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 학부모가 된다는 것
이현주 지음, 김진형 그림 / 수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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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시기는 일시적인 것이고 지나가는 것이니까.

그리고 그게 육아의 전부는 아니니까.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는 못 잡는다지만

둘 다 중요한 것이라서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다.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냥 포기하지 말고

둘 다 좀 못해도 뻔뻔하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p310

 

 

위의 글은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에서 내가 최고로 뽑은 문장이다.

워킹맘으로 계속 살 것 같은, 그렇게 살 나에게 하는 위로의 말이다.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적당히 해도 괜찮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육아에 막 발을 들이고 고군분투하고 있을때 「딸바보가그렸어」의 따뜻한 일러스트와 짧은 문구가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책을 펼 여유조차 없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갈 때 핸드폰 속의 카○○스토리에 이따금 올라오는 컷들이 내 팍팍한 일상에 단비같은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딸바보가그렸어」의 신간에세지가 나왔다.

그렇게 우리 아이와 함께 자란, 딸바보의 딸이 초등학생이 되고 딸바보인 부모는 학부모가 되어 그 일상을 함께 하며 배우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또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쓴 글이 나온 것이다. 책은 산뜻한 노란색 표지안에 아이의 가방을 챙기는 엄마와 그 엄마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귀여운 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오히려 네가 친구 같은 딸이 되어주었구나

 

 

새롭게 주어지는 '학부모'라는 역할.

안 어울리는 옷처럼 꺼끌거리는 이 역할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나는 지레 겁먹기 시작한다.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p27

나도 한 8개월 후면 학부모가 된다. 유아기를 벗어난(사실 아직 내 눈엔 아기같다) 아들을 초등학교에 보낸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나도 내년엔 저런 마음이 들 것 같다.

엄마가 정말 준비해줘야 할 건

국영수가 아니예요.

혼자서 화장실 다녀오기

친구를 때리거나 욕하지 않기

선생님 말씀에 잘 대답하기

돌아다니지 않고 식사하기

자기 생각을 똑바로 말하기

친구 물건 들고 오지 않기 등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한 준비가

중요하답니다.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p17

내년이 되었을때 '학부모로 무엇을 준비해야하나' 조바심 느낄 때 위의 것들을 다시 읽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습보다 생활의 기본수칙부터 가르쳐야겠다.

엄마가 "오늘 학교 어땠어?"라고 물어보는 밤에는

아이가 대체로 졸리고 피곤한 상태니까

"그냥 그랬어"하고 대답해버리는 것 아닐까.

엄마를 만나는 밤이 될 때까지 기억하기엔

아직은 많이 어리니까.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p107

 

 

 

워킹맘으로서 힘든 점은 여럿있지만 그 중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에서 난 두 가지를 골랐다.

 

 

하나는 아이의 일상을 아이 목소리로 듣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엄마는 하루 종일 아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무척이나 궁금한데 아이는 특별한 일이 있었어도 엄마를 만나는 시간이 되면 시간이 많이 지나 잊어버리게 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두번째는 어느 날 일찍 퇴근하여 자신을 데릴러 온 엄마를 기대하며 그 다음날 부터 엄마의 이른 퇴근을 기다린다는 것.

이것은 나도 경험해 봤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일이 많을 땐 너무 많고 적을 땐 또 적어서 이따금 일찍 끝난다. 엄마인 나는 아이를 맡기고 자유시간을 누리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가 좋아할 것을 생각하며 일찍 데리러 간 날도 있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다음번에도 또 그러지않을까 기대했다. 늦는다는 말에 아이는 한동안 섭섭해했다.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줄 안다.

 

 그리고 엄마를 꿰뚫어 본다」

 

위의 문장에 공감하며 끄덕끄덕.

마냥 내 손길이 필요할지 알았던 아이가 이젠 학원에도 다닌다. 물론 사교육을 위한 것보다 엄마보다는 학원에서 선생님께 체계적으로 한글, 수, 영어를 배우고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게하기 위해서다. 어린이집에서 종일반을 했을땐 지루해하던 아이가 학원에 다니면서 쉬는 시간에 용돈으로 스스로 간식도 사먹고 자신의 시간을 보낼 줄 알게 되면서 좀더 생기가 돌았다. 아이는 사실 공부보단 간식과 쿠폰받는 즐거움이 크다.

아이는 종종 묻는다. "엄마, 내 용돈 지갑에 챙겨넣었어?"라든지, 엄마 내일 요리수업한대. 미리 앞치마 넣어줘."라고 준비물을 다시 상기시켜준다. 깜박깜박하는 엄마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P188-189

 

위의 일러스트도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

에서 내가 최고라고 꼽은 장면 중의 하나다.

우리 큰 아이는 보통 엄마의 사랑을 동생과 자신 사이에서 확인하고 싶을 때 "엄마 나 사랑해?"라고 묻고

우리 막내는 그런 것 없이 "엄마 사랑해~~" "엄마 많이 사랑해."라고 이야길 먼저 해준다.

내가 여태껏 살면서 '사랑해'란 말을 아이낳고 키우며 제일 많이 들은 것 같다. 계산적이지 않은 아이들의 사랑.

그 사랑을 매일 받으며 살면서도 행복한 그 순간을 자꾸만 잊는 나는 늘 부족한 엄마다. 아이가 더 훌쩍 자라 품안에 쏙 안기지 못하기 전에 많이 품고 사랑한다고, 소중하다고 많이 말해줘야 겠다.

주말동안에 읽은 「너를 만나고 엄마는 매일 자라고 있어」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아이와 새롭게 주어지는 학부모란 역할, 그리고 육아와 가사, 회사일 사이 비율을 맞추고 균형을 잡으며 풀어가는엄마의 이야기가 녹아들어가 있다.

아이가 배우는 것과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지는 엄마의 행동반경.(p337) 때로는 내가 가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뤄야하고 아이가 뭔가를 원한다면 엄마도 그것을 함께 해야하는 삶.(p339)

아이의 소소한 학교생활, 방과후생활부터 진로계획, 비전세우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 친구만들어주기(워킹맘들의 아이들은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여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함), 일하는 엄마에게 아이스케줄 조정으로 고달픈 방학생활 등 등 공감할만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가끔 아이를 키우면서 좀 버겁다느껴질 때 다시 꺼내봐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는 엄마가 되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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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 매일 밥 먹듯 우리 아이 독서습관 만드는 법
전안나 지음 / 다산에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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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권 독서법」이란 책으로 유명해지신 책 읽는 사회복지사 '전안나작가님'이 신간을 내셨다. 바로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이다. 처음 제목만 보고 초등학생 아이들 독서법이구나 싶었다. 얼마 전에 쓴 '캐리어 책육아'에도 밝혔듯이 나는 우리 아이 책육아에는 크게 욕심이 없다. 우선 나부터 일상 속에서 읽고 쓰는 것을 더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하고 싶은 생각에 틈만 나면 책을 든다. 이번엔 나의 관심사에 맞춰진 책을 읽고자 했으나 '전안나작가님' 책이라는 것을 알고 꼭 읽고 싶어서 서평단 지원을 하고 책을 받았다. 사실 작가님의 전작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늘 흠모(?)하고 있던 분의 책이라 욕심내어 먼저 읽기 시작했다.

이번 책은 '잔소리하지 않고 웃으면서 우리 아이 독서습관 만드는 방법'을 총 7장으로 나눠 풀어 놓으셨다.

책밥 독서법의 단계별로 정리되었는데 기초단계, 중급단계, 고급단계로 나뉜다.

다시 기초단계는 1장_학원보다 독서, 2장_아이 스스로 책 읽는 독서환경 만들기, 3장_듣기 독서, 4장_책놀이 독서 이다.

중급단계로 들어가면, 5장_스스로 읽기 독서 이고

마지막 고급단계는 6장_말하기 독서, 7장_쓰기 독서 이다.

 

책의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인덱스를 붙였는데 괘 많다.

 

 

1장

학원보다 독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일자리를 놓고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라고 우려를 표합니다. AI를 이길 수 있는 힘이 바로 문해력입니다. 지금은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직접 트렌드를 만드는 인재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운명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힘은 책 속에 있습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43

위의 문장을 읽고 내가 이 책을 잘 선택했구나 싶었다.

제가 100명의 성인에게 책을 왜 읽는지 물어보았을 때 가장 많은 대답이 "스트레스 해소와 휴식"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 긴장이 풀리고 책에 집중하면서 감정이 해소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저는 우리 아이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풀어내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46

나도 책을 계속 꾸준히 읽으면서 책을 읽으면 내 감정이 안정되고 편안해짐을 느낀다. 친구에게 내 생각과 마음을 쏟아냈을 때 오는 피드백보다 책으로 부터 받는 피드백이 훨씬 진하고 강하다. 그래서 유독 지치고 힘든 날은 책을 더욱 간절히 읽게 된다. 난 아주 뒤늦게 책을 좋아하게 됐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책을 친구처럼, 놀이처럼 가까이했으면 좋겠다.

「"정보가 많은 인터넷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정보가 너무 많고, 지식을 쉽게 얻기 때문에 정작 행동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차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작가인 '켄 블랜차드'의 말을 인용하여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얻는 바람에 오히려 우리는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게 됐습니다.」 P57

나도 공감한다. 정보가 너무 난무하여 정확한 정보를 선별하는 게 더 어려워진 시대가 된 것 같다. 난 나도 그렇고, 우리 아이도 그렇고 창의적이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의 페이지 65에서 68까지는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들에 대해 언급한다. 여러 가지가 소개 되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추려봤다.

_ 초등 1~2학년의 학교 숙제에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독서와 독서록 쓰기가 매일의 숙제인데요, 독서를 어려워하지 않으니 숙제를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_책을 읽으면서 용돈을 모았습니다. 용돈은 한 권당 100원 수준인데요. 아이들은 책을 읽고 받은 용돈을 모아서 장난감을 샀습니다. 이렇게 하면 장난감을 분별없이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줄어듭니다.

_읽은 책을 기억하고 경험하고 체험하게 했습니다. 일상의 사건을 책으로 간접 경험하게 하거나, 실제 경험 후에 관련된 책을 읽어 주며 체험하도록 했습니다. 책에서 접한 경험 내용을 현실과 학업에서 체험하면서 아이들이 책을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_독서로 집중력이 향상됐습니다. 경청하는 자세를 배웁니다.

2장

아이 스스로 책 읽는

독서환경 만들기

 

책에서는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세 가지 물리적 환경'을 1) 거실의 서재화 2) 책 읽는 시간 만들어주기 3) 적절한 책 구비하기 로 이야기한다.

특히, 적절한 책에서 청소년기까지는 집에 책을 구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가 읽기 적절한 책으로 65권에서 300권정도면 괜찮은데, 65권이면 책장 한 줄 정도이고 300권이면 책장 한 개가 가득한 정도이라고 한다.

심리적환경은 1) 긍정적인 관계 만들기, 2) 책놀이, 3) 독서상을 꼽았는데, 특히 미취학 아동은 엄마와 둘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원한다고 한다. 엄마와 단둘이 데이트하기, 서점 가기, 놀아주기, 맛있는 음식 해주기 등이 있고 초등 저학년은 10권 읽으면 용돈 천 원, 100권 읽으면 장난감 한 개, 초등 고학년은 50권이나 100권을 읽으면 문화상품권이나 스마트폰 한 시간 쓰기 등의 대답을 강의 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P78

아이에게 딱 맞는 책 고르는 법도 유용한 팁이다. 우선 흥미에 맞는 책을 고르고, 독서 나이에 맞는 책을 고른다. 그것은 바로 아래 사진에 나와 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87

 

「독서를 처음 시작한다면 아이의 실제 나이보다 2살 어린 책부터 시작하길 추천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4학년 책부터, 초등학교 2학년이라면 7세용 책, 6세라면 4세용 책으로 시작합니다. 처음 책을 봤을 때 쉬워 보이는 만만한 책으로 시작해야 아이가 부담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84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87

위의 사진처럼 권수마다 권장연령과 기준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참고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4학년 이상의 아이는 낭독하기엔 글밥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낭독 독서를 힘들어하고 창피하게 생각합니다. 1~2학년 아이는 낭독 독서로, 3~4학년은 정독으로, 5~6학년은 통독으로 지도해주세요.」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98

 

책을 읽다보니 저자분은 자녀에게 일주일에 얼마나 책을 읽어주셨는지 궁금했는데 마침 124쪽에서 언급하고 있었다.

저는 책을 매일 읽어주기 힘들어서 주 1~2회만 했습니다. 얇은 그림 동화책 한 권이나 많으면 2~3권으로 1회에 5분~10분 정도만 읽었습니다. 책 읽어주는 빈도가 일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죠? 일주일 동안 매일 읽어주다가, 아예 중단했다가 주말에 몰아서 읽어주는 경우가 있을거예요.반드시 매일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면 좋겠어요.

(중략)

체력이 약해서 매일 꾸준히 읽기 어려우면 주말에 읽어주셔도 됩니다. 책을 한 번에 여러 권을 많이 읽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나요?

엄마가 힘들어서 한 권만 읽어준다고 아이에게 말하면 아이도 엄마를 이해합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124-125

방대한 양의 독서법에 대한 책을 쓰신 저자분도 위와 같이 하셨다니 그럼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 6개월 전 한창 책읽어달라고 했었는데 그 때 꾸준히 읽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고 아쉽다. 이제라도 다시 조금씩 시작해봐야겠다.

 

 

5장

스스로 읽기

독서

 

「학령기가 되면 아이가 원하는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단행본을 추천합니다. 예외적으로 취학 후에도 전집을 추천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위인전이나 역사, 과학 분야의 책입니다. 이런 책은 학령기 아이에게도 전집을 추천합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161

「인문고전 독서의 경우 이지성 작가가 말하길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전까지는 인문고전 저자들의 위대한 점을 알려주고 동기부여만 해도 충분합니다. 인문고전 독서지도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된 이후에나 시작하세요. 독서지도에 앞서서 먼저 부모님이 일 년 동안 최소 다섯 권의 인문고전을 하루 30분 이상 읽으며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필사도 해보세요. 어떻게 아이에게 인문고전을 읽힐지 비법을 터득한 다음에 지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195

「보상은 아이들이 말하지 않아도 반드시 그날 바로 해줍니다. 엄마가 보상을 흐지부지하면 아이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10권, 20권, 50권, 100권을 읽은 날 바로 용돈을 주거나 아이가 원하는 음식을 해줍니다. 또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합니다. 늘 제가 먼저 보상을 챙깁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199

「아이가 성인용 책에 관심을 가지면 차라리 청소년용 고전을 읽도록 유도하세요. '푸른숲 주니어 징검다리 클래식','채우리 출판사 서울대선정 문학고전 시리즈','풀빛출판사 철학 창고시리즈' 등 여러 출판사에서 양질의 청소년용 고전을 내놓았습니다. 청소년용 책을 읽도록 해서 나이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책을 이해하고 읽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200

 

「EBS 교과독서를 지도할 시에 활용하는 과목별 독서법이 있습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공공도서관 홈페이지에 있는 과제지원센터에 들어가보세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과연계 독서목록이 과목별로 있습니다. 이를 참고하면 교과목과 연계 독서를 지도할 수 있습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202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207

 

지난 주에 동네 서점에 들렀다가 어느 한 남성분이 자녀에게 책을 사주려고 하는데 어떤 책이 좋은지 서점주인에게 묻는 이야기를 옆에서 들었다. 아쉽게도 서점주인은 가벼운 소설 정도만 추천해주면서 요즘 청소년들 책 안 읽는다고, 냉소적으로 답변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내가 이 책의 위 부분을 먼저 읽고 그 상황을 접했더라면, 조금 오지랖 넓은 행동이지만 그 분께 추천을 해드릴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온라인에는 양질의 무료 영어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주니어 네이버에는 오디오 영어동화, 영어동요가 1,500개 이상 있습니다. EBS의 영유아 잉글리시 사이트도 있고 경기영어마을의 사이버영어마을도 활용하세요. 리틀팍스의 어린이 영어도서관, 삼성출판사의 스마트북스 등에도 자료가 있습니다. 유료 회원데로 운영하는 민간영어도서관 외에 무료 공공도서관 중에도 어린이 영어책을 대여하고 어린이 영어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많습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225

「독서지도의 순서는 듣기 독서에서 책놀이, 스스로 읽기와 말하기 독서, 그 다음이 쓰기 독서입니다. 이 순서를 기억해 주세요. 쓰기부터 강요하면 아이가 책읽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P286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이 좋은 점은 다양한 예를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쓰기독서라면 '독후감, 독서일기'쓰기 정도일텐데 위의 사진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읽고 파생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부록으로 친절하게 '몸으로, 머리로 하는 책놀이50'이 소개되어 있다.

소장 가치 있는 「초등 하루 한 권 책밥 독서법」 잘 보관해뒀다가 아이에게 독서지도하며 자주 꺼내 활용해야겠다.

좋은 책을 만나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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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방향
서신애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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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일이 일찍 끝난 날 오후, 회사 근처 커피숍에 들렀다. 이 날은 아이들을 픽업할 일이 없었기에 모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로웠다. 2층의 구석진 공간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책을 펼쳤다. 오래된 건물을 노출 콘크리트로 인터리어했는데 뭔가 책이랑 잘 어울렸다.

「마음의 방향」이라는 책 제목에 끌려 궁금했던 책, 이 책은 여배우 '서신애'의 첫 번째 에세이다. 여배우의 시선으로 따라간 삶의 모습, 내면의 솔직함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참 진솔하고 담백했다. 내가 앉아 바라보는 공간(깔끔하고 세련된 것 같으면서도 한편엔 곰팡이의 흔적도 드러나있는)과 그녀의 글이 참 묘하게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3장으로 이루어졌는데

1장_사랑의 방향

2장_바람의 방향

3장_마음의 방향 이다.

단지

「마음의 방향」 35

변해가는 당신을 지켜볼 자신이 없었고, 변명을 늘어놓으며 노력하겠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당신의 슬픈 얼굴을 더는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당신은 당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시작했을 뿐이고, 나는 그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내 마음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지켜내야 할 관계는 없다는 사실만이 전부였다.

 

 

사랑의 순간들

「마음의 방향」 59

끝내 마음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그 때의 순수하고 거짓 없던 사랑이 이따금 생각난다. 결국 사람이, 사랑이 다시금 나를 살아있게 한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사랑을 시작한다.

++

사람때문에, 사랑때문에 힘들지만 또 사람때문에 사랑때문에 위로받고 편안함을 느끼며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테다.

이 세상에

「마음의 방향」 86

이 세상에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고 사연 없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다 하나쯤은 아픈 사연을 갖고 있겠지. 하다못해 꿈이라도 있겠지. 그 꿈이 어디 거창해야만 하는가. 무언가를 사고 싶고 갖고 싶고 어떻게 살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도 꿈일 텐데.

++

그렇다. 저마다 쓰라린 상처가 없는 사람이 없고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다 저마다 다른 표정과 생각으로 소소한 꿈을 꿈꾸며, 이루며 살아간다. 나또한 작지만 나만을 위한 시간, 갖고 싶었던 것, 먹고 싶었던 것, 하고 싶었던 것,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는 것 등을 누릴 때 정말 행복하다. 왠지 나 자신을 잘 챙기는 느낌이다.

솔직해지는 방법

「마음의 방향」 112

이 글을 읽고 저자의 심정을 서술하시오. [4점]

학교 국어 시험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제의 지문. 저자는 이런 지문을 볼 때마다 항상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작가의 심정을 어떻게 알아?'라고.

위의 지문을 바꿔, 이 글을 보고 느낀 감정 혹은 심정은 어떠한가? 라고 질문해보면,

아마도 대부분 멍해질 거라고 이야기하며 당장 내가 느끼고 바라보고 있는 것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것을 고백한다. 최근의 작품들에서 가면을 쓴 그림들이나 등에 화살을 맞에 아파하면서도 웃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며 타인에 의해 만들어 낸 감정과 행동이 본인을 좌지우지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

아역 배우로 처음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은 '서신애'라는 배우가 어린 나이에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의 내면에 대해 연기하다보면 자신의 감정이 아닌 만들어 낸 감정을 보여준다라고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솔직하지 못하고 자연스럽지 못했을 때 얼마나 공허함을 느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다만, 그녀가 글쓰기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그것에서 자유로워졌길 바란다.

「마음의 방향」 117

누군가 내게 어떤 하루를 살고 싶은지 묻는다면 "한 편의 시 같은 하루를 살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나의 삶이 한 편의 시와 노래처럼 흥얼거리며 흘려보내더라도, 마음속에는 길고 잔잔하게 여운이 남는, 그런 시처럼 말이다.

 

 

 

어려운 일

「마음의 방향」 132

국악은 적당함이라 하였다. 현악기의 줄은 너무 당기거나 밀지 않아야 하고, 타악기는 너무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아야 한다. 소리 또한 감정을 싣되 너무 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려운 일인 것을 알면서도 늘 '남들처럼' 살아가길 원한다. 자신만의 균형을 잃은 채 말이다. 삶에는 언제나 '적당함'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그 '적당함'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

나에게 그 '적당함'이란 뭘까. 엄마가 되고 나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잠깐이라도 할 수 있는 짬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아이들이 깨기 전이나 아이들이 잠든 밤, 무리해서 뭔가를 한다. 그리고 또 일상을 똑같이 보내다보면 참 피곤하다. 전에는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살지 않았는데 자유가 없는 삶을 살아보니까 더 간절해지고 집착이 더 심해진 듯 하다. 이제 나한테 맞는 속도로, 조금은 힘을 빼고 조금은 여유롭게 살고 싶다.

보통의 하루

「마음의 방향」 138

아무리 아름답고 찬란한 것이라도 제대로 된 빛을 발하지 못하면

드러낼 수 없는 것처럼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이 드리워진 곳이 얼마나 사랑스럽게 빛나는지

퍼붓는 소나기가 하늘을 얼마나 예쁘게 만드는지

펑펑 내리는 눈이 세상을 얼마나 곱게 만드는지

익숙하고 평범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지는 보통의 하루.

별것 아닌 일

「마음의 방향」 154

별것 아닌 일이라 할지라도, 그 '별것 아닌 일'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별것'이 되어버린다. 관계에서 생긴 자그마한 감정 소모가 하루의 기분을 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별것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지 말고, 그 별것 아닌 일이 정말 별것이 되지 않도록 좀 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

++

학기 중 밤을 새며 밥을 제때 챙겨먹지 못했을 때 손톱에 거스러미가 난 것으로 하루 종일 아린 통증을 느끼며 지난 날을 회상하며 쓴 글이다. 작은 것, 별것 아닌 것도 저자의 경험과 생각을 지나 의미 있는 문장이 되었다. 나도 그 날의 하루가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부터 풍겨져 나오는 부정적인 것들로 엉망이 될 때가 가끔 있는데 그러지 않도록, 조금 더 나 자신을 챙겨야겠다.

장바구니 관계

「마음의 방향」 164

내가 한창 침체되어 있을 때 믿었던 사람들에게 나는 더 이상 가치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 진심으로 곁에 두고 싶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서 내 존재를 깨닫게 된 순간, 정말 허무하고 비참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아무리 잘 지내보려고 노력해도 결국 그 사람들에게 나는 정작 계산하지 않은 채 장바구니에만 담겨 있는 사람이구나.

++

나는 좀처럼 사람에게 상처를 받지 않는다. 왜냐면 사람에 대해 기대를 크게 하지 않기도 하고 깊게 사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친구들을 좋아하고 내가 뭔가 사주는 걸 좋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월급을 받으면 꼭 한 두 번씩 밥을 샀다. 왠지 친한 사람들한테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았다. 살아보니 자신이 돈 생겼다고 한 턱 내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알았다.(내 주변만 그런가?)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각자의 삶들이 바쁘다보니 만남의 횟수도 줄고 이젠 만나도 자연스레 더치페이를 하게 된다. 사실 더치페이를 한다고 내가 선결제후 계좌로 받으려해도 상대가 적극적으로 알아서 주지 않으면 달라고 못한다.

그리고 돈 문제를 떠나서 친하고 나를 아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내 얘기를 했는데 상대가 내 이야기들을 귀담아듣지 않았다는 것을 추후에 알게 됐을때의 서운함은 생각보다 컸다. 「마음의 방향」에서 저자가 '장바구니관계'라고 한 것에 공감이 간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나를 아껴주는 소중한 존재라 생각한다.

나의 계절

「마음의 방향」 166

"왜 나는 저 사람처럼 더 잘하지 못할까. 왜 나는 이 모양 이 꼴일가. 왜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부정하고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으로 조바심을 느낄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

"그 마음으로 인해 지금까지 네가 이루어 왔던 것들이 보이지 않아서 그래. 지금 너의 위치와 방향을 부러워하고 따라 올라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겐 너의 그 고민조차 사치가 될 수 있어. 너무 위만 바라보려고 하지 말거라. 그럼 너만 더 불행하게 느껴진단다. 지금 네가 가진 것에 만족하진 말되,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거라."

++

배우의 삶을 살며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말에 그녀의 어머니는 "너무 위만 바라보려 하지 말고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진 말되,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라"고 조언한다. 정말 멋진 어머니다.

새벽의 기도

「마음의 방향」 178

++

「마음의 방향」의 '새벽의 기도'란 제목아래

"화려함에 속지 않고

여전하고 변함없는 것에

가치 있음을 잊지 않으며

나아갈 수 있음에 의심하지 않고

동시에 나 자신을 잃지 않기를."이라고 써 있는데 어디서 본 듯 하여 찾아보니

책 겉표지 안쪽에 쓰여 있는 문구다.

톡톡튀는 발랄한 이미지의 배우, 서신애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에 따라 가다보니

나도 나 자신답게, 휘둘리지 말고 중심을 잡고 잘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작가로서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딛은 '서신애작가님'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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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cm 오리진 - 우리 인생에 더하고 싶은 1cm를 찾아서 1cm 시리즈
김은주 지음, 김재연 그림 / 허밍버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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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1cm

당신의 일상을 바꿀 1cm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일은 힘들다. 그렇게 일반화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으나 일이 아무리 적성에 맞고 재미있어도 유쾌한 감정만을 지속한채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쓴 서평들에서 많이 언급했지만 난 두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일하는 시간은 고작 12시부터 5시까지지만 일의 강도나 스트레스는 전일제 일만큼일 때가 많다. 오늘도 그랬다. 단순 노동이지만 고작 1명과 일하기에, 그 한명의 컨디션과 기분에 따라 사업장 분위기가 많이 좌지우지 된다. '도대체 저 분은 왜 그러지? 조울증인가? 분노조절장애라도?' 평소엔 나도 그럭저럭 컨디션이 괜찮기에 함께 일하는 분의 말투나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도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블루투스 이어폰은 필수다.

 

 

일을 하면서 어찌 보면 적은 돈이고, 시간으로 따지자면 많을 수도 있는 돈을 벌면서 내가 이렇게 까지 눈치를 봐야하나 싶을 땐 정말이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하지만 난 퇴근하고 나면 육아로의 출근이 기다린다. 엄마가 언제 오나 오매불망 기다릴 아이가 눈에 밟혀 아이 아빠한테 퇴근 후 픽업을 맡길 수도 없다. 무튼 그런 상황에서 내가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짧은 시간내에 털지 않으면 저녁에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도 쉬이 넘기질 못한다. 그럼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몇 주 전에 회사 일이 조금 일찍 끝나서 아이들 데릴러 가는 시간 전에 여유 시간이 생겼다. 카페에 가서 돈을 쓰며 앉아서 쉬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아이들을 빨리 데리러 가기엔 아쉽고 고민하다가 벚꽂 보러 혼자 자주 들렀던 회사 근처 스타디움에 갔다.

주변의 자연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차를 대고 의자를 젖히고 쉬면서 핸드폰을 보는데아, 가끔 무료할 때 들어가보는 '네이버 책문화' 코너에서 이벤트를 봤다. 바로 허밍버드 출판사의 이벤트였는데, '당신의 일상을 바꿀 1cm는 무엇인가요?'에 대한 댓글을 달면 심사(?)를 통해 책을 주는 이벤트였다. 난 바람과 풀과 나무가 있는 나만의 아지트인 스타디움 사진을 올리며, "저는 일이 조금 일찍 끝나면 퇴근 후 근처 스타디움에서 초록이 자연보며 힐링하고 좋아하는 책으로 기분전환하는게 제 1cm예요." 라고 댓글을 달았다. [출처] [이벤트 종료] 당신의 일상에 특별함을 더하는 1cm는 무엇인가요?|작성자 허밍버드 댓글은 94개가 달리고 나서야 이벤트가 종료되었고, 경쟁률이 치열한 이벤트라 당첨이 더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이쯤 되면 내 일상을 바꿀 1cm는 책 이벤트 아닌가 싶다.

 

아무튼, 그렇게 감사하게 받은 책,「1cm 오리진」 이 책은 11개국 번역 출판되고 누적 판매 100만 부를 찍은 책이었다.

 

 

 

 

책에 소개된 작가의 이력이 꽤 독특하다. 저자 김은주 작가의 <<1cm>>시리즈로 나온 책이 매우 다양했다. 책을 보기 전에 살짝 훑어보니 범상치 않다 생각되었는데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한 분이었다.

 

책을 펼치면 「1cm 오리진」을 위한 조금 지나치게 친절한 가이드가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 102가지 이야기를 통해 심장박동이 안정되고,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간혹 펜을 들어 그림을 그려야 할 수도, 읽던 페이지를 접어야 할 수도, 다른 페이지로 건너뛰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 흥미로운 장치들이 많이 숨어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총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To Think + 고정관념을 1cm 바꾸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To love + 얼굴이 1cm 가까워지면 그 다음 오는 것은 키스

Po open + 사람을 1cm 더 깊이 들여다보기

To relax + 당신의 일상에 숨 쉴 틈 1cm

To grow + 당신은 매일 1cm씩 자라고 있다

 

 

 

 

 

위 책으로 힐링하려고 나의 힐링팟에서..

「1cm 오리진」에서 인상깊은 부분을 간략히 옮겨 보려 하는데, 이 책에는 귀여운 일러스트도 있어서 찍은 사진으로 대체하려 한다.

 

 

P18

"새로운 것은 환영받지만,

익숙한 것은 사랑받는다."는 말이 와닿는다.

나도 아무리 세상 물건이 좋아져도 익숙한 것을 찾게 되는 것 같다.

 

 

 P25

 

 

저자는 '창작의 고통'없이

훌륭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고통없이 맛보는 열매'라고 표현했다.

 

 

P28

 

 

심각한 문제 속에서

우린 당장 우리 눈앞에 보이는

시급한 문제들에 사로잡혀 산다는 말이

새삼스럽지도 않게 다가온다.

 

 

 P46

 

 

나는 위트와 재미보다

진지함을 더 선호한다.

언제부터 그런진 모르지만....

하지만 나도 위트있는 거짓에 속고

소리치는 거짓에 귀 귀울이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P94

 

 

위의 표현들은 인터넷 어딘가에서 볼법하다. 꼭 집어 요점을 얘기해줘야하는 남자사람.

 

 

 p164

 

 

 

세상이 나로 인해 좋아진다

 

......

세상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나로 인해 세상이 나아짐을 보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일이다.

자신의 재능, 자신의 성향, 자신의 상황.

이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내고

그 이유를 염두에 두며

그 이유대로 움직여라.

신은 아무런 이유없이 당신을 세상에 내놓을 정도로

한가하지 못하다.

「1cm 오리진」 P238

 

 

 

 

 

 

 

 

 

아이로 사는 시간보다

어른으로 사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아이였을 때 지닌 한없는 순수함을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아이였을 때 짓던 꾸밈없는 미소를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아이였을 때 받은 대가 없는 사랑을, 관심을,

그리고 그것을 받은 그대로 주었음을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중략)

아이처럼 순수하고

아이처럼 웃고

아이처럼 사랑하고 사랑받으면,

다시 아이처럼

쉽게 행복해진다.

어른인 나는 가끔

아이였던 나에게 배운다.

「1cm 오리진」 P244-244+1

 

 p220

 

 

 

오늘 하루,

기쁜 일 없이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1cm 오리진」 중에서

오늘 하루도 이렇게

무사히 지나가는 구나 싶다.

오늘 비록 회사에서는 조금 힘들었지만

책을 보고 정리하며

기분전환이 많이 되었다.

 

이제 순수하게 미소짓는

아이들에게 집중할 시간이다.

 

감각적인 책을 만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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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머라이어 마스든 지음, 브레나 섬러 그림, 황세림 옮김,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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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은 어렸을 적 인상깊게 봤던 만화다. '빨강 머리'가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여겼던 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코델리아'로 불러달라는 당찬 아이. 꼭 앤이라고 불러야 한다면 'Anne'이라고 끝에 'e'를 붙여달라는 유쾌한 아이, 앤.

발랄, 유쾌한 그녀를 보고 있자면 늘 주눅 들어있던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 만의 긍정바이러스가 나의 어두운 내면을 밝게 물들여 줬던 기억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있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이라면 아마도 앤 셜리에 대한 동경을 마음 속에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몇 해 전에 백영옥 소설가가 펴낸 <<빨강 머리 앤이 하는 말>>도 그런 이유에서 사람들이 좋아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도 여러 상황들에 치여 지칠 때 '앤'의 신선하고 독특하며 때론 깊이 있는 말들을 듣고 싶다.

이번에 이 빨강 머리 앤이 '그래픽노블'로 나왔다고 할 때 무척 반가웠다.

 

<부록으로 들어있는 엽서도 참 예쁘다! 이따금 보려고 화장대 거울에 붙여놨다.>

 

 

초록 들판과 하늘, 그리고 양팔을 자유로이 펼치고 있는 양갈래로 머리를 딴 앤의 뒷모습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런데, 책 표지의 '예쁨'과 달리 책 속의 앤은 사실 좀 못생겨서 좀 실망스러웠다. 나도 외모지상주의자였나......

힘든 일상을 뒤로하고 조용하게 어둠이 깔린 밤, 거실에 놓아 둔 '해먹'에 편안히 누워 책을 펼쳤다.

책을 펼치자 마자 금방 빠져들었다.

책 내용은 이미 알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이야기의 분위기, 앤의 톡톡튀는 말솜씨,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집중하며 보았다.

책 속의 장면 장면 마다 내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그 중에서 좋았던 장면 열 두가지만 골라봤다.

 

 

 

 

하나,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6-7

 

 

재주 좋은 몇몇은 묘기를 부리듯 자기 일뿐 아니라

이웃 사정을 꼬치꼬치 캐묻는 일까지 거뜬히 해낸다.

레이철 린드도 이 방면으로는 재주가 좋아서

늘 한 눈으로 이웃을 주의 깊게 살폈다.

바로 마릴라 커스버트와 매수 커스버트 남매를,

이들은 길 건너 '초록 지붕 집'에 살았다.

 

 

둘,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10-11

남일에 관심이 많은 레이첼 린드가

마릴라와 매슈의 일에 관심을 갖고

서둘러 그들이 사는 '초록지붕집'으로 가고 있는 모습에서

다급함이 느껴진다.

 

셋,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16-17

"다리를 건널 때 눈을 꼭 감아야겠어요.

안 그러면 온 세상이 그대로 강에

풍덩 빠질 것만 같거든요."

"주근깨도, 깡마른 몸도,

흐리멍덩한 초록 눈도,

심지어 시시하고 촌스러운 '앤'이라는 이름도

상상으로 지울 수 있는데, 빨강 머리는 안 돼요.

평생 한이죠."

앤이 자신의 컴플렉스를 처음 만난 매슈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주변 풍경을 보며 쉼없이 조잘거리다가 자신의 단점에 대해 거침없이 말하는

앤을 보며 매슈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집으로 가는 길이 지루하진 않았을 것이다.

 

 

넷, 다섯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19-20
 

 

"기쁨이 만발한 하얀 길

물결이 반짝이는 호수"

앞서 있는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길을 보고 위와 같이 표현하는 앤이 표현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여섯,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28

 

 

농장일을 거들 남자 아이가 필요했던 매슈와 마릴라.

인연이 되려했던지

남자 아이 대신 여자 아이인 '앤'을 소개 받고,

앤을 데리고 있을지 말지 고민하는 가운데

창 밖의 꽃을 보고

"네가 그리울 거야,

사랑스런 '눈의 여왕님'이라고 표현 하는 앤.

 

일곱,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46-47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큼

장소를 사랑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전 그래요!

초록 지붕은 제 집이예요."

초록 지붕집에 대한 애정을 가득 갖고 있는 앤.

 

여덟,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158-159

 

마릴라는 앤의 극단적인 기질을 뜻대로 다잡지 못했다.

기쁨의 절정에서 "고통의 심연"까지, 아이의 기분은

애번리의 정겨운 바람에 나풀대는 연처럼 쉽사리 치솟고 흔들렸다.

마릴라는 이 오갈 데 없는 아이를

단정하고 얌전한 어린 숙녀로

바꿔 놓겠다는 생각을 슬슬 포기했다.

물론,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실은 영혼과 불꽃과 이슬로 빚어진

앤의 천성을 좋아하게 됐다.

 

 

아홉,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175

 

앤에게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길버트.

앤의 졸업식 꽃다발에서 떨어진 장미 하나를 들고 있는

모습의 섬세한 묘사가 눈에 들어왔다.

 

열,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200-201

 

"네가 처음 온 날

입었던 볼품없는

누런 면 혼방 원피스가

생각나는구나."

"조금만 더 애번리의 철없는 꼬마로

머물러 주면

좋을 텐데."

"지금도 그대로예요.

제멋대로 뻗은 가지를 조금 쳐내고

새싹이 돋으면서

새로운 길로 나아가지만

뿌리는 언제고 언제고

초록 지붕 아래 깊이 묻어 둘 거예요."

사범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마릴라와 매슈와 이별하는 앤.

매슈와 마릴라의 슬픔이 잘 묻어나는

대목이다.

 

열 하나,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214

 

"내가 좀 엄하고 무뚝뚝하고

깐깐하긴 해도

널 사랑하는 마음이 매슈만 못하다고는

생각지 마라.

매슈도 나도...

말도 못 하게

널 사랑했고,

덕분에 서로 더 사랑하며

살았단다.

좀 더 곁에 있어 주렴.

이 슬픔은 너와 나,

우리 몫이니까.

 

열 둘,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215

 

"매슈는 네 웃음소리를 참 좋아했단다.

멀리 떠난 지금도,

네가 웃는 걸 알면 좋아할 거야.

슬픔에 얽매이지 마라."

열 번째 부터 열 두번째 장면은 마릴라와 매슈의 앤을 향한

극진한 사랑이 느껴진다.

앤은 초록 지붕 아래 창 너머로

인생을 바라보았다.

보람된 직장과 진실한 우정,

미지의 모험으로 가득한 세계를...

그리고 자신의 세계가

지금껏 상상했던 것보다 크다는 걸 깨달았다.

「빨강 머리 앤_그래픽노블」 P229 마지막페이지 중에서

 

서평을 쓰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잠시 머무르며...

가끔 일상에서 쉼과 여유가 필요할 때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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