다.

'다시 읽는다.'고 생각하고 읽는 것과 '읽은 줄 모르고 다시 읽는 것'이 뭐가 다를까?
중간 정도 읽고 나서 끊임없이 박완서 작가님 소재 고갈에 대해 생각하다 이 책을 읽었음을 깨닫고
음-음- 박완서 작가님에 대한 죄송함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놀람이 느껴졌다.
올해는 부쩍 재독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지루하고 짜증 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나인데 오히려 '놀라움'이 계속된다. 이유는 아마도 '내가 변했다'는 점에 있다. 나는 많이 변했다.
변하게 한 힘은 '책'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 내 위치 '변화'도 부정할 수 없다.

줄거리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다. 어느 정도 허구도 있겠지만 작가 본심이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전쟁을 겪으며 공부를 잘 한 화자이자 주인공은 먹고살기 위해 미군에 일자리를 얻는다. 보통 '미군'에 일을 다닌다고 한다면 요즘 '유학 갔다 온 여학생'같은 이미지였다. 그러니까 유학 가서 어떤 일을 하고 온 지 모르듯, '양공주'와 '미군 여직원'은 거의 비슷한 눈으로 바라보던 시대였다. 그 당시 현보라는 엄마 쪽 먼 친척이 이웃집에 살며 '썸'을 탄다. 현보는 군에 있다가 해외로 나가고 그 사이 혼기가 다한 주인공은 같이 일하고 은행에 다니는 총각과 결혼한다. 자신이 일했던 자리는 시어머니 이웃사촌인 '춘희'란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일을 대신한다. 안타깝게도 춘희는 미군 사람과 사귀며 잦은 중절 수술을 한다. 주인공은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고단한 시집살이를 한다. 그때 현보를 만나기로 한다. 재회는 무산되고 현보는 베트남 전쟁 때문에 머릿속에 벌레가 들어가 뇌 수술 중 실명한다. 나이가 들어 현보와 춘희를 다시 만나고 상념에 빠지며 소설은 끝난다.

첫사랑에 대한 쌉싸름한 추억

난 글을 쓰고 싶다고 설쳐댔다. 과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 박완서 작가님 소설을 보면 더더욱 그게 느껴진다. 과연 나는 이토록 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을까? 

나는 내 생각에 시달려 녹초가 되고 말았다. 내가 시달리는 게 몸의 갈망인지 마음의 갈망인지부터 알고 싶었다. 나는 결혼한 몸이고 남편과 넘칠 것도 모자랄 것도 없는 원만한 부부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딴 남자의 몸을 고파한다면 나는 음탕한 여자가 된다. 음탕한 여자라고 해서 검날 것도 없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딴 남자의 몸을 고파한다면 나는 음탕한 여자가 도니다. 음탕한 여자라고 해서 겁날 것도 없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그럼 내가 시방 고픈 건 마음인가.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마음보다 더 깊고 더 높은 곳에서 해방을 꿈꾸는 것의 실체는 육체라고도 영혼이라고도 규정지어지지 않았다. 나는 인간이다. 남보다 도덕적이지도 동물적이지도 않은 평균치의 인간일 뿐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영육이 있을 것이다. 지금 시달리고 있는 것은 영혼인가 육체인가. 성적 갈망과 영혼의 고픔은 어떻게 다른가. 왜 영혼의 고픔은 추앙받고 성 욕망은 매도당하는가.(178)

토론 중에 75세라고 하시는 할머니가 그러셨다. "첫사랑은 미원이야. 그냥 추억일 뿐이지. 세상 고단할 때 만나서 얘기하기 좋은 친구라고." 토론 수업 안에 있던 모두가 큰 소리로 웃었다. 언제쯤 박완서 작가님과 토론에서 만난 할머니처럼 솔직한 게 더 이상 나쁜 일이 아닌 시간이 될 수 있을까? 

 이 큰 토론 수업 안에 유일한 남자분이 우리 조에 편성됐다. 그분은 계속 똑같은 논제를 만들어 내셨다.
"플라토닉한 사람만으로 여자는 평생을 마음에 품고 살아갈 수 있나요?" 이런 종류였던 듯.
그런 와중에 어떤 분이 남자분에게 물었다.
"남자는 왜 화장하고 꾸몄을 때랑 자연스러운 모습일 때랑 대해주는 게 다른가요?"이 말에..
"화장과 꾸미는 것은 남에 대한 예의다. 나에게 예의를 차리니 그렇게 대접해주는 것이다. 왜 집에서 화장한 아내를 좋아하는 줄 아느냐? 나를 위한 예의를 차리기 때문이다."이런 발언을 했다. 나는
"그러면 만약 여자가 '남자 차는 예의다. 벤츠 정도 타야 상대 여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모닝 타는 남자는 예의가 없기에 막 해도 된다.'그러면 인정하시겠냐? 물었다. 그냥 이 일은 기억해 보고 싶어서 남겨 본다. 모든 남성을 일반화할 생각은 없다.

결혼이란

 앞서 읽었던 '오만과 편견'을 읽었다. 그 책이 옛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한편, 이 책은 우리 전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책 안에서 '결혼'에 대한 생각은 화자와 '춘희'를 통해 이야기한다. 자신은 주위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직장에서 일을 했지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직장도 나쁘지 않은 그런 남자와 결혼했다. 예전 읽었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은근히 남편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묘사하는 듯하면서 은근 자랑하고 있다. 시어머니 사이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는 능력과 아내에게 보이지 않게 배려하는 모습이 한국 '다이시'를 떠오르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첫사랑 '현보'가 중심인물이다.)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왜 그렇게 복잡하고 이상하게 굴어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가풍의 차이를 마치 반상의 차이처럼 꾸며대려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110)

 '우리 딸은 당신 아들에게 꿀리지 않는다.'를 형식을 통해 들먹거리고 싶었던 친정엄마의 나름 사랑이 이 부분을 통해 느껴졌다. 새댁이었던 예전 읽었던 나는 결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받아했던 친정엄마 모습을 생각하며 화자와 같이 공감하며 화만 냈었다.
 춘희 삶은 미군과 인연을 맺으면서 화자와 인생이 달라진다. 춘희 생각이 달라진 것을 알게 된 주변인은 더 이상 춘희를 '보통 한국 처녀'로 생각하지 않는다. 춘희는 나름 살기 위해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가 살고 가난한 자신 가족을 끝까지 부양한다.

양키하고 살면 화수분하고 사는 줄 아는지 식구들이건 남자이건 간에 엠병, 바라는 건 왜 그렇게 많은지, 굴뚝같이 바라면서 속으로는 똥보다 더 더러워하고, 대놓고 무시하고.(254)

이 춘희 신세타령은 시어머니가 '아직도 커피냐'면서 커피를 들고 온 춘희 욕을 하는 것을 보고 직접 느낀다. 사람은 어쩜 그렇게 유치하고 뻔뻔할까. 남을 가리킬 필요도 없다. 나도 분명 저럴 거다.

여자라는 삶

 예전 내가 발췌한 부분은 아이를 낳는 부분이었다. 새댁에서 한 아이 엄마가 되는 부분. 2011년 나는 그랬다. 시어머니가 남자 무당을 맹신하는 모습과 며느리에게 똑같은 생각을 강요하는 부분은 그 당시 거의 '내 이야기'였다. 특히 언제 아이가 생기냐고 점을 물어보는 부분은 절정이었다. '무당'이 '목사님'으로 바뀌긴 했지만. 그리고 임신했던 난 모든 관심이 '출산 후 삶'이었던 듯하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삶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뱃속에 있었던 아이는 자신 생각을 이야기하고 동생을 돌본다.

바람도 돈이 있어야 피우지.
고작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을까. 그런 말은 차라리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의 그 멋대가리 없는 한마디가 나에게는 결정타였다. 내가 먼지가 된 느낌이 들었다. 다시는 그런 소리를 안 하게 되었다. 그를 불쌍하게 여기려다가 내가 불쌍해지는 짓을 뭣 하려 하겠는가.(260)

권태로운 삶에 남편에게 '바람을 피워봐라'는 뜬금없는 주인공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이 이야기가 머나먼 미래에 있을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내 이야기다. 그렇게 시간은 지났다. 그저 작품을 그대로 있을 뿐이지만 나는 무력하게 변해간다.

엄마

주인공도 엄마가 된다. 그리고 엄마 네 명이 더 나온다. 현보에게 언제나 업신여김을 받던 허리가 굽은 늙은 현보 엄마. 홀로 살면서도 지혜를 잃지 않고 아들을 나름 방식으로 사랑한 시어머니. 딸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딸이 거부 당할까 불안해하는 친정 엄마. 원만한 성격을 갖고 있었던 춘희 엄마. 내가 쓴 순서는 이 책에서 묘사한 분량에 따른 배치다. 엄마는 아이를 사랑한다. 이건 진리다.(병리적으로 학대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설 속 엄마는 자신 방식대로 아이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어떤 자식은 무참히 그 사랑을 무시하고 우습게 여긴다. 곧 후회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우리 엄마 돌아가실 때도 내 헌 빤스 입고 돌아가셨다우.(290)
책은 고기다.

이 책은 내게 새로운 경험을 줬다. 읽은 줄도 모르고 다시 읽다니. 기억력 모자란 나를 탓하기 전에 작가를 탓하는 나 자신. 자신이 가진 추악함을 엄마에게 푸는 현보랑 겹쳐 보인다.
 책은 읽을수록 맛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사실 책뿐 아니라 내 글도 다시 읽기 싫었다. 창피하기도 하고 지루했다. 그래서 내 글은 엉망인 채 남겨졌다. 요즘 다시 읽고 고치는데 또 문제가 있다. 고친 게 전보다 못한 비극이 생기고 있다. 다시 읽고 발전된 나를 발견하듯, 내 글을 좀 더 좋은 글로 바꾸는 연습도 그치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예전 리뷰보다 이 리뷰가 좀 더 나아졌길 바라는데 뭔가 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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