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아이, 문 라임 그림 동화 34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지음, 스테판 키엘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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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반복적인 행동을 많이 하는 발달 장애의 한 종류를 '자폐 autism'라고 해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정해진 대로만 하려고 하고, 조금만 벗어나도 불안해하지요. 같은 물건을 높이 쌓기만 하거나 항상 같은 길로만 가려고 한다거나 반복적인 음식만 선택하는 것처럼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지요. 주인공인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로 나왔잖아요. 천재적인 사고력을 가졌지만, 다른 사람보다 예민하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요. 보통의 경우 의사소통의 장애를 이유로 사회적으로 격리되거나,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등 부정적인 면을 많이 접해 왔던 터라 발달 장애를 가진 사람이 주인공 역할을 하고,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강점은 높이고, 사회생활에서도 성장해 가는 모습이 긍정적이어서 좋았어요.

[조금 다른 아이, 문(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글, 스테판 키엘 그림, 이세진 번역 / 라임)]에도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친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조금 다른 아이 문에게는 군데군데 매듭이 진 끈이 길게 이어져 있어요. 치렁치렁 늘어져 있어 걸을 때마다 방해가 되니 항상 느릿느릿하게 걸어요. 뒤엉켜 있는 매듭에 걸려서 꼼짝달싹 못하기도 하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문이에요. 친구들은 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친구가 되지는 못해요. 하지만, 부모님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주세요.

어느 날, 쓸모없어 보이는 긴 끈으로 문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요. 자신을 구해줬다고 고마워하는 그 아이는 문의 친구가 되어요. 친구는 문의 속도에 따라 함께 걷고 함께 뛰어요.

; 그날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_조금 다른 아이, 문 중에서

자신을 이해해 주는 그 친구 덕분에 다른 친구들도 문과 함께 놀기 시작해요. 친구들의 웃음소리를 따라 문의 마음도 함께 활짝 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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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가진 특징을 노랗고 까만 색깔과 매듭이 진 긴 끈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아이의 존재 차체를 보아주는 부모님과 친구가 존재한다는 것에 안도하게 했어요. 방해되던 대상에서 함께하는 존재로 변화해가는 모습이 따뜻해요.
한편으로는 장애를 가진 사람을 나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했어요. 공감하거나 이해하는 존재라고 포장해서 보고 있었지만 여전히 섣부른 동정과 얕은 시선으로 보는 대상이었음을 인정했어요.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을 쫘악 펴 보는 도전의 시간이었네요. 장애라는 단어에 가려져 있던 '한 사람'에 대한 인식의 폭이 넓혀져서 개인의 다양성이 조금 더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조금다른아이문 #아네스드레스트라드 #라임 #라임서포터즈 #그림책추천 #다름을존중하는세상 #평등교육 #장애이해 #자폐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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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두 번 살아요 도토리숲 과학 그림책 3
에이미 M. 비소네트 지음, 닉 존스 그림, 윤소영 옮김 / 도토리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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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앙으로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지요. 환경 파괴와 다양성을 사라지며 동물들도 삶의 터전을 잃고 멸종 위기에 몰리기도 하고요. 한 겹의 흙 위에서 자라는 식물들도 재앙을 피할 수는 없어요. 기온이 오르고, 흙이 건조해지면서 화재는 쉽게 일어나고 나무는 불속으로 사라져요. [나무는 두 번 살아요]는 그게 끝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나무는 살아가는 동안 곤충, 동물, 다른 나무들과 함께하며 숲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해줘요. 첫 번째 삶이 끝난 후에도 다른 동물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하고 먹잇감을 되기도 하는 나무의 '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줘요.

책은 호숫가 숲의 늙은 나무 한 그루인 발삼전나무를 소개해요. 작은 씨앗이었던 나무는 말라붙은 나무진으로 울퉁불퉁해진 줄기와 짙은 초록색의 굵은 바늘잎을 가진 지금 60센티미터의 큰 나무로 자랐어요.
흰 꽃이 피는 마가목, 솔방울 열매를 달고 있는 삼나무와 가문비나무까지 발삼전나무 주변의 나무들과 함께 숲을 이루고 살고 있어요. 나방 애벌레와 다람쥐에게 나무는 좋은 먹잇감이에요. 봄에는 흑곰도 연한 줄기를 벗겨 먹으러 와요. 박새는 나무 구멍 안에 둥지를 틀어요. 아메리카붉은다람쥐는 나무줄기를 오르내리고 토끼와 사슴은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 가고요. 수십 년 동안 동물들에게 편안한 안식처와 먹잇감이 되어 줘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어주며 큰비가 오는 동안에는 빗물이 천천히 흐르도록 해 흙이 쓸려가지 않게 해요. 나무에서 떨어진 나뭇잎은 양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요.

어느 날 바람이 윙윙 휘몰아치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몰려온 날 발삼전나무 뿌리는 버티지를 못해요.

우두둑! 우지끈! 쿵쾅!

발삼전나무의 첫 번째 삶이 끝났어요. 그리고 두 번째 삶이 시작되지요.

; 변화는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움직임에서 출발해요
_ 나무는 두 번 살아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움직임이 나무에서 나타나요. 세균과 갖가지 곤충, 곰팡이나 버섯 같은 균류가 팀을 이루어 나무를 갉고 으깨고 부스러트려요.
봄이 오면 먹잇감과 집을 찾는 개구리, 쥐며느리, 도롱뇽, 동고비, 휘파람새 등 동물들로 북적거려요. 쓰임 많은 나무에는 점점 더 많은 동물들이 찾아와요. 붉은 여우는 편편한 곳에 엎드려 햇볕을 쬐고, 다람쥐는 나무줄기를 따라 뛰어다녀요. 날씨가 추워지면 나무 틈새로 개미는 기어다니고, 흑곰은 개미로 배를 채우고 나무뿌리 안쪽에서 겨울잠을 준비해요.
100년의 시간 동안 나무는 여러 짐승과 곤충, 새들과 함께하며 서서히 흙의 한 부분이 되어, 사는 동안 땅에서 얻은 양분을 돌려주며 두 번째 삶을 마쳐요. 나무가 사라진 그곳에 어린 나무가 태어나요. 주변의 흙 속으로 뿌리를 뻗어 나가며 굵고 큰 나무로 자라가요.

;전에는 숲 관리인들이 죽거나 부러진 나무들을 치워 버렸어요. 숲을 깔끔하게 유지하려고 한 거예요. 마른 가지가 너무 많으면 불이 날 수 있다고도 생각했지요. 매우 활동적인 나무의 '두 번째 생애'를 깨닫지 못했던 거예요. 최근 들어 연구자들은 쓰러진 나무와 부러진 가지, 선 채로 죽은 나무들을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이 식물과 동물, 그리고 숲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 냈어요. _지은이의 말 중에서

숲에 있는 죽은 나무들은 숲이 병들었다는 신호가 아니에요. 숲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나무들은 죽음을 맞이하고, 어떤 나무들은 새 삶을 시작하기도 해요. 생생한 그림과 함께 정보를 담은 이야기는 나무의 생애가 다른 동식물들, 주변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대로 보여줘요. 겸허하고 경건한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발삼전나무는 그냥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the 나무'가 돼요. 파릇파릇하고 단단한 그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어요.

;살아 있든 죽었든, 모든 나무는 갖가지 생명 활동이 일어나는 작은 서식지예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멈춰서 보는 것뿐이에요. 죽은 나무에도 생명이 깃들여 있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야생의 생명력이 넘쳐난답니다. _지은이의 말 중에서

#나무는두번살아요 #에이미M #닉존스 #윤소영 #도토리숲 #나무의두번째생애 #생태계 #순환 #생명 #과학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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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치유하는 뇌 - 개정판
노먼 도이지 지음, 장호연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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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뇌가 멋지게 돌아가는 기계와 같아서 각각의 부품이 뇌의 한곳에 놓여 하나의 정신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뇌졸중이나 부상, 질병으로 인해 그곳이 망가지면 영영 고칠 수 없다. 기계는 스스로를 고치거나 새로운 부품을 생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013

부모님께서 나이가 드니, 건강에 제일 신경을 쓰게 돼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 몸의 기능이 떨어져 아픈 곳이 늘어나는 것이고, 뇌 또한 쇠퇴하는 것은 당연하니 기억력이 흐릿해지는 것도 정해진 순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야기하는 책의 소개 문구들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 '인간 두뇌의 무한한 적응성에 대한 놀랍고 희망적인 묘사', '난치성 신경 질환 치료의 새로운 관점'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사기 아닌가 혼자 의심의 눈초리로 저자인 '노먼 도이지'의 이력을 살폈어요. ㅎㅎ

뇌는 신경가소적이다.
_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뇌가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하여 제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이다. 012

노먼 도이지는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새로운 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예요. 불변이라고 여겼던 뇌를 대하는 기존의 방식에 '뇌도 치유 가능하다'라고 혁명의 불을 놓았어요. 노벨상까지 받으신 분을 의심하며 바라본 저를 반성하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는데요. 불치와 난치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의 희망을 가슴에 품기도 했어요.

;수십 년 동안 치유라는 말은 피부, 뼈 소화관 같은 다른 몸속 기관들과 달리 뇌와 관련해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피부, 간 혈액은 '대체 부위'로 기능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잃어버린 세포를 보충할 수 있었지만, 뇌에서는 아무리 뒤져도 그런 세포를 찾아내지 못했다. 망가진 신경세포를 복원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014

;의약품과 수술의 발견으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질환을 완화시키는 길이 열렸듯이 신경가소성의 발견도 마찬가지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만성통증, 뇌줄중, 외상성 뇌 손상, 뇌 손상,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자폐증, 주의력 결핍 장애, (난독증을 포함한) 학습 장애, 감각 처리 장애, 발달 지체, 뇌 부위 소실, 다운증후군, 특정 종류의 맹증에 시달리거나 이런 질환을 겪는 환자를 보살피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례들을 상세히 보게 될 것이다. 015

;어떤 두 차례 머리 부상도 정확히 똑같은 뇌 부위에 타격을 주지 않는다. 경험 많은 임상의들은 자신들이 그저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다. 520

책은 질병을 가지게 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과 어떻게 향상되어 갔는지 그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있어요. 태어나야 할 시기보다 10주 일찍 태어난 윌, 뇌의 일부가 소실된 채 태어난 엘리자베스, 자폐증 진단을 받은 3살 로젠, 난독증으로 애를 먹는 초등학교 1학년 에리카, 40대에 만성통증으로 하루 12시간을 마사지 의자에 앉아 있는 샌딘, 30대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페퍼, 법적 맹인이 된 마흔세 살 웨버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되는 모습들은 기적처럼 보여요. 물론 모든 걸 여기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단서는 달려 있어요. 그래도 놀랍네요. 뇌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들을 하나하나 깨뜨려주니 매혹적인 책이 '분명'해요

; 뇌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은 뇌가 언제든지 치유될 수 있다는 말과는 다르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뇌가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부, 뼈, 간, 그 밖에 치유될 수 있는 기관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피부가 치유될 수 있다는 주장이 모든 화상에서 나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치료도 모든 사람을 다 도울 수는 없다. 521

; 이 책에 나오는 방법들의 대부분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빛, 소리, 진동, 전기, 동작 등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런 에너지는 자연적이고 비침습적인 통로로 우리의 감각과 몸을 통해 뇌로 들어가 뇌 자체의 치유력을 일깨운다. 우리의 감각은 주위에 있는 여러 형태의 에너지를 뇌가 사용하는 전기 신호로 바꾼다. 나는 이런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뇌의 전기 신호 패턴을 바꾸고 뇌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줄 생각이다. 016

; 뇌를 몸과 분리하여 머리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해부학 교과서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뇌가 작용하는 방식을 보자면 뇌는 항상 몸과 연결되고 감각을 통해 바깥세상과 연결된다. 신경가소성자들은 몸과 뇌의 이런 통로들을 사용하여 치유를 촉진하는 법을 알아냈다. 뇌졸중으로 뇌를 다쳐서 발을 쓰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발을 움직여주면 망가진 뇌의 휴면 상태의 회로가 가끔 깨어날 수 있다. 몸과 마음은 뇌 치료에서 동반자가 되며 이런 접근법은 비침습적이므로 부작용이 대단히 적다. 018

;어쩌면 우리는 치유 과학에서 거대한 변혁의 순간, "임상적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는 시대에 있는지도 모른다. 533


#스스로치유하는뇌 #노먼도이지 #히포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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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곳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23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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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별이 오른쪽 창문 너머에서 밝게 빛나는 어느 밤, 불안한 생각으로 잠들지 못하는 아이가 있어요. 별이 조용히 속삭여요.

나를 따라와, 행복한 그곳으로 안내할게.
Follow me, whispers the star,
and I will help you find a happy place.

깊고 푸른 밤, 별은 아이를 달빛 비치는 숲으로 데리고 가요. 까치발 든 다람쥐, 꼬리 덥수룩한 여우, 귀 쫑긋 세운 토끼, 별빛 눈동자의 담비 한 쌍과 함께 아이는 달빛 아래에서 춤추고 노래해요. 같이 놀던 동물들은 하나둘 돌아가고, 더 이상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너랑 나만 남아 세상을 껴안아요. 돌아갈 시간이 될 때까지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편안하게 잠들어요. 처음 장면과 달리 왼쪽 창밖에서 작은 별이 보여요. 아이의 마음에 평화가 들어 앉은 걸 표현한 거겠죠. 불안감이 사라진 아이의 방 안으로 별빛이 총총히 박혀요. 고요하고, 아름다운 아이의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돼요.

ㅡㅡㅡ
아름다운 달빛과 함께하는 꿈나라 여행인 걸까요?
[행복한 그곳]은 작은 별이 들려주는 노래 같아요. 아이의 창에서 시작한 그림은 한 장 한 장 넘어가며 반짝이는 강, 구불구불한 언덕, 달빛 비치는 숲을 지나가요. 달의 모양은 그대로 두고 아랫부분을 높낮이가 다르게 컷팅해둬서 달이 입체적으로 변하는 게 재미있어요.
달빛 아래 춤추며 두려움도 불안도 저 멀리 날아가요. 달빛 아래 도착한 아이는 그대로 두고 함께 춤을 추는 존재들이 핀 조명을 받는 것처럼 타공되어 하나씩 생겨나고 다시 사라지는 부분들은 여러 모양으로 컷팅되어 있어요. 책장을 넘기며 어떻게 이렇게 만들 생각을 했을까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의 창의성에 놀랐어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영화 한 편을 직접 촬영한 것 같기도 해요. 신비롭고 아름다운 '행복한 그곳'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에요^^

#행복한그곳 #브리타테켄트럽 #봄봄 #김하늬 #타공북 #컷팅북 #BrittaTeckentrup #AHappy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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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병:맛 2 - 청록, 얼얼하고 질긴
스튜디오 어중간 편집부 지음 / 스튜디오어중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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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다는 것을 생각하면 건강, 긍정, 도전, 실패, 미래,,, 이런 단어들이 생각나요. 질병, 아픔, 쉼, 요양 등의 단어는 젊음과는 먼 단어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매거진 병:맛을 읽으며 병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편협한 시선으로 가득 차 있는 '저 자신'을 마주했어요. 콧물이 찔금 나던 지극히 사소한 증상부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던 일까지. 달이 차고 해가 가기를 거듭하면서 그 기억은 아주 멀어졌지만 '내 몸'이 아팠던 경험들을 되짚어 보는 건 쉽지가 않았어요. 이렇게 자신의 병을 온전히 보여주고 이야기하는 젊은 투병인들이 자신의 삶을 대하는 긍정적 태도가 대단해 보였어요.

병:맛 Taste
쓰고 탁한 '맛없는' 한약 같다고 할까요? 맛을 음미할 새도 없이 코를 막고 들이켜기 바빠요. p.47
쓰린 맛, 너무 매운 걸 먹어서 그다음에 뭘 먹어도 혀가 쓰라린 그런 맛이요. p.71

'틱' 장애와 함께 사는 이민재님, 투병인의 보호자였던 2년 차 사별자 정하은님, 암 경험자로 다른 환자들의 삶을 돕는 정승훈님, 암과 함께 할 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는 소중한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어떻게 투병의 시간을 지내오고 있는지, 생생하게 경험하고 깨달은 바를 내 삶에 대해 이야기해요. 사진, 퍼스먼스,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들며 함께 '얼얼하고 질긴 병:맛'에 대해 말해요.

아침마다 생고구마와 삶은 닭 가슴살을 꼬박꼬박 먹으면 가장 좋겠지만 매일 그럴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소중한

나는 오늘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이부자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외출하는 사람이지만, 더 이상 불안에 잠식된 삶을 살지 않는다. 적어도 화폭에 내가 동경하는 삶이 담겨 있으니 괜찮다. 백지현

저에게 틱이란 '두통이 왔을 때 아스피린 먹는다' 그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병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틱은 삶ㅁ에서 계속 껴안고 가야 하는 병이거든요. 그래서 주체성과 주도성을 찾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일 같아요. 저는 몰입하는 행위에서 이걸 찾았고, 누군가에게 몰입은 춤이거나 글쓰기 혹은 연기가 될 수도 있겠죠. 각자 몰입이 가능한 어떤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주도성, 주체성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민재

아픔과 고통, 후회, 배신, 기억에 대한 미화, 혼자 남았다는 외로움과 상실감, 살아야 한다는 공포와 두려움. 모든 걸 겪어야만 이겨낼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누구나 예비 사별자에요. 지금이 아니더라도 분명 한번은 겪을 일을 저는 조금 더 빨리 겪은 선배라고 생각해요. 짱하로그 정하은

2023투병 청년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불안하지도 그저 슬프지도 않아요. 병에 걸린 환자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좋아요. 건강하지 않다는 딱 2가지만 존재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점들 그 어디쯤, '어중간'하게 걸쳐져 있는 거지요. '투병'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태도로 접근하는 이야기들에게 전보다는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게 되어요.

'얼마나 인간답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투병인을 응원합니다

#매거진병맛 #청년투병 #영케어러 #스튜디오어중간 #젊은투병인 #청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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