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영국 생활을 결심한 것은 놀랄 정도로 나와 닮아 있었다. 2018년 말에 여행을 준비한 것과 2019년 영국에 있었던 것까지 같았다. 나는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 후 연말에는 세계여행을 준비하며 휴직계를 냈지만, 저자는 돌아와서 6개월 후 바로 영국으로 떠났다. 아마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같은 시간대에 영국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내가 떠나지 못한 여행을 저자의 여행기로 대신하게 되었다. 과연 저자의 눈에 비친 영국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런던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저자는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자리를 잡았다. 세계사에서 동군연합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영국을 통해서 배운 것이 생각이 났다. 영국은 한 나라이지만, 월드컵에는 4개국으로 출전하고, 유니언 잭이라는 국기도 웨일즈를 제외한 3개 기가 합쳐진 것이다. 사는 곳은 달랐지만, 저렴한 식자재에 놀란 점은 같았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정말 우리나라 미친 물가, 특히 소비재 가격에 놀란다. 저자는 식당은 비싸다고, 했으나 나는 저렴한 곳, 위주로 갔기에 별로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영국 사람과의 일상이었다. 나는 같이 간 한국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영국인과 말도 몇 마디 썩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이곳에서 살며, 일도 하고 현지인과 같은 삶을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