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기 - 빛나는 일상과 여행의 설렘, 잊지 못할 추억의 기록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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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계사에서 큰 비중의 차지하는 나라다. 백년전쟁, 마그나카르타, 식민지 개척, 제국주의, 아편전쟁, 1, 2차 세계대전 등 학창 시절 정말 외울 곳이 많은 나라였다. 그러다 몇 년 전에 처음으로 영국에 가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영국과 눈에 보이는 영국은 너무 달랐다. 백인의 나라라고 생각했으나, 인도인, 아랍인도 정말 많았다. 내가 머물렀던 아스날 지역은 특히 이민자 비율이 높은 곳이었다. 찾아보니 런던은 유럽인들이 런디니스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이민자들이 비중이 높은 곳이며, 시장도 파키스탄계며, 무슬림인 칸이었다.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해인 2019년 말에 직장에 첫 휴직계를 내고 세계여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때마침 터진 코로나로 해외는커녕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다. 마침 코로나 폭락 장으로 생애 처음으로 주식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코스피, 저녁에는 유럽증시, 밤에는 미국증시에 투자하다 보니 이제 복직이다. 여행 규제는 풀렸지만, 백신 문제도 있고, 여러 사정으로 아직은 나가기 힘들다. 마침 블로그 등에 영국 여행 사진을 정리하던 차에 영국 생활에 관한 책이 나와서 읽기 시작했다. 바로 윤정의 [영국 일기]다.

책을 읽어보니 저자가 영국 생활을 결심한 것은 놀랄 정도로 나와 닮아 있었다. 2018년 말에 여행을 준비한 것과 2019년 영국에 있었던 것까지 같았다. 나는 한 달 동안의 유럽 여행 후 연말에는 세계여행을 준비하며 휴직계를 냈지만, 저자는 돌아와서 6개월 후 바로 영국으로 떠났다. 아마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같은 시간대에 영국에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내가 떠나지 못한 여행을 저자의 여행기로 대신하게 되었다. 과연 저자의 눈에 비친 영국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런던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저자는 웨일즈의 수도 카디프에 자리를 잡았다. 세계사에서 동군연합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영국을 통해서 배운 것이 생각이 났다. 영국은 한 나라이지만, 월드컵에는 4개국으로 출전하고, 유니언 잭이라는 국기도 웨일즈를 제외한 3개 기가 합쳐진 것이다. 사는 곳은 달랐지만, 저렴한 식자재에 놀란 점은 같았다.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정말 우리나라 미친 물가, 특히 소비재 가격에 놀란다. 저자는 식당은 비싸다고, 했으나 나는 저렴한 곳, 위주로 갔기에 별로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영국 사람과의 일상이었다. 나는 같이 간 한국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영국인과 말도 몇 마디 썩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는 이곳에서 살며, 일도 하고 현지인과 같은 삶을 살았다. 

저자는 여행하면서 영국 역사를 알아간다. 기차 증기기관과 산업혁명 모두 영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철종 시대에 영국에서는 지하철이 개통했다. 셍겐조약으로 유럽 내에서는 별도의 검문 없이 기차를 통해서 다른 나라로 가고,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로 오고 가는 것이 새롭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같은 땅덩어리인 북한에도 함부로 갈 수 없다. 저자는 영국에서 강사로 일했다. 일본계 등 다양한 계통의 사람을 만났지만, 그들의 혈통에 대한 정체성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이 글을 보니 한국 입양아 출신 프랑스 장관이 생각났다. 장관에 오른 후 국내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인터뷰 등을 했지만, 나는 한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라고 대답했던 일이 생각났다. 이민과 다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았다. 

2020년 휴직을 시작했을 때 나는 국내와 해외를 오고 가면서, 여행을 즐긴다고 생각했지, 현지인과 어울려 사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2019년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나는 저자보다 나이가 많기에 그때 휴직계를 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해외 한 달 살기를 하더라도, 저자처럼 현지에서 일하고, 현지인과 어울리기는 힘들 것이다. 저자의 삶과 경험을 통해서 영국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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