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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물론 주식도 없던 조선 시대.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 혹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서 부자가 되었을까? 천만에 조선 시대에는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같은 경제학 서적도 없었고, 상업이 아닌 농업을 중시하던 사회였다. 그리고 지금과 달리 해외에 쉽게 다닐 수도 없었으며, 일반인들이 국경을 넘는 것을 엄금하던 사회였다. 그러나 공적으로 해외를 다니면서 상업을 할 수 있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역관들이었다. 이준구, 강호성의 『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첫 장을 여는 홍순언도 역관 출신이었으며, 조선 말기 감정가로 유명했던 오경석도 역관 출신이었다. 그러나 조선 말기가 되면 청나라와 러시아 쪽의 국경은 허술해진다. 최봉준은 역관 출신이 아니지만, 해외무역을 통해 많은 부를 이루었다.
이 책에 나오는 조선 시대 거상들과 부자들은 경제학은 물론 역사학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조선 시대 부자들의 지혜는 물론 역사(야사)를 배울 수 있다. 조선에도 보험회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았다. 물론 조선말이며, 대한제국이 건국된 1897년(아쉽지만 저자의 추정)이지만, 특이하게 사람이 아닌 소를 대상으로 했다. 조선 시대에는 그만큼 소가 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극에서 향교에서 제사를 지낼 때 소고기를 올리는 장면이 나온다면 이는 100% 고증오류다. 조선 시대에는 함부로 소를 잡지도 못했다. 물론 부자와 상인들의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정사에는 기록이 거의 없기에 야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부자들의 지혜를 주제로 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조선 시대 부자들이 주는 교훈은 나눔의 실천이라고나 할까? 경주 최부자야 워낙 유명해서 잘 알았지만, 최송설당, 이승훈 등의 사례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접해보았다. 자신이 평생 힘들게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이런 모습은 정말 실천하기 힘들지만,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