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성경도 그리 쉽게 읽지 못했다. 직접 보거나 겪거나 확인된 일이 아니면 쉽게 인정하고 믿는 성격이 아니다. 굉장히 사실을 중시한다. 이건 아무래도 내가 태어나면서 갖고 있는 선천적인 성격 같다. 그래서 나는 시야가 굉장히 좁았고 이해의 폭도 그리 넓은 편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소설이 재미가 없었다. 이미 가짜라고 선포한 이야기 아닌가? 있지 않았던 허황된 이야기를 왜 읽고 앉아있어야 하는가? 차라리 나는 앞으로 내 인생을 밝혀주려고 노력하는 자기계발서가 소설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이런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해 준 일이 있다면 나와 같은 인종과 태어나면서 너무도 익숙한 곳을 떠나 생활을 해 본 영국의 삶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그 일을 통해 성경이 진짜 역사서라는 걸 깨닫게 되었으니 내게는 획기적인 일이다. 이와 함께 나는 성경 속 황당한 이야기도 믿기로 결심했다. 야곱이 천사와 싸웠다거나 여호수아가 육신이 죽지 않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들. 그러면서 이 책을 읽을 여유가 내게 생겨났다. 이전의 나라면 오글거려서 서문에서부터 읽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기도를 하는 중에 천사가 와서 천국을 보여주고 그걸 그대로 책에 쓰라고 지시를 했다니. 한국에 재림 예수가 20명이 있다는 데 서양이라도 다르지 않구나’, 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증거물이다.

 이 사람 이야기를 믿어주어 원고를 읽었고 편집을 했고 출판을 했고 사람들이 읽었다. 이 책을 한국에 있는 누군가가 읽어서 감명을 받아 출판하기로 결정한 후 긴 시간을 들여 번역을 하고 나무를 종이로 만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표지가 정말 예쁘다. 바다 건너 다른 언어로 이렇게 예쁜 옷을 입은 책을 한 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읽었을 때는 극도로 긍정적인 망상에 걸린 사람이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이용해 허황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나도 사람들이 하도 천국이 있고 지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 나름 규정지어 놓은 천국과 지옥이 있다. 그러니까 나도 정색하고 기도로 이런 일을 겪었다고 말하며 이런 책을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머릿속 악마인지, 평가자인지, 별 시답지 않은 훈수두는 내면을 지나고 나니 이 책을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비로운 내면이 드러났다. 특히 예수님이 저자 손을 잡을 때 못 자국이 선명했고 그걸 보고 마음이 아프며 눈물이 났다는 부분에 이르러서 나도 같이 울렁거리는 마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중에 저자가 천국을 둘러보며 자신이 천국에서 할 일을 알게 된다. 천사는 말이 좋아 하늘에서 짜지, 여기 천국에서는 열심히 하루 종일 쉼없이 몸을 놀리는 노동자에 가까웠다. 보통 하늘을 아름답게 가꾸며 땅에 있는 인간이 저지른 일을 예수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고 보면 왜 천사의 수장인 루시퍼가 왜 예수에게 대항했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지금 땅에 인구는 70억명이다. 영국 저명한 경제학자 멜서스에 따르면 이런 인구폭발은 지구 폭발에 버금가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본 천국이 천국이 맞다면 천사라는 제한된 인원이 70억명에 대한 인간을 관리한다는 건 굉장히 부족한 의료 인력이 폭발적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감당하는 일과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에 노동조합장 입김이 매우 강하듯이, 아마 루시퍼는 천사 노동조합의 조합장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봤다. 저자가 보여준 천국은 확실했다. 평화롭고 안전하고 행복하지만 이는 모두의 노동으로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와중에 하늘은 땅을 위한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언젠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모적지는 아버지의 일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두가 무언가 열심히 하면서 만족하는 삶이 하늘에서의 삶이다.

 지은이가 하늘에서 하는 일은 예쁜 정원을 가꾸는 일이다. 땅에서는 영국에서 저명한 정원사를 제외하고는 매우 천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농부정도가 그 일인 듯싶었다. 하늘에서는 동일한 일을 하고 천사 그 누구도 불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업이 있었다. 바로 예수가 원하는 땅 밑 사람들 데이터가 들어있는 생명책을 찾아서 보내는 역할이다. 땅 일로 치자면 지금은 사라진 업종인 전화교환수나 권력자 예수와 관련된 일이니 9급 공무원 내기는 기능직 공무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래서인지 나는 책이 가득한 공간을 좋아한다. 이건 선천적인 끌림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 때 그 정보를 잘 찾아서 제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요즘은 인터넷 검색엔진이 있어서 예전만큼 빛나는 능력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떤 내용이 정보가 알고 싶다고 생각할 때 때와 장소에 맞게 자석처럼 그 정보가 다가온다. 안타까운 점은 그 알고 싶다는 정보가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거나 내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바꿀만한 그런 대상은 아니란 점이다.

 그래도 이런 능력을 쓸수록 나눌수록 더 발전해 가지 않을 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 해 당기는 책 한 권을 매일 읽으면서 리뷰와 인증 영상을 찍는 게 목표였다. 연초라 정신 없어서 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면 아이들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면..등으로 점점 연기가 되다가 이러다가 올해 안에 시작도 못할 것 같아 이렇게 시작만이라고 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혹시 또 누가 알겠는가, 나는 이런 일을 계속하면서 귀찮아 하는 고질적 나쁜 습관을 버리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탈바꿈할지, 또 이런 리뷰를 계속 보면서 도움을 받을 누군가가 있을지.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특정 종교색이 강해서 강력하게 추천해 줄 만한 책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나에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책이다.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내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굉장한 도약을 줄 시작을 한 행동을 만든 책이다. 이 일이 작심삼일로 끝나고 어느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할지라도 만약 죽어서 천국이라는 데 돌아가서 이력서에 도서관에서 노가다 한 경력을 살려 책리뷰를 열심히 하다가 돌아옴.’이라고 당당히 쓸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건 내 100% 망상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열심히 흰 종이에 검은색 글자를 채워 넣었다. 이제 또 다른 책을 읽어야 겠다. 다 읽을 책은 아무래도 내 예전 영국 생활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영어교육 체험기에 관련한 책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