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외과 의사 핀셋. 하나 더. 그리고 여기 좀 닦아 줘요. 간호사! (꾸르륵거리는 소리) 여기 부글부글하는 거 보이죠. 닦아 달라고 했잖아요. 내 이마도 좀, 땀이 떨어지잖아요. 이거야 원, 일요일에 먹고 남은 카술레도 아니고, 속이 메슥거리네. 됐어요, 그건 내가 할게요.
비프음이 느려진다.
여자 외과 의사 안 된다니까. 될 턱이 없어. 다 망친 거야.
남자 외과 의사 입 좀 다물어, 모니크, 입 좀!
여자 외과 의사 오케이, 하지만 내 말이 맞을 테니 두고 봐. 난 분명히 경고했어, 조르주. 여길 절제부터 해야 한다고 말이야. 이거 사방에서 줄줄 흐르네. 네 <폐암>이 떠나는 모양이야.」-「심판」P14-15
아나톨의 수술실 상황이다. 뭔가 잘못된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의사들의 대화. 희곡을 책으로 본적은 없는데 장면 장면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면서 대화들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아나톨 그런데 당신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새로 왔어요?
카롤린 제가 새로 온 게 아니라, 당신이 <새로운> 체계에 온 거예요.
아나톨 여전히 아제미앙 교수의 암 병동인 건 맞죠?
카롤린 일종의 <별관> 같은 것이라고 해두죠. 」 - 「심판」P22
내용을 알고 보니 아나톨과 카롤린의 대화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내용이 어떻게 전개 될지도 궁금했다.
"마치 환한 빛이 끌어당기는 것 같고, 한 마리 새처럼 공간 속을 날았고 투명한 존재들이 주위에 있었으며 다함께 날다가 거대한 소용돌이가 있는 은하의 중심에 도착했어요. 그 소용돌이는 푸른빛을 띠고 가장자리에는 별 가루가 뿌려져 있고, 모두 산이 하나 솟아 있는 하얀 들판이 나올 때까지 빛을 향해 날아갔어요. 들판에 강줄기가 흐르고, 강가에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어요."
위의 내용은 카롤린과 아나톨의 대화내용을 다시 정리한 것인데, 천상의 모습을 표현한 듯 하다. 천상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아름답고 신비스럽게 잘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