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참 어려운 나이다.
이때 내가 뭘 했나 생각했다. 이제 더 이상 생각하기 싫었던 무서운 기억이 떠올랐다.
보통 '아홉수'라는 게 있나 보다. 아홉 살 열아홉 살 스물아홉 살 참 힘들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 봤을 때였다.
'채식주의자'라는 소설을 읽었다. 영혜는 자기 마음대로 삶을 살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강력하게 바라는 걸 할 수 없었다. 자신 목숨을 다 바쳐서 원했던 마지막 소원은 자신이 '나무'가 되는 일이었다. 처음 그 책이 억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저 야한 내용과 충격적 결말을 위한 소설이라 생각했다. 내 스물아홉을 생각해보니.. 죽음이 가까웠던 그 시절. 그 시절이 떠오르며 영혜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죽음과 맞바꾼 주인공이 강력하게 원했던 꿈.
죽음으로 완성되는 소원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보다 더욱 위대한 일이 있다.
"살아 가는 일"
살아간다는 건 굉장히 대단하고 위대한 일이다.
그렇지만 우린 그 사실을 잃어버린다. 이럴 때 바로 이런 책을 읽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 잘 나가는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작가가 마지막으로 남긴 책
바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