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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이젠 떠날 수 있을까? - 한 달 살기 제주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제주도 한 달 살기. 여행을 좋아해서 유럽 한 달 살기는 해봤지만, 제주도는 아직 못 해 봤다. 그렇다고 내가 제주도를 적게 가는 것은 아니다. 1년에 몇 차례 방문하는 곳이며,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사실상 비행기를 타고 가는 유일한 곳이 되었다. 외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해봤기에 이미 짐은 어떻게 챙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대충 알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한 달 동안 제주도와 비교가 안 되는 면적인 유럽대륙 9개 나라를 다녔기에 사실상 한 달 살기가 아니라 한 달 동안의 여행이었다. 그렇다면 한 달 살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 사태로 한 달 살기가 더욱 쉬워졌다. 아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제주도에 다녀왔지만, 업무처리를 호텔에서 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예전에는 모여야 했던 회의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줌(Zoom)으로 하고, 업무처리는 재택근무로 호텔에서 처리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이제 업무만 제대로 처리할 수 있다면 장소는 문제가 안 된다. 이제 집과 직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줌으로 회의를 하면 차나 KTX 안에서 접속하는 사람들도 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보면 코로나 사태는 제주도 한 달 살기의 최적의 시즌이 아닐까?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이젠 떠날 수 있을까? 한 달 살기 제주편』을 읽기 시작했다. 여행을 가면 예전에는 밤늦게까지 돌아다녔지만, 이제는 몇 시 이후에는 집합금지이며, 마침 태풍이 와서 일찍 숙소로 돌아와야 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바쁘게 돌아가는 여행과 아늑함을 느끼는 한 달 살기는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의 짧은 여행은 바쁘게 돌아다니지만, 한 달 살기는 오랜 시간 동안 여유롭게 머무는 것이다. 바로 직장이나 일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새로운 곳에서 현지인처럼 천천히 흘러가는 진정한 여유를 만끽하는 것이다.
이 책의 영향이었을까? 예전에는 주로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갔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한적하고 숨은 명소를 찾기 시작했다. 아직도 제주도에 그런 곳이 남아 있을까? 천만에 아직 넘쳐난다. 아니 중국인들의 발이 끊기고, 코로나로 여행을 자제하면서 오히려 더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아늑하고 한적한 여행은 짧은 여행과는 색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의 여행 트렌드는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자신을 홍보하고 과시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한다. 나도 SNS를 하지만 인스타는 하지 않고 블로그만 한다. 내 지인 대부분은 물론 집에 같이 사는 가족들도 내 블로그는 전혀 모른다. 그렇기에 내 블로그는 홍보나 과시와는 거리가 멀다. 블로그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과시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냥 여행 사진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목적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이렇게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는 용도로 쓰고 있다. 과시나 홍보가 아닌 진정 자신을 위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자신의 마음에 평온을 주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행.
제주도는 이런 곳의 최적지가 아닐까? 우선 언어가 통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색적인 음식들에 감탄이 나오는 건축물들도 많다. 이제는 카페와 레스토랑마저 넘쳐난다. 여행에는 경비가 많은 소요되지만,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매우 저렴한 여행이 가능하다. 백신을 맞고 위드 코로나 체제로 간다면 지금과 같은 여행 자제 분위기도 좀 수그러들지 않을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