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여자를 만난다.

마음이 땡긴다.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 사랑을 한다.

즐겁게 지내다가 다른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뺏긴다.

배신감과 상실감에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슬슬 마음이 나아지면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이 내용이 책의 모든 것이다.

육백일의 섬머였나?그 영화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공감이 가는 글들이 뻔한 내용을 따뜻한 감동과 흡입력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사랑이란 것은 마음을 혼미하게 하는 환희를 주면서도 찢어지게 아프게하는 괴로움과 고통을 선사하는 양면성을 갖는다.

그 안에 알랭 드 보통이 공부했던 많은 인문학과 철학적 이론을 녹여서

지루하지 않고도 흥미롭게 사랑을 학문화하기도 한다.

 

예전 내 연애시절에 대한 고찰도 해 보고

또 삶의 압축이 연애질에 녹아있다는 심오한 사실을 같이 알게만드는

재밌는 reading material 이었다.

 

무엇인가 비참한 일이 일어날 때면 우리는 왜 하필이면 내가 이런 끔찍하고 견딜 수 없는 벌을 받는 것인지 이해하려고 일상적인 인과론적 설명을 넘어서는 설명을 찾게 된다. 참담한 사건일수록 객관적으로 보면 가당치도 않은 의미를 가져다붙이게 되고, 심리적 운명론으로 빠져드는 경향도 강해진다. 나는 비통함 때문에 당황하고 진이 빠진 상태에서 의문부호들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왜 나인가? 왜 이런 일이?왜 지금?"나는 과거를 샅샅이 뒤져 이런 일의 유래, 조짐, 잘못된 행동 등, 내가 입은 상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찾아내려고 했다.





인간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며, 그 바람에 자살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 되었다. 성난 개는 자살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이나 물건을 물어뜯는다. 그러나 성난 인간은 침울하게 방 안에 틀어박혔다가 말없는 종이 한 장만을 남기고 총으로 자신을 쏜다. 인간은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피조물이다. 나는 내 분노를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 자신의 죽음으로 그 분노를 상징하려고 했다. 나는 클로이에게 상처를 주느니 차라리 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쪽을 택했다. 나 자신을 죽여 그녀가 나한테 한 일이 무엇인지 내 몸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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