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군사적으로도 뛰어난 인물이었을 뿐만아니라, 역사가 폴리비오스나 극작가 테렌티우스와의 교유가 보여주듯이, 남다른 재능만 갖고 있으면 패배자인 그리스인이나 카르타고인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사고와 깊은 교양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그 지식 때문에 오히려 발상의 전환이나 비약을 방해받는 법이다. 티베리우스가 착수한 개혁안이 폐지된 것도 아닌데 갑자기 기세를 잃고 좌절해버린 것은 로마 부유층의 이기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 P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