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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꿈 - 제왕학의 진수, 맹자가 전하는 리더의 품격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여기에는 명백한 근원이 있다. 여기에는 하나님. 종교의 그림자가 얼씬거리지도 않는다. 여기에는 순결한 인간의 지혜가 담겨 있다.” “인간의 언어가 개발되고, 공동생활을 한 이후(초기 사회)에는 신화가 덧붙여져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지혜는 신화적 세계가 탈색된 순수 인간의 지혜를 담고 있다.”
도올 김용옥 교수님의 동양 고전 강의 중에 나온 말씀이다. 신이 지배하던 중세 서구와 이슬람과는 달리 동양의 논어와 중용과 맹자 같은 동양의 고전에는 신이 아닌 우리 인간의 지혜가 담겨 있다. 맹자에는 어떤 저혜가 담겨 있을까? 맹자에는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정신이 담겨 있다. 백성 중에서도 특히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고 구휼하는 것을 인(仁)의 으뜸으로 보았으며, 조선의 왕들도 맹자의 구절을 본받아서 백성을 보살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으로 남아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늙어서 아내가 없는 이를 홀아비(鰥), 늙어서 남편이 없는 이를 과부(寡), 늙어서 자식 없는 이를 외로운 사람(獨), 어리고 아버지가 없는 이를 고아(孤)라고 합니다. 이 네 부류는 천하에 곤궁한 백성으로서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문왕은 정사를 펴고 인을 베푸시기를 반드시 이 네 사람들을 먼저 하셨습니다.
老而無妻曰鰥 老而無夫曰寡 老而無子曰獨 幼而無父曰孤 此四者天下之窮民而無告者 文王發政始仁 必先斯四者。(孟子』 梁惠王 下)
맹인(盲人) 윤효온(尹孝溫)이 상언(上言)하여 이천(利川)의 시골 아전 장적(張積)이 면포(綿布)를 빌려가고 갚지 않음을 호소하니, 전교하기를,
"옛날 문왕(文王)이 어진 정사를 베풀 때에, 반드시 먼저 환과고독(鰥寡孤獨)부터 돌보았다. 맹인은 불구자이니 마땅히 불쌍히 여기고 구제해야 하거늘, 만약 그 호소한 바가 사실이라면 한성부(漢城府)로 하여금 징수하여 주도록 하라." 하였다.
盲人尹孝溫上言訴利川鄕吏張積貸綿布不償。 傳曰: "昔文王發政施仁, 必先斯鰥寡孤獨, 瞽者不成人也, 所當矜恤, 若所訴實, 則其令漢城府徵給。(成宗實錄
1491년 12월 17일)
맹자가 살던 시기는 전국시대로 전란이 끊이지 않는 시기였다. 평화시대가 아닌 난세에 이렇게 백성을 사랑하고 보살폈다. 그렇기에 동양에서 대학과 함께 군주의 지침서가 되었다. 서양의 군주론과 같은 책들은 일반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금서였지만, 동양의 대학과 맹자 등은 군주는 물론 일반 백성들도 함께 배웠다. 동양 정치와 사상의 우수성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신정근 교수님은 이미 논어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른 작가다. 그렇기에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다. 대학원 시절 한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공부했던 맹자를 한문 위주가 아닌 동양철학의 입장에서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맹자를 통해서 리더의 길과 인간 본성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