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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꼭 읽어야 할 스토리텔링 육아
이영애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이제 끝난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프로 EBS 부모에서 이영애 선생님의 ˝애착˝에 대한 강의는 명강 중에 명강이었다.
정말 노트 필기하면서 2-3번 본 것 같은데(그러면서 정작 내가 애착 육아를 제대로 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
새 책이 나왔길래 정말 한치의 망설임 없이 펼쳐 본 책이다.
요즘 딸이 자기 전에 하도 이야기를 해달라고 난리다.
처음에는 신이 나서해주다가 내가 지쳐서
˝폴리랑 엠버가 있었는데 잘 지냈대.끝~˝이러고 넘어간다.
요즘은 그나마 남편이 스토리텔링을 해주고 있음.
딸의 이야기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져서 백일 때부터 같이 해온 큰 푸우 곰에게 이야기를 해주는가 하면 아빠의 이야기를 갖고
˝그게 끝이야? 마음에 안 들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고..ㅎㅎ뭐~아무튼 그렇게 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읽고 얘기해줄 만한 이야기가 박스 안에 예쁘게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옛이야기 안에 펼쳐진 육아에 적용할 교훈이나 생각해야 할 점에 대해서 이영애 선생님이 말씀해 주는 형식이다.
아주 쉬우면서도 그 해설을 보면서 계속 곱씹게 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무엇보다 뜬금없는 소리가 아니라 굉장히 유아교육적 학술적인 내용들도 많이 접목이 되어서
아이들을 보육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부척이나 도움이 될 듯하다.
중재 역할을 위해 부모가 가져야 할 가지 태도
중재의 역할을 위해 부모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이에 대한 힌트는 이탈리아의 민담 <치코 페트릴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딸의 성대한 결혼식을 마친 후, 점심 식사를 하며 포도주가 떨어지자 아버지는 딸에게 항고에 가서 포도주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신부는 포도주 통 밑에 병을 놓고 마개를 열고는 병에 포도주가 차기를 기다리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난 오늘 결혼을 했고, 지금부터 아홉 달이 지나면 아들을 낳겠지. 아이의 이름을 `치코 페트릴로`라고 지을 거야. 내가 잘 돌봐주면 무럭무럭 자라겠지. 그런데 만약 내 아들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아, 불쌍한 아이 같으니!˝그러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신부를 기다리덜 어머니가 창고에 내려가 딸이 우는 이유를 듣고는 ˝오, 불쌍한 내 손자!˝라며 함께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창고에는 이미 포도주가 파도를 치듯 넘치고 있었지요. 이번엔 아버지가 창고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딸과 아내가 우는 이유를 듣고 비통하게 소리를 쳤지요.˝아! 불쌍한 치코 페트릴로!˝이 모습을 본 신랑은 처음에는 장난하는 줄 알았다가 아닌 것을 알고는 너무 기가 막혀 화를 내고는 집을 떠나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배에서 쇠스랑으로 도토리를 잡으려 하는 사람, 황소에게 수저 물을 주려고 애쓰는 사람, 죽은 남편이 아래로 내려와 바지 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라면서 뽕나무 꼭대기에서 바지를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본 신람은 ˝내 아내보다 더 우둔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여기 세 명이 더 있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군!˝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만족하면서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중재를 하기 위한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 과장은 무조건 위험하다.
이제 막 결혼을 한 신부가 자신은 곧 아들을 낳을 것이고, 정성껏 키울 텐데 죽으면 어떻게 하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하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지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가능성도 희박한 일을 두고 벌써부터 걱정하는 이 모습이 참으로 우습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은 자주 벌어집니다. 작은 일을 두고도 마치 큰일인 양 호들갑을 떨고, 일이 조금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고 어그러져도 세상이 끝날 것처럼 안달을 하지요. 이렇게 과장된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이렇게 과장된 태도를 갖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둘째, 아이의 과장에 장단을 맞추지 마라.
딸의 이야기를 들은 부모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 이야기가 너무 그럴듯하게 들렸는지 철없는 딸을 붙들고 그만 엉엉 울어버립니다. 그러다 보니 포도주가 넘쳐흘러 바닥이 엉망이 되지요. 이렇게 감정이 조절되지 않아 넘쳐흐르면,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부모는 아이가 과장된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야 하고, 그 감정에 동조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객관화를 위해 한 발 뒤로 물러서라.
그나마 이성이 있는 남편이 이 꼴을 보니 기가 막힐 따름이었습니다. 누군들 안 그러겠습니까? 그래서 이 멍청한 신부를 떠나버리지요. 어떤 상황에 압도되어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때 계속 그 상황 속에 머물러 있으면 건강한 생각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는 잠시 그 상황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어야 합니다. 남편은 이 기가 막힌 상황에서 거리를 둠으로써 감정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부모도 아이에게 이렇게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내 안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라.
그런데 이 신랑이 길을 떠나서 만난 사람들은 그야말로 더 한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때 신랑은 `아, 그래도 내 신부가 낫구나`라고 깨닫지요.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 신부와 잘 살았습니다. 이렇게, 상황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입니다. 어떤 점은 괜찮고, 어떤 점은 고쳐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 남편은 분명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차근차근 설명했을 겁니다. 앞으로 아내가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143-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