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시대 월급쟁이 재테크
우용표 지음 / 센시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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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균 집값이 10억 원을 돌파하더니, 2022년에는 11억도 넘었다. 11억? 실로 엄청난 액수다. 연봉 5,0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22년이 걸린다. 그동안 물가는 꾸준히 오를 것이고, 필수생활비도 지출해야 하기에, 사실상 월급만으로는 집을 사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이했다. 코로나로 돈이 풀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물가가 엄청나게 오르기 시작했다. 돈을 모아도 집을 사기 힘든데 내가 가진 돈의 가치마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에는 어떤 재테크가 필요할까?


재테크? 이제 필수인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또 함부로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인플레이션 시대 주가, 비트코인 모두 내리막으로 치닫고 있다. 잘못하면 원금도 못 건지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시대에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우용표 [인플레이션 시대 월급쟁이 재테크]는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재테크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플레이션 시기는 모두에게 힘든 시기라고 말하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모든 재테크에서 손해가 발생하고, 가만히 있어도 지갑이 얇아진다. 그렇다면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옳을까? 아니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IMF 시기에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부를 손에 쥐었다. 이런 기회는 나는 물론 당신도 잡을 수 있다. 그렇기에 현 상황을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공포가 발생하면 모두 자산을 묶어두고, 있는 자산마저 손절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때가 기회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역사를 통해서 입증, 가능하다. 어쩌면 20년 후 지난 5 ~ 6년의 부동산 폭등기와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기회였다는 분석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한 방송사에서 몇 년 전 일본의 부동산 현황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일본의 부동산은 붕괴되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시기는 끝났다고, 그러나 오히려 그 후 부동산은 폭등했다. 집 팔 기회를 주겠다는 말에 속아 진짜로 집을 팔고 전세로 들어간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되었다. 그러나.. 일본 부동산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이런 방송과 정책에 전혀 속지 않았다. 일본의 부동산은 인구감소로 폭락한 것이 아니라, 양극화되었다.


저자는 먼저 인플레이션을 정의하고, 자신의 재무를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 은행에 가면 당신이 무슨 대학을 나왔고, 외모가 어떤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당신의 재무 상태로 보고 등급을 결정한다. 그렇기에 자신의 재무 상태를 아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다. 그리고 제2의 수익을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도 블로그는 하지만 수익은커녕 들어가는 전기세도 못 건지고 있다. 그러나 블로그, 인스타,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냥 재미로 블로그를 하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블로그 등을 연구하면 길이 보인다. 그리고 인플레이션 시대의 주식과 부동산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며, 보험과 원자재 투자도 제안하고 있다.


청빈낙도? 과거 학교에서 배운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힘들다. 유대인들은 가난은 재앙을 함께 불러온다고 가르친다. 코로나 때 푼 돈을 거둬들여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함께 높은 세금도 기다리고 있다. 미래는 준비된 자들의 것이다. 걱정할 시간에 이런 책과 함께 미래를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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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기 -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 못할 추억의 기록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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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계사에서 큰 비중의 차지하는 나라다. 백년전쟁, 마그나카르타, 식민지 개척, 제국주의, 아편전쟁, 1, 2차 세계대전 등 학창 시절 정말 외울 곳이 많은 나라였다. 그러다 몇 년 전에 처음으로 영국에 가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영국과 눈에 보이는 영국은 너무 달랐다. 백인의 나라라고 생각했으나, 인도인, 아랍인도 정말 많았다. 내가 머물렀던 아스날 지역은 특히 이민자 비율이 높은 곳이었다. 찾아보니 런던은 유럽인들이 런디니스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민자들이 비중이 높은 곳이며, 시장도 파키스탄계며, 무슬림인 칸이었다.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해인 2019년 말에 직장에 첫 휴직계를 내고 세계여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때마침 터진 코로나로 해외는커녕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다. 마침 코로나 폭락 장으로 생애 처음으로 주식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코스피, 저녁에는 유럽증시, 밤에는 미국증시에 투자하다 보니 이제 복직이다. 여행 규제는 풀렸지만, 백신 문제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아직은 나가기 힘들다. 마침 블로그 등에 영국 여행 사진을 정리하던 차에 영국 생활에 관한 책이 나와서 읽기 시작했다. 바로 윤정의 [영국 일기]다.

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영국 생활을 결심한 것은 놀랄 정도로 나와 닮아 있었다. 2018년 말에 여행을 준비한 것과 2019년 영국에 있었던 것까지 같았다. 나는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 후 연말에는 세계여행을 준비하며 휴직계를 냈지만, 저자는 돌아와서 6개월 후 바로 영국으로 떠났다. 아마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같은 시간대에 영국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내가 떠나지 못한 여행을 저자의 여행기로 대신하게 되었다. 과연 저자의 눈에 비친 영국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런던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저자는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자리를 잡았다. 세계사에서 동군연합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영국을 통해서 배운 것이 생각이 났다. 영국은 한 나라이지만, 월드컵에는 4개국으로 출전하고, 유니언 잭이라는 국기도 웨일즈를 제외한 3개 기가 합쳐진 것이다. 사는 곳은 달랐지만, 저렴한 식자재에 놀란 점은 같았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정말 우리나라 미친 물가, 특히 소비재 가격에 놀란다. 저자는 식당은 비싸다고, 했으나 나는 저렴한 곳, 위주로 갔기에 별로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영국 사람과의 일상이었다. 나는 같이 간 한국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영국인과 말도 몇 마디 썩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이곳에서 살며, 일도 하고 현지인과 같은 삶을 살았다. 

저자는 여행하면서 영국 역사를 알아간다. 기차 증기기관과 산업혁명 모두 영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철종 시대에 영국에서는 지하철이 개통했다. 셍겐조약으로 유럽 내에서는 별도의 검문 없이 기차를 통해서 다른 나라로 가고,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로 오고 가는 것이 새롭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같은 땅덩어리인 북한에도 함부로 갈 수 없다. 저자는 영국에서 강사로 일했다. 일본계 등 다양한 계통의 사람을 만났지만, 그들의 혈통에 대한 정체성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이 글을 보니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장관이 생각났다. 장관에 오른 후 국내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인터뷰 등을 했지만, 나는 한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라고 대답했던 일이 생각났다. 이민과 다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았다. 

2020년 휴직을 시작했을 때 나는 국내와 해외를 오고 가면서, 여행을 즐긴다고 생각했지, 현지인과 어울려 사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2019년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저자보다 나이가 많기에 그때 휴직계를 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해외 한 달 살기를 하더라도, 저자처럼 현지에서 일하고, 현지인과 어울리기는 힘들 것이다. 저자의 삶과 경험을 통해서 영국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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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퇴사 - MZ세대가 조직을 버리는 이유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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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건의 [MZ 세대가 조직을 버리는 이유 - 조용한 퇴사]를 읽기 전에는, 조기 퇴직 즉 파이어족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MZ 세대의 정의부터 그들의 삶과 문화를 소개한 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경제력이 가장 높은 세대는 50대며, 사회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는 평균 은퇴 연령(49세)이 있는 40대다. MZ 세대도 이제 40대에 진입했으나, 이 세대는 기존의 신세대, X세대, Z세대와 달리 폭이 너무나 크다. 즉 40대에서부터 20대까지 걸쳐있다. 부동산이나 자본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지금 세대가 아닌 다음에 경제권을 쥘 시대를 반드시 연구해야 한다. 즉 MZ 세대를 연구하는 것이다. 내가 30대 이상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 관련 주식이 아니라, 10 ~ 20대가 좋아하는 편의점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인생에서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많다. 그 무엇과도 나를 바꿀 수는 없다.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하고 있지만, 그러나 기존 세대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MZ는 취업 준비와 퇴사 준비를 동시에 한다. 이제는 취준생이라는 말에 이어서, 퇴준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변화시켰을까? 사회는 공정할까?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회학에서 갈등론을 배우고, 자본론, 군주론과 같은 고전에서부터 새로운 이론을 계속 접하자, 사회는 지배계급, 기득권층에 유리한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억울하면 너도 출세해라.”다. 사실 공부와 학업성취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도 노력이 아니라, 지능과 배경이다. 꾹 참고 살던 세대와 달리 MZ는 이런 구조와 문화에 반기를 던진다.

MZ 세대는 기존에 하지 못했던 일을 쉽게 한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변화시켰을까? 이들은 왜 이렇게 행동할까? 저자는 그 이유로 우리 사회의 급여, 생각, 조직문화, 기대치, 가능성, 워라벨, 자신 등의 들었다. 그러나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이제 돈을 벌 곳이 많아, 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20대의 주식, 부동산 열풍 등도 예를 들었지만, 성공한 유튜버와 블로거들은 왠 만한 고소득자를 아득히 능가한다. 능력만 있으면 불러주는 곳도 있고, 이제 1인 출판 등도 성행하고 있다. 덕업일치 즉 즐기면서 돈을 버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런 능력이 없다면 취업하지 않고도 내가 가고 싶을 때 일하는 쿠팡 같은 일자리도 있다. 솔직히 나도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가치가 폭등하고, 주식이 폭등하자, 일을 그만둘까 생각했다. 일해서 버는 돈은 우스워 보였다. 그러나 곧 부동산은 얼었으며, 주식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성공한 유튜버, 블로거는 수소다. 체험단으로 생활비 일부를 버는 선이면 대만족이며, 직업으로는 무리다. 

그렇다면 기존 세대는 MZ 세대를 멀리해야 할까? 당연히 그럴 수 없다. 같이 살아가며, 조력자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MZ 세대의 폭은 넓지만, 모두가 뉴스나 언론에서 소개되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는 20대가 없을까? 물론 있다. 이 책을 읽고 20대를 어떻게 대하고, 이해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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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경복궁
박순 지음 / 한언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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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닐 때 백제 무왕의 비는 신라의 선화공주라고 배웠다. 이는 구전으로 전해진 서동요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익산 미륵사지 탑을 보수하면서 백제 무왕의 비의 정체가 밝혀진다. 무왕의 비는 우리가 알던 선화공주가 아니라 백제 귀족인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이었다. 조선시대 충신의 대명사 사육신은 모진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수양을 나으리, 자네라고 불렀으며, 성삼문과 박팽년은 강직함의 대명사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는 남효온이 지은 소설 속의 이야기다. 동시대에 사관이 조선왕조실록에 기록한 내용은 정반대다. 둘은 신이라고 지칭하며, 성삼문은 맞기도 전에 술술 불었으며, 박팽년은 곤장을 치자마자, 자기 아버지를 비롯한 가장 많은 인원을 댄다.

평소 역사 덕후로 살다가, 취업 후 대학원으로 파견을 갔다. 월급도 받으면서 등록금까지 지원받으면서, 평소에 좋아하던 역사에 마음껏 다가갈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와 다르게 현대의 글이 아닌 조선왕조실록과 경국대전 등 당시의 기록으로 역사에 접근했다. 역시 우리가 통념적으로 아는 사실과 실제 역사는 달랐다. 박순의 [시가 흐르는 경복궁] 은 현대의 글이 아닌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당시의 기록을 바탕으로 저자의 주관을 더해서 경복궁에 접근한다. 정도전은 왜 흥인이나 숭례와 같이 유교적 이름이 아니라, 경복이라고 지었을까? 앞은 기록이고 뒤는 저자의 분석이다. 경복궁에는 근정전과 사정전, 강녕전 등의 전각이 있다. 이 전각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현대가 아닌 당시 사람들의 눈에 경복궁은 어떻게 보였을까? 저자는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소설 같은 허구와 오류도 많다. 아직도 방송에서는 경희궁은 일제가 파궤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경희궁은 조선시대 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을 위해서 훼손했다. 궁궐로 책을 낸 어떤 사람은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훼손했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그 근거로 왜군의 종군기를 들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분명히 백성들이 불을 질렀다고 나온다. 정사인 실록과 왜군의 종군기 둘 중에서 어느 것이, 신뢰성이 더 높을까? 당연히 정사다. 이 책은 위와 같은 카더라를 바탕으로 쓴 일반인의 글이 아닌 고전문학으로 학위를 받고 현재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쓴 책이기에 신뢰할 수 있다.

경복궁은 조선 건국과 함께 지어져,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고종 때 중건되었다. 이 책은 그 오랜 역사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안타깝게 일제 강점기에 대부분 훼손되었나, 이 책을 통해서 정사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삼봉집, 율곡전서 등 당시의 여러 문헌으로 경복궁에 다가갈 수 있었다. 조선시대의 눈으로 경복궁을 바라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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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 20세기 제약 산업과 나치 독일의 은밀한 역사
노르만 올러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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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초기의 독일군 승리 원동력이라 하면 강력한 전차 군단과 함께 전혀 새로운 전술 전격전이 대표적으로 꼽힐 것이다. 오늘날 독일 축구팀은 전차 군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전격전을 바탕으로 1차 대전 당시 참호에 빠져서 4년 이상을 싸우고도 무찌르지 못했던 프랑스를 단 6주 만에 함락시켰다. 그러나 사실 개전 초기에는 영국, 프랑스의 전차들은 물론 소련의 T-34 같은 전차들이 독일 전차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그리고 전격전은 지금은 영국이 원조로 불리고 있다. 독일군은 전차를 집단으로 잘 활용했으며, 전격전을 최초로 실전에 적용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독일 승리의 원동력으로 다른 물질이 연구되고 있다.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마약이다. 

마약은 병원 등에서 수술 후 진통제 등으로 쓰일 뿐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마약 성분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마약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1930년대 독일에서는 이를 전쟁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를 연구한 책이 출간되었으니 바로 노르만 올러(박종대 역)의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이다. 책을 읽어보니 독일 사회는 이미 1차 대전 패전 후부터 마약에 중독되고 있었으며, 반유대주의에도 마약이 동원되었다. 그렇다면 이 위험한 물질을 왜 전쟁에 활용하게 되었을까?

독일의 국방 생리학자 랑케는 독일의 주적으로 프랑스나 영국이 아닌 피로를 꼽았다. 그리고 국방부는 군인을 전쟁 부적격으로 만드는 요소를 제거하면서, 승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마지막 15분을 버티는 것이, 승리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하고, 피로와의 싸움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 해결책은 메스암페타민과 같은 마약이었으며, 효과는 놀라웠다. 구데리안의 회고에 따르면 병사들에게 48시간을 자지 말고 버티라고 했는데, 무려 17일을 버텼다고 한다. 침공 초기 속도가 승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독일군은 쉬지도, 자지도 않고 진격했으며, 적을 계속 몰아쳤다. 그렇다면 마약은 이처럼 만병통치약일까?

정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 피로를 느끼지 못한 병사들은 어느 순간 탈진하거나 실신했으며, 고혈압, 우울증, 심근경색은 물론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중독성이다. 이처럼 마약과 비타민은 전혀 다르다. 우리 사회에서 마약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랑케는 승리를 위해서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마약의 마수는 나치의 지도부에게도 뻗치고 있었으며, 히틀러도 그중 하나였다. 이 책의 중후반 부에는 전쟁터의 군인 외에 히틀러의 중독과 이가 전쟁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전격전이 마약에 중독된 속도전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며, 이번에 책으로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마약이 초기에 효과적일지라도 전쟁에서 왜 쓸 수 없을까? 한 번 효과를 보더라도 결국에는 군인과 국가를 파멸로 끌고 가며, 계속해서 더 큰 중독성이 있는 약물을 찾게 만든다. 한번 빠지면 전쟁터가 아닌 곳에서도 빠져나올 수 없다. 어찌 보면 이런 위험한 약물을 알면서도 계속 사용한 나라의 몰락은 당연한 것 아니었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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