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뇌 - 개정판
노먼 도이지 지음, 장호연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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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뇌가 멋지게 돌아가는 기계와 같아서 각각의 부품이 뇌의 한곳에 놓여 하나의 정신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뇌졸중이나 부상, 질병으로 인해 그곳이 망가지면 영영 고칠 수 없다. 기계는 스스로를 고치거나 새로운 부품을 생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013

부모님께서 나이가 드니, 건강에 제일 신경을 쓰게 돼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면 몸의 기능이 떨어져 아픈 곳이 늘어나는 것이고, 뇌 또한 쇠퇴하는 것은 당연하니 기억력이 흐릿해지는 것도 정해진 순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야기하는 책의 소개 문구들에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개선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 '인간 두뇌의 무한한 적응성에 대한 놀랍고 희망적인 묘사', '난치성 신경 질환 치료의 새로운 관점'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사기 아닌가 혼자 의심의 눈초리로 저자인 '노먼 도이지'의 이력을 살폈어요. ㅎㅎ

뇌는 신경가소적이다.
_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뇌가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하여 제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이다. 012

노먼 도이지는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새로운 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예요. 불변이라고 여겼던 뇌를 대하는 기존의 방식에 '뇌도 치유 가능하다'라고 혁명의 불을 놓았어요. 노벨상까지 받으신 분을 의심하며 바라본 저를 반성하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는데요. 불치와 난치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의 희망을 가슴에 품기도 했어요.

;수십 년 동안 치유라는 말은 피부, 뼈 소화관 같은 다른 몸속 기관들과 달리 뇌와 관련해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피부, 간 혈액은 '대체 부위'로 기능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잃어버린 세포를 보충할 수 있었지만, 뇌에서는 아무리 뒤져도 그런 세포를 찾아내지 못했다. 망가진 신경세포를 복원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014

;의약품과 수술의 발견으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질환을 완화시키는 길이 열렸듯이 신경가소성의 발견도 마찬가지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만성통증, 뇌줄중, 외상성 뇌 손상, 뇌 손상,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자폐증, 주의력 결핍 장애, (난독증을 포함한) 학습 장애, 감각 처리 장애, 발달 지체, 뇌 부위 소실, 다운증후군, 특정 종류의 맹증에 시달리거나 이런 질환을 겪는 환자를 보살피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례들을 상세히 보게 될 것이다. 015

;어떤 두 차례 머리 부상도 정확히 똑같은 뇌 부위에 타격을 주지 않는다. 경험 많은 임상의들은 자신들이 그저 "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다. 520

책은 질병을 가지게 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과 어떻게 향상되어 갔는지 그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있어요. 태어나야 할 시기보다 10주 일찍 태어난 윌, 뇌의 일부가 소실된 채 태어난 엘리자베스, 자폐증 진단을 받은 3살 로젠, 난독증으로 애를 먹는 초등학교 1학년 에리카, 40대에 만성통증으로 하루 12시간을 마사지 의자에 앉아 있는 샌딘, 30대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은 페퍼, 법적 맹인이 된 마흔세 살 웨버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되는 모습들은 기적처럼 보여요. 물론 모든 걸 여기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단서는 달려 있어요. 그래도 놀랍네요. 뇌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들을 하나하나 깨뜨려주니 매혹적인 책이 '분명'해요

; 뇌의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은 뇌가 언제든지 치유될 수 있다는 말과는 다르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뇌가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피부, 뼈, 간, 그 밖에 치유될 수 있는 기관들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피부가 치유될 수 있다는 주장이 모든 화상에서 나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치료도 모든 사람을 다 도울 수는 없다. 521

; 이 책에 나오는 방법들의 대부분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빛, 소리, 진동, 전기, 동작 등의 형태를 취하는데, 이런 에너지는 자연적이고 비침습적인 통로로 우리의 감각과 몸을 통해 뇌로 들어가 뇌 자체의 치유력을 일깨운다. 우리의 감각은 주위에 있는 여러 형태의 에너지를 뇌가 사용하는 전기 신호로 바꾼다. 나는 이런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뇌의 전기 신호 패턴을 바꾸고 뇌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보여줄 생각이다. 016

; 뇌를 몸과 분리하여 머리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해부학 교과서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뇌가 작용하는 방식을 보자면 뇌는 항상 몸과 연결되고 감각을 통해 바깥세상과 연결된다. 신경가소성자들은 몸과 뇌의 이런 통로들을 사용하여 치유를 촉진하는 법을 알아냈다. 뇌졸중으로 뇌를 다쳐서 발을 쓰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발을 움직여주면 망가진 뇌의 휴면 상태의 회로가 가끔 깨어날 수 있다. 몸과 마음은 뇌 치료에서 동반자가 되며 이런 접근법은 비침습적이므로 부작용이 대단히 적다. 018

;어쩌면 우리는 치유 과학에서 거대한 변혁의 순간, "임상적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새로운 분야가 생겨나는 시대에 있는지도 모른다. 533


#스스로치유하는뇌 #노먼도이지 #히포크라테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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