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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도 괜찮아 - 여의사의 행복하고 건강한 다이어트
김유현 지음 / 문예춘추사 / 2015년 5월
평점 :
예고편으로 저자가 나온 프로를 봤다.
놀랐다. 사실 내가 원래 저 프로를 안 보는데 마지막 나온 분이 워낙 감동적이라 분명히 프로를 본 기억이 난다. 안타깝게도 이 저자는 기억에 없었다. 내 생각에 이미 나왔을 때 눈부시도록 예쁜 의사였고 나랑 관련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냥 가정의학과 의사로서 요즘 '아궁이'같은 종편 건강 잡담 프로에 진출하려는 발판 정도로만 봤던 생각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내 편견이 얼마나 경솔했던 것인지 깨달았다.
나와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자신이 원래 통통했다고 한다.
그런 모습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이 "뚱뚱하다"라는 인식을 주면서 더욱 먹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뚱뚱하니 먹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반사작용으로 엄청나게 먹는 탐식으로 바뀐 것이다.
그냥 입에 집어넣고 배에 있는 포만감을 감정으로 치환하는 일상이 계속된다.
그러다 결국 스트레스가 절정인 고3 시절과 대학 의과 졸업반 때 100kg을 눈앞에 둔다.
또 다른 우울함이 찾아왔다.
야... 너 진짜 변했다. 못 알아봤어! 너, 살 빼기 전엔 진짜 인간도 아니었는데!
물론 지금을 칭찬하는 말이다. 문제는 과거 나를 짓밟으면서 하는 칭찬.
그건 칭찬이 아니었다. 이런 칭찬 안에는 전제가 있다.
"뚱뚱이는 인간이 아니다."
앞자리가 4면 어떻게 5면 그 이상이면 무슨 상관인가?
갑자기 몸매로 사람을 평가하는 그 무심결에 드러난 말을 보며 이 사람이 생각났다.
이런 두 번째 상처를 입으면서 저자는 몸 이전에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 스스로를 사랑해야 내 몸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으로 도움을 받는다.
스스로는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타인은 겉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아 보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의 장점은 잘 보여도, 깊숙하게 숨겨 놓은 약점이나 단점은 금방 알아차리기 힘드니까. 가까워질수록 단점을 샅샅이 알게 되는데, 나는 나와 너무 가까워서 사랑하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한 거였다. 나는 남들에게 밝힐 수 없는 이기적이고 못된 속마음을 다 알고 있으니 말이다.(164)
뚱뚱해도 괜찮지만 날씬해도 좋단다.
날씬하다는 것은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일이 아니다.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여름이 되니 알겠다. 푹푹 찌면서 추울 때 쌓아 놓았던 지방이 날 공격하고 있다.
의사인 저자도 그렇게 말한다. 의대 공부를 하면서 병이 생기는 요인에 꼭 들어가는 요소는 '비만'이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행위인 '입에 쑤셔 넣는 행위'를 한 이후 너무나 비대해진 몸은 남에게 피해도 준다.
저자는 대중교통이 싫단다. 자리에 앉고 다리를 붙여도 옆자리에 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다만 날씬해지기 위해 집착하지 말자. 그 집착은 우리에게 '요요'라는 무시무시한 괴물로 돌아온다.
몸은 마음을 비쳐주는 거울이다.
운동으로 마음을 건강하게 하자. 물론 운동에 집착해 중독증이 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몸을 만들기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
타인이 보는 내 몸이 아니라 내가 내 몸을 보고 책임지자.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마음껏 칭찬해주자.
잘 하고 있다고 넌 참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모습.
그 속물적 본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다만 이 사람이 이 말을 밖으로 내뱉은 것뿐.
아마도 이 말을 했을 때 앞에 있던 기자는 민중이 아니니 개, 돼지가 아닌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해서 신나게 이야기했는지 모르지만-
작용, 반작용.
강한 선망은 강한 혐오의 다른 면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내가 뚱뚱하다'는 인식은 넘지 못할 뚱뚱함으로 가버리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빠진다.
운동도 너무 심하게 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적당히'해야 한다.
그 '정당한' 기준이 되어주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주위 나를 위한다며 조언해주는 부모나 가족, 친구일 수 없다.
외면을 보는 저자에 대한 시선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누구인지 몰라도 저자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진정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외면보다 내면이 진정 훌륭한 사람이다.
나이로 보면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배울 점은 훨씬 많다.
행동과 생각이 바르고 진실하다.
앞으로 다닥 김유현 작가가 용감하게 헤쳐나가는 수많은 도전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