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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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 백인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올해면 사라지는 마일리지가 많은데 갈 곳을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야 얼마든지 가겠지만 가고 싶은 곳이 미국이나 스페인처럼 먼 곳인 탓이다. 무려 15년 전에 다녀온 바르셀로나가 생각나면서 물론 갔지만 일행 때문에 너무 양보해서 들어가보지 못했던 곳곳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금 생각났다.

스페인의 명소로 타호 협곡 사이에 건설된 론다의 상징인 누에보다리를 보러 가고 싶다. 이름 자체가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고, 협곡 아래에서부터 돌을 쌓아올려 아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굉장한 높이던데!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잇는 다리이고 인생샷을 위해 많이 방문한다고 한다.

책은 건축물과 건축가 미술을 지역별로 묶어서 보여준다. 스페인 여행을 한다면 개괄적으로 고려해볼만한 랜드마크와 보석같은 작품들이다.

세비야 대성당의 종탑 히랄다는 상부 1/3은 고딕양식을, 하부 2/3는 이슬람양식으로 되어있어 스페인의 역사까지 한 눈에 보여준다.

다시금 추억여행을 하게했던 바르셀로나는 바둑판 모양의 계획지구인 에이샴플레(카탈루냐 어로 확장을 의미)를 알려주는 것 부터 시작한다. 1854년 구시가지의 성벽을 철거하고 방사형 도로와 모따기를 한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한 구획의 사각형에 건물이 조금씩 잘려나간 모양으로 건설된 것이다. 이는 마차가 코너를 돌때 건물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사람을 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한다. 블록의 잘라진 모퉁이 덕에 사람은 시야를 확보하게 되었다. 지금은 차를 잠시 세우거나 짐을 내리는 공간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걸으면서 완전한 직각이 아니라 유연한 느낌이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가우디가 만든 6갈래의 가스등을 다음번에는 더 잘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다. 가스등 윗부부분은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날개달린 투구로 장식되어있다. 기둥을 휘감고 있는 두 마리의 뱀은 에르메스의 지팡이인 케이케리온을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가스등이라 하면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더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1842년에 스페인에서 최초로 가스등이 설립된 것이라 한다. 심미성과 기능성이 둘 다 조화를 이룬 아직까지 남아있는 작품이리라.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 공원 등은 다 직접 보고 왔다. 물론 들어가 보지 못한 곳들이라 다시금 버킷리스트가 되긴 했지만 말이다. 가우디의 초기작인 직선을 살린 <카사 비센스>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건물이라 지도에 가고 싶은 곳으로 등록해 두었다. 모자이크 기법인 줄 알았던 구엘공원의 트렌카디스 기법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았다. 모자이크가 더 포괄적으로 쓰이긴 하지만, 타일등의 조각으로 양감을 나타낸 장식기법을 트렌카디스라고 한단다. 구엘공원 다주실의 구름같은 천장은 기억이 나는데, 태양이 사계절로 4개나 있었다고 하니 다시 방문한다면 모조리 확인하고 올테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 있는 마드리드로 넘어오면 확실히 미술관의 풍년이 이어진다. 직접 보지는 못했어도 그 구도의 특이함 덕분에 알려진 <시녀들>은 3미터가 넘는 그림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프라도 미술관>1층 12번 전시실에 있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것은 펠리페4세의 딸 마르가리타 테레사에게 전해지는 붉은점 토의 그릇이다. 한 번도 눈여겨 보지 못한 오브제였다. 부카로라고 불리는 이 그릇은 주로 향수를 담는 작은 점토 용기였다고 한다. 하얀 피부가 아름다움의 상징이던 17세기 여자들은 진흙 속에 함유된 중금속 중 납성분으로 빈혈과 얼굴이 극도로 창백해지는 효과를 위해 이 그릇을 먹었다고 한다! 수은이 들어도 얼굴에 바른 분과 다름이 무엇인가! 그런데 이 작은 오브제에 그런 역사가 숨어있었을 줄이야. 시녀들에 대한 미술사 관련 책 중 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 작가가 확실히 시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제 시녀들을 볼 때마다 마르가리타에게 전달되는 붉은 그릇만 더 도드라지게 보일 것 같다. 그런데 어린 공주에게도 그런 미적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마야라고 알고 있던 작품의 표기가 좀 달랐는데 <옷을 입은 마하>, <옷을 벗은 마하>도 프라도 미술관에 있다.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은 얀 반 에이크의 <수태고지>라는 작품이 있다. 책에는 현대미술이고 스페인 사람이 아니라 나와 있지 않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룸>도 있으니 참고해보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내가 사랑하는 작가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한다면 건축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예술로 읽는 스페인>으로 예습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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