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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선생 토리
마르스 지음 / 인디펍 / 2021년 7월
평점 :
마르스(저자)는 14년 차 고양이 집사로서 냥이를 모시고 살아가다가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와 그림을 연재하고 있다. 그러다 저자는 2021년 만화독립 출판 지원 사업의 선정되어 이렇게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 책의 이름이 바로 『고양이 선생 토리』이다. 그래서 이 책은 출판사가 없다. 처음에 무라고 해서 출판사의 이름이 무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없을 무(無)자다.
어릴 적 주택에 살 때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갑자기 집으로 온 적이 있다. 사람을 보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겼고, 먹을 것을 주니 그냥 집에 눌러앉아서 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과 고양이의 동거가 시작됐다. 냥이가 잘 곳과 집을 마련해 주었지만, 냥이는 박스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박스 안에서만 잠을 잤다. 그런데 이 일화가 마르스의 고양이 선생 토리에도 담겨 있어서 놀랐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일원이던 냥이는 1년 정도 살다가 집을 떠났다. 어릴 적에는 몰랐는데,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발정기에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책은 처음에는 고양이와 주인(집사) 마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후반부에 가면 마음의 수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많은 반려동물 유튜버를 보면 스스로를 집사가 아니라 노예나 머슴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고양이를 키우면 득도를 하게 되는 것일까? 그런 류의 득도가 아니라 마음의 수행에 관한 득도이니 안심하고 보기 바란다.
이 책을 보면서 고양이 집사의 일상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볼 수 있었지만, 독자들이 또 눈여겨볼 점은 바로 만화독립 출판 지원 사업이다. 출판할 여건이 힘든 작가나 펴기 힘든 꿈을 이런 지원 사업을 통해서 펼칠 수 있다. 나에게도 혹시 이런 기회가 찾아올까? 나도 책을 낼 수 있을까? 그냥 우연히 작품을 연재했다가 성공한 작가는 물론, 부자의 반열에 올라선 한 인물의 이야기를 올리면서 서평을 마칠까 한다.
일본에서 회사에 다니던 칸자카 하지메는 어느날 우연히 한 잡지사의 소설 응모를 보고 '심심한데 나도 한 번 소설이나 써볼까?' 라고 생각하며 투고를 결심하게 된다. 생각해놓은 스토리는 있었지만, 연습 없이 그냥 쓰기 시작한 소설은 곧 막히게 되고 결국 마감 시간에 맞추어 대충 투고하게 된다. 그러나 덜컥 입상하고, 출판사와의 통화 중에 통화카드 잔액이 없어서 그냥 “연재 할께요” 했던 작품은 그 후 초대박을 터트린다. 그 소설의 이름은 바로 슬레이어즈(SLAYERS, スレイヤーズ)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