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타국에서 혼자 맞는 저자. 그런 마음을 아는지 우연히 만난 할머니는 청춘이 참 좋다는 얘기를 건네준다. 딱히 한식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석 달 만에 먹는 한식은 두 세배 비싼 가격에도 집밥만큼 맛있다. 며칠 후면 볼 수 있는 남편 모습에 가슴 설레한다.
읽기에 다소 글자가 작다. 책 안에 지도도 없어 겨우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저자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유추하며 읽어야 했다. 큰 챕터로 나뉜 형식이 아니고 그저 가는 여정에 따라 글을 읽어야 해서 산만해 보이기도 했다. 글 또한 소박하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뿐 아니라 나에게도 소중하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저자의 용감한 결정. 그리고 누구보다 솔직한 마음을 담은 여행기. 작가의 시각으로 담은 깔끔하고 아름다운 사진들. 이 소중한 자료가 모여 책이 됐다.
열심히 책을 읽고 있으니 남편이 그런다.
"언젠가 너도 혼자 여행 가봐."
웃으면서 난 답한다.
"마음이라도 고맙네."
마음이라도 머나먼 유럽에 떠나게 해 준 이 책에게 참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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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해 주신 꿈꾸는 발자국 출판사에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