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 - 어드벤처 인베스터 ‘트래블제이’의 투자 견문록
트래블제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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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 – 트래블제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인 트래블제이는 증권사에서 PB로 오랜 시간 근무하고 은퇴한 파이어족이다. 억대 연봉에 포르쉐911을 몰았던 그지만 10년 동안 세계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실천했다. 여행 뿐만 아니라 <유튜버>로서의 인생 2막도 같이 했다. 10년간의 세계여행이라니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지금은 잠시 요양차 한국에 들어와서 28년에 다시 떠날 여행을 계획하며, 동남아의 섬과 중국, 일본 등지를 여행할 생각이란다. 그의 첫 번째 세계일주인 동남아, 미국, 라틴아메리카의 3년의 일정을 <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에 담았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작가는 잘하는 것은 <투자>이며, 좋아하는 것은<여행>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을 살면서 잘하는 것까지 잘 녹여냈다. 지금도 채널에 들어가보니 확실히 투자 관련한 동영상이 훨씬 조회수가 높았다. 투자와 여행의 철학을 같이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짧게 기억한 두 가지는, 서학 개미로 포지션을 바꿀 생각이라면 <애플>주식을 사라는 것이었다. 본인은 2017년부터 남들보다는 3년 빨리 서학개미가 되었단다. 이제는 여행에서 전부 현금화시킨 돈을 26년 5월부터 수혜를 보고 있는 종목에 집중해서 국장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펀더멘털 관련해서는 결국은 누구보다 이익을 내는가가 아니라 생존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이 말한 투자 제1원칙처럼 돈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투자에 대한 공부 없이는 숏투자를 하지말고 우상향인 롱투자를 하라고 한다. 하락장을 맞출 수 있는 경우의 수와 운이 제한적이라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권하는 1순위의 책은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성공하는 주식투자의 공통점 7가지의 첫 자를 따서 <캔슬림>이라고 부른다.

여행 관련해서는 특별히 동남아시아 관련해서는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었다. 다만 중국과 접경된 지역에서 여전히 고속철도와 자금 등의 세력이 많이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 여행에서는 이제 세계일주를 할 프리우스를 마련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차를 사고 나서 60일 안에 정규 번호판을 등록해야 한단다. 그런데 미국을 계속해서 횡단하는 사람에게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또한 투자자인 사람이기에 오마하의 현인이 탄생한 네브래스카의 오마하를 지나칠 수 없었다. 지금도 살고 있는 워렌버핏 집주변에 간 에피소드도 즐거웠다. 경비원이 전혀 주차도 못하게 했다고.

중미 관련해서는 미국으로 오가는 길목에 멕시코 경찰력의 70%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출입국 심사는 카메라가 20개나 찍어대지만 허술했다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원과 자연강국인 브라질을 기억하라고 했지만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블루 달러>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비공식 시장에서 현금으로 거래되는 달러-페소 환율을 의미한다. 1년 만에 물가가 100%씩 오르는 국가라서 많은 양의 환전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단다. 게다가 아르헨티나가 리튬 강국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매장량으로는 볼리비아에 이어 세계2위란다. 그 중심도시가 <살타>라고 한다. 포스코도 살타에 있는 소금호수를 인수해서 채굴하고 있다고 한다. 한달 살기에도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마지막에 가까운 칠레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케울랏 국립공원>의 매달린 빙하를 알게 된 것이 좋았다. 칠레라는 곳이 남미 중에 물가가 비싸서 특별히 가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케울랏 국립공원은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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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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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 데브라 N. 맨커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좋은 예술가들은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친다>는 말을 피카소가 했다고 알려지게 된 것은 스티븐 잡스 때문이다. 잡스가 무려 1984년 애플의 매킨토시를 발표하면서 피카소의 말이었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많은 사람들(나 포함) 믿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말을 피카소가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대신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T.S 엘리엇이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라는 말을 자신의 에세이에 적어둔 것은 기록이 있다.

모방과 훔친 것에 대한 유명인의 말은 차치하더라도 하늘아래 새로운 창조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이 드는 작품이 유사이래 없었을까. 결국 위대한 화가들도 뭔가를 그리거나, 감명 깊은 작품이 있었다면 그 영향을 어찌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좋아하는 작품을 따라 그려보고, 더 낫게 만들어보고, 내 색깔을 입혀보는 작업이 결국 본인의 색채를 찾는 길일테니 말이다.

내가 앞서 말한 예시를 책에서 제일 잘 드러내 준 작품이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1850)>을 모작한 고흐의 1851년작 작품이다. 고흐에게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은 굉장히 소심해보인다. 잘 그린 작품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은 농업이란 게 이토록 웅장하고 숭고한 소명의식을 가진이가 하는 일이었나 싶은 마음이 들게끔 인물을 그렸다. 영향받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서 그려본다고 해도 언제나 더 나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른 이의 매력을 잠시 빌려만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히로시게의 <가메이도의 매화 정원(1857)>을 모사한 <꽃 피는 매화나무(1887)>은 한자까지 따라 그려넣을 정도로 유사했지만 원작을 양 옆에 두고 봐서 그런지 이번에도 원작의 승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에 등장한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이라는 작품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류고쿠의 불꽃놀이>라는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연관성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전혀 다른 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에 에도시대의 작품들의 전반적인 유행이 있었다고 생각해도 그렇다.

완전히 동시대에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확실히 영향을 미쳤구나 생각하게 된 작가와 작품은 클로드 모네가 연작으로 25작품 이상 그린 <건초더미>다.

특히 시카고 미술관에 연작 작품이 제일 많이 소장되어 있고, 계절과 시간대 별로 비교해 볼 수 있다. 모네의 제자이면서 조수였던 블랑슈 오슈데 모네의 <수확>은 확실히 더 풍부하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블랑슈는 모네의 의붓딸이었다가 모네의 장남과 결혼하면서 며느리가 된다. 같은 시기, 같은 시간, 같은 정물을 보고도 결국은 다른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 오묘했다.

이외에도 고전을 비틀어 재해석하기로 유명한 작가 마르셀 뒤샹은 모나리자 엽서에 콧수염을 그려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런 류의 반전은 커힌디 와일리의 기마상을 통한 반전도 현대에 맥을 같이한다. 와일리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였는데, 결국 스트리트패션과 인종의 전복을 통해서 권력의 주체를 비트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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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황보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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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 황보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권현비는 제일 친한 친구인 정미가 죽었다. 그리고 정미의 언니인 유미가 현비를 찾아와 자신의 동생 죽음에 대해 묻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거의 1년이 지났지만 유미는 약속도 없이 계속 현비를 찾아내 불편한 만남과 질문을 시작한다. 심지어 현비는 학교도 옮기고, 집도 이사했다.

당연히 가족을 잃은 슬픔, 친구를 잃은 슬픔 경중을 따질 수는 없을 테다. 그런데, 왜 자꾸 찾아오는 건데, 현비가 뭘 잘 못했다고. 그런 생각이 첫 장을 읽는 순간 부터 치밀어 올랐다. 어른스러운 현비는 그냥 <또 왔네>정도에서 마무리하긴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도 정미가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현비는 모른다. 다른 점 이상한 점을 생각하려 했을 때도 생각한 건 삼각 김밥을 먹었고 정미의 최애 맛인 참치마요를 자신에게 양보했다는 것 뿐이다.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훨씬 더 많이 양보했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엄마 아빠는 맞벌이로 너무 바쁘고, 할머니는 틈만나면 잘못한 것도 없는 나에게 참회하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고모는 고모부가 맨홀에 빠지는 사고로 사망했고, 고모와도 왕래를 끊다 시피 한 할머니도 의아하다.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서 결혼도 반대했으면서, 또 사고로 간 사람을 못잊어 슬퍼하는 딸에게는 앞세운 사람 프레임을 붙여 버린다. 그래서 틈만 나면 술독에 빠져 있는 고모와 현비와의 대화가 그나마 가장 인간다운 인상을 주었다. 아직 가버린 사람을 개새끼라 원망하는 고모긴 하지만 말이다.

전학한 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소윤은 김라희라는 같은 반 애한테 학폭을 당하고 있다. 욕설과 폭력 그 사이에서 자신은 투명 인간 취급을 받으니 이건 또 뭐라고 해야할지. 소윤은 폭력과 폭언을 당하고 나면 현비에게 들었던 말이 아니라고,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반복해서 말해달라고 한다. 마치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다는 세뇌를 하고 싶은 것 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휩쓸려 또 현비를 버려버리는 이 친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만큼 청소년 시기는 미완성과 불완전이니 그려려니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쎄하지 않다고 자조하는 현비가 안타까웠다.

김라희와 관계된 일로 이예준의 집에 찾아가게 된 소윤과 현비. 정확하게 말하면 이예준을 만난 것은 우연이고, 이예준의 동생인 이예영의 커플링 중 한 개를 되찾으러 왔다. 김라희의 외사촌인 권민아가 이예영의 전여친이고 그 커플링 돌려달라고 말이다. 그냥 들러리로 자기 심심하다고 소윤과 현비를 데려온 것이다. 그렇게 얼굴을 트게 된 예준의 집 소파 밑에서 뜻밖의 영혼인 고모부를 만나게 된다. 죽었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는 고모부의 말이 퍽 딱하다. 그래서 현비에게 죽고 싶은 마음을 모아달라는 영혼의 요청에 그러기로 한다. 물론 이 고모부를 예준의 집에서 나오게 하기 위한 현비와 예준의 거래가 또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람을 잃고 무엇이든 했었던 시절을 떠올리면 또 그럴 수 있겠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시기에는 그 어떤 것도 이상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예준의 양아치 같은 거래의 시작과 껄끄러운 대화와 그 이상의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계속해서 유미는 현비를 찾아온다. 현비가 마음속에서 일었던 파장이 버려지는 껍질과 동일시된 자신이었던 것을 감지했던 것일까. 일년여간 지켜본 현비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생각해 보니 이 소설에서 또 완전히 무결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현비를 지켜주는 유미도 자신의 연애는 도덕관이 일그러져 있으니까.

그 다음에도 유미가 현비를 찾아올까. 내 바램은 그만 찾아와 줬음 한다. 정말이지 정미가 보고 싶은 현비가 안타깝다. 그렇지만 정미와 같이 살아가고 있을 현비가 그 점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얼마나 그리웠을까. 그렇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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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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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 백인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올해면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많은데 갈 곳을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야 얼마든지 가겠지만 가고 싶은 곳이 미국이나 스페인처럼 먼 곳인 탓이다. 무려 15년 전에 다녀온 바르셀로나가 생각나면서 물론 갔지만 일행 때문에 너무 양보해서 들어가보지 못했던 곳곳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금 생각났다.

스페인의 명소로 타호 협곡 사이에 건설된 론다의 상징인 누에보다리를 보러 가고 싶다. 이름 자체가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고, 협곡 아래에서부터 돌을 쌓아올려 아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굉장한 높이던데!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다리이고 인생샷을 위해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책은 건축물과 건축가 미술을 지역별로 묶어서 보여준다. 스페인 여행을 한다면 개괄적으로 고려해볼만한 랜드마크와 보석같은 작품들이다.

세비야 대성당의 종탑 히랄다는 상부 1/3은 고딕양식을, 하부 2/3는 이슬람양식으로 되어있어 스페인의 역사까지 한 눈에 보여준다.

다시금 추억여행을 하게했던 바르셀로나는 바둑판 모양의 계획지구인 에이샴플레(카탈루냐 어로 확장을 의미)를 알려주는 것 부터 시작한다. 1854년 구시가지의 성벽을 철거하고 방사형 도로와 모따기를 한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 구획의 사각형에 건물이 조금씩 잘려나간 모양으로 건설된 것이다. 이는 마차가 코너를 돌때 건물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사람을 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블록의 잘라진 모퉁이 덕에 사람은 시야를 확보하게 되었다. 지금은 차를 잠시 세우거나 짐을 내리는 공간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걸으면서 완전한 직각이 아니라 유연한 느낌이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가우디가 만든 6갈래의 가스등을 다음번에는 더 잘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다. 가스등 윗부부분은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날개달린 투구로 장식되어있다. 기둥을 휘감고 있는 두 마리의 뱀은 에르메스의 지팡이인 케이케리온을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가스등이라 하면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더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1842년에 스페인에서 최초로 가스등이 설립된 것이라 한다. 심미성과 기능성이 둘 다 조화를 이룬 아직까지 남아있는 작품이리라.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 공원 등은 다 직접 보고 왔다. 물론 들어가 보지 못한 곳들이라 다시금 버킷리스트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가우디의 초기작인 직선을 살린 <카사 비센스>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건물이라 지도에 가고 싶은 곳으로 등록해 두었다. 모자이크 기법인 줄 알았던 구엘공원의 트렌카디스 기법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았다. 모자이크가 더 포괄적으로 쓰이긴 하지만, 타일등의 조각으로 양감을 나타낸 장식기법을 트렌카디스라고 한단다. 구엘공원 다주실의 구름같은 천장은 기억이 나는데, 태양이 사계절로 4개나 있었다고 하니 다시 방문한다면 모조리 확인하고 올테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 있는 마드리드로 넘어오면 확실히 미술관의 풍년이 이어진다.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그 구도의 특이함 덕분에 알려진 <시녀들>은 3미터가 넘는 그림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프라도 미술관>1층 12번 전시실에 있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것은 펠리페4세의 딸 마르가리타 테레사에게 전해지는 붉은점 토의 그릇이다. 한 번도 눈여겨 보지 못한 오브제였다. 부카로라고 불리는 이 그릇은 주로 향수를 담는 작은 점토 용기였다고 한다. 하얀 피부가 아름다움의 상징이던 17세기 여자들은 진흙 속에 함유된 중금속 중 납성분으로 빈혈과 얼굴이 극도로 창백해지는 효과를 위해 이 그릇을 먹었다고 한다! 수은이 들어도 얼굴에 바른 분과 다름이 무엇인가! 그런데 이 작은 오브제에 그런 역사가 숨어있었을 줄이야. 시녀들에 대한 미술사 관련 책 중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 작가가 확실히 시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제 시녀들을 볼 때마다 마르가리타에게 전달되는 붉은 그릇만 더 도드라지게 보일 것 같다. 그런데 어린 공주에게도 그런 미적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마야라고 알고 있던 작품의 표기가 좀 달랐는데 <옷을 입은 마하>, <옷을 벗은 마하>도 프라도 미술관에 있다.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은 얀 반 에이크의 <수태고지>라는 작품이 있다. 책에는 현대미술이고 스페인 사람이 아니라 나와 있지 않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룸>도 있으니 참고해보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내가 사랑하는 작가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한다면 건축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예술로 읽는 스페인>으로 예습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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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세다
제니퍼 루이스 지음, 김정현 옮김 / 페이지2(page2)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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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세다 - 제니퍼 루이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인생은 기세다>라는 책의 표지와 제목의 서체가 경쾌하다. 일단 미국의 할머니 역할로 유명한 배우라는데 얼굴을 모르니 그녀의 이름을 유튜브에 쳐보았다. 아니 이런! 이름만 쳐봤을 뿐인데 <자존감>과 <모닝루틴>이라는 500만뷰 영상이 떴다. 안볼 수 없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제니퍼 할머니는 이를 닦고, 뱉은 후, 입가를 정리하고, 거울 앞에 기대서서 자신에게 말한다고 했다. “Pretty Bitch(이쁜 년)“ 그녀가 입은 의상은 정말 노랗고, 핫핑크색에 엄청 두꺼운 금목걸이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 말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수십 번을 보고 나서야 그녀의 형형색색의 옷이 눈에 띌 정도였다. 이정도의 기쎈 할머니의 이야기라면 길게 들어보고 싶지 않은가. 그리고 실제로도 미녀다!

어릴 적부터 진흙놀이나 하면서 천방지축으로 지냈다지만, 지금은 시트콤에서 간판스타를 맡고 있다고 했다. 게이인 사촌과 에이즈 관련 모금행사도 많이 했다고 한다. 초반에는 사기꾼에게 걸려 로맨스 스캠을 당한 이야기를 정말 실감나게 풀어준다. 오천만원에 당하는 금액을 사기꾼의 사업자금으로 밀어 넣어 줬다고. 네이비씰이라고 우기는 그 남자에게 반해 집에도 들이고, 사업도 하게 해줬지만 결국 지인의 정보력으로 사기꾼 퇴치에 성공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당하지 않도록 그 사람을 벌주는데 앞장선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풀어낸 기개가 놀라웠다. 그 무렵 어머니의 임종과도 맞물리고.

이외에도 오바마를 좋아하고, 트럼프를 싫어하는 것을 정말 여러장에 걸쳐 설명했다. 흑인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트럼프를 거의 트럼프라고도 표현하지 않고 오렌지맨이라고까지 이야기 하는데, 이렇게 말하고 책을 내도 이 사람의 커리어가 문제는 없을까하는 오지랖이 들었다. 그 정도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주는 것인가.

70년대에 피아노 반주자와 비행기를 타려다가 그녀의 말실수로 경찰에 연행된 에피소드는 정말이지 인생이 시트콤이구나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안전을 위협하는 말에 공항 직원들의 엄격한 신고정신은 미국이구나 싶었다. 그 이후 몇 십년동안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사회봉사 500시간만의 갭은 아니었을 거 같은데, 정말 괴짜 할머니에 (그때는 할머니가 아니었지만) 기이한 이야기들 천지다. 그만큼 그녀의 인생은 재미있다. 손주들이 와서 집을 물바다로 만들어도 이제 그려려니 하면서 읽게 된다. 책의 말처럼 웃음은 세상이 침몰한다는 기분이 들 때 우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구명조끼 인 것이다. 화를 내서 뭐하겠는가.

코로나 시절에는 죽음의 문턱에 선 불안한 친구를 위해 기꺼이 달려가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혐오의 사슬을 깰려고 노력하고, 슬픔의 인생의 사슬 안에서도 기쁨을 찾으려 노력하는 그녀의 인생 모토를 본받고 싶다. 이번 주 나의 일터도 엉망진창 똥이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세상사 이런 거 안다면 털고 일어나 내일도 참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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