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집 - 없으면 안 되나요? 이까짓 2
써니사이드업 지음 / 봄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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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몸 뉘일곳을 찾기 : 이까짓 집 - 써니싸이드업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N포털에서 <부부생활>이라는 웹툰을 즐겨 봤었고, 인스타에서 작가님도 따로 팔로잉 해서 짧은 <패션만화>를 올리시는 것도 봤었다. 그런데, 독립서점을 여신 것은 몰랐던 사실이었다. (서점 prnt를 운영하는 중이시라고 한다) 나름대로 좋아하는 작가님이 쓰신 책이라 기대하며 읽었다. 의식주 중에 제일 비싸면서도 제일 필요한 것 또한 집인데 집이 없으면 안되냐니? 실은 그 집이 없이 살면서도 집에 대한 개인간의 정의와 에피소드를 엮은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내용 중에서 제일 충격을 받은 부분은 우여곡절 끝에 이사 가면서 부동산의 횡포로 당일 정산하는 공과금을 어깃장 놨을 때 남편이 가서 바로 해결한 것이다. 그리고,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작가님이 다녔을 때와 남편분이 각각 다니셨을 때 보여준 매물의 컨디션이 전혀 달랐다는 것이었다. 내가 남편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비교는 해볼 수 없겠지만, 이런 사실을 눈으로 직접 봤을 때의 배신감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것이다. 집의 문제에서도 보이지 않은 이런 차별을 당해 왔을거라고 생각하니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도 모르고 지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눈으로 봤을 때 지불능력이 있는지 스캔당하는 것도 고까운데 말이다. 아직도 젊은 여성들에게는 불문율처럼 부모님과 함께 부동산을 가라는 충고가 있는데 여전하구나 싶었다. 그리고, 집의 하자를 숨기는 중개사와 집주인의 횡포라거나, 이사온 후 전집의 문제에 대해서 아침 식전부터 전화해서 설명을 해줘야 하는 일 또한 기함할만한 에피소드였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니 웃기고 슬픈 헤프닝이지만, 당사자였다고 생각하면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불러주는 <사모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도 적당한 성차별적인 부분이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하긴, 비혼자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사모님이거나 어머님이라는 단어가 불편하긴 했었다.

이외에도 풀옵션으로 들어간 집에서 속썩이는 에어컨이나 냉장고 같은 옵션의 계륵같은 상황, 매물을 보러 갔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도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었다. 아직도 작가님은 2년마다 이사의 굴레에 둘러 쌓여 있지만, 그래도 새로운 좋은 집을 만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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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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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여성들이 한번쯤 고민하는 :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반유화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을 보고 또 어떤 내용으로 내 핑크텍스를 높일 셈이야? 하고 꼬아서 봤던 나를 반성한다. 지금은 그나마 연령대가 높아져버렸지만, 최근까지도 비슷한 내용으로 나 또한 고민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사례로 실려 있었다. 40대이지만 아직도 결혼과 직장생활 그리고 꾸밈노동과 페미니즘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책의 서두는 역시 <결혼> 이런 N포세대가 된 우리들에게도 결혼을 하라는게, 아니면 안해도 되는게 가능한건지에 대한 물음이다. 답변은 인생은 패키지가 아니며 노랫말처럼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라고 나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거기에서 그칠게 아니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의 목록을 <세분화>해서 리스트업 하라고 한다. 결혼을 예로 들면 누군가와 함께 사는게 싫은건지, 가족이라는 경제적 심리적 공동체를 만들기가 싫은 건지, 누군가에게 의존하거나 반대로 누군가가 내게 의존하는 것이 싫은 건지, 결혼한 여성에게 기대하는 성 역할, 즉 동등하지 못한 가사, 양육, 며느리로서의 의무를 부여 받는게 싫은 건지, 자녀를 갖기가 싫은 건지 말이다.

이렇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잘게 나누어 따로따로 생각하다보면 나만의 호불호를 찾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내가 두려워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좀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보고, 롤모델도 찾아보고, 이야기를 들어서 간접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대신 결혼을 하던 안하던 다른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으니 그 점을 제일 정신을 똑똑히 차려야 한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라거나, 누구를 실망시키기 싫다는 마음, 누군가를 위해서라는 마음에는 반드시 보상심리가 따르기에 철처히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와 실직을 통해 메이크업이라는 <꾸밈노동>을 전혀 하지 않고서 8개월 정도를 지냈다. 다시 구직시장에 나가는 시간부터 나도 고민을 한 것이 있는데. 바로 다시 화두에 떠오르게 된 메이크업이다. 면접이야 그나마 구직활동이라는 명분이 있었는데, 다시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왜 남자들은 꾸밈노동은커녕 개인위생도 무시되게 오시는 분도 있는데 나는 곱게 화장까지 해야 될까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마음 한켠으로는 또 화장을 하면 생기 있어 보이고, 그나마 예뻐 보여서 또 만족감도 드는 내 자신이 좀 이상한 기분이 든 것도 사실이다. 꾸밈노동이라는 말도 조금 이상한 느낌도 드는데(이렇게 지칭하기에 말하고는 있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누가 강제로 시킨일도 아니다. 화장을 안하고 회사에 오면 안된다 라는 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100%의 여직원들은 화장을 하고 회사에 나온다. 암묵적으로 사회에 퍼져있는 압력 때문에 나도 화장을 하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 자신도 어떤 날은 화장해서 기분이 좋았다가, 어떤 날은 내가 왜 이걸 계속해야하나 황금 같은 아침시간을 최소 1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 이시간이면 책을 50장은 읽을 수 있는데 그런 생각도 했다. 책에서는 꾸민다면 자신이 원해서 하는 행위여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말했던 <이중구속>의 일종이라고 한다. 이중구속은 표면의 메시지와 이면의 메시지가 상반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원하는 걸 편하게 고르라고 하고, 내심 기대했던 쪽을 원하지 않으면 언짢은 표정을 짓는 등의 방법으로 실제로는 그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유무형의 손해를, 선택을 했을 때는 보상을 주어지게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코르셋의 경우 겉모습과 정체성 사이에서 복합성을 드러내는 문제이다 보니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젠더와 자기 자신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과 여성성개념 그리고 규범적 여성성이 얽혀서 구별하기 힘든 경우 이렇게 하면 나아질 수 있다. 만약 내 스스로 구속이라고 느껴왔고 자신의 정체성과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현실적인 면을 따져 어느 정도 멀리하면 된다. 아마 출근시 화장의 경우에는 멀리하고 싶어도 그 압력이라는 무언의 메시지 때문에 아예 안하고 가게 되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색조화장을 덜 하는 정도에서 나 자신과 타협하지 않을까 싶다. 꾸밈은 싫지만 또 피부트러블이 노출되어 보이는 것도 싫은 마음도 있어서다. 아무튼,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책의 말미에 적힌 것처럼 이게 이상하지 않나?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바꿀려고 노력할 때 세상은 바뀐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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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 태조에서 순종까지, 왕의 사망 일기
정승호.김수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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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죽음들을 모아보기 : 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 - 정승호, 김수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지역에 <동구릉>이 위치해 있다. 동구릉에 위치한 제1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5문종의 현릉, 14선조 목릉 등이고 이 책에서 이분들의 내용을 재미있게 읽었다.

조선의 왕들은 풍요로운 의식주 생활과 최고의 의료 혜택을 누렸지만, 평균수명이 50세를 넘기지 못했다. <조선의 왕은 어떻게 죽었을까>의 내용은 전체 조선의 왕들의 죽음에 관한 히스토리를 보여준다.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는 조선시대 의학의 한계, 힘든 궁중생활, 스트레스로 인한 성인질환, 유전병, 독살, 음주 등의 원인들을 들고 있다. 그 외에도 특별히 장수한 영조 같은 왕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카테고리에 따라 독살에 의한 루머가 있는 왕들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조선의 왕 중에 인종, 선조,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 등이 독살설의 주인공이다.

영화 관상의 신스틸러인 내가 왕이될 상인가의 주인공 <세조>의 죽음을 둘러보았다. 조카인 친족을 살해하고, 즉위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그래서 억압되었던 불교가 다시 발전한 시기이기도 하다. 아들이자 후대 왕인 예종이 <>를 명예로운 것으로 여겨 조를 붙이는 것에 따라 세조가 되었다. 세조의 죽음의 원인으로는 주색으로 인한 성병으로 피부병이 발병했을 것으로 보는 것. 그리고, 수많은 근친을 살해한 마음의 병이 있었을 것. 그리고 계속적으로 괴롭혔던 종기와 피부병 등이다. 책의 말미에는 악행을 저지르고 주색에 놀아난 사람 치고 깨끗한 병으로 죽는 왕은 없었다는 말로 마무리 짓고 있다. 패권을 피로 물들여 잡았더라도 죽음마저 선택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세조의 릉은 남양주시 광릉이다.

다음으로는 궁밖에서 온 새로운 인물 <철종>이다. 사도세자의 서자인 은언군의 손자로 헌종 사망이후 궁 밖에서 19세의 나이로 즉위한 왕이다. 통상 궁궐이 아닌 궁궐 밖에서 생활을 하다가 왕이 된 대부분의 왕은 건강한 체질을 유지했지만, 철종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 남아도는 시간을 환락으로 채웠기 때문. 게다가 글자도 모르는 농부 출신으로 왕이 되었는데도 신분상승에 대한 노력은 하지 않았고, 갑자기 세도가의 신하들에 의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계속 한약(보약)을 먹었다. 지금 보면 화병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처방받은 듯한 교감탕과 대부분의 약은 스태미너 강화를 위한 것이였다고 한다. 이렇듯 재위기간 내내 수많은 보약 처방을 받앗음에도 재위 후반기 내내 골골 앓았다. 이후 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있었고, 33세의 나이에 사망한다.

역사적인 팩트에 기반해서 <죽음>이라는 것에 포인트를 둔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서여서 조선시대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궁중생활과 왕의 기록에 관심이 많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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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은이 소통하는 법 - 일에 관한 열 가지 생각
강주은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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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달라질 한마디 놓치지 않기 : 강주은이 소통하는 법 - 강주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강주은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라고는 배우 최민수의 아내 라는 점이었다. 최근 보았던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 뭔가 사람들이랑 맞는 듯 안맞는 듯 서울살이 28년에도 아직도 어색한 억양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녀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다고 해야 맞겠다. 그 이면에, 약간의 고까움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강주은이라는 사람이 하는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외국인 학교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접접이 하나도 없으니) 홈쇼핑도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 전담으로 이름을 내건 쇼가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의외로 셀럽의 아내로서의 삶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착실히 커리어를 쌓은 여성이라는 면을 발견하고 그녀가 달리 보였다.

책은 인터뷰어가 작가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자서식이 아니라 인터뷰식으로 그대로 적고 있어서,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조금 더 편안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부제는 <일에 대한 열가지 생각>으로 각각의 본인의 신념과 에피소드를 녹여내고 있다. 내가 인사이트를 얻은 생각들 몇 개를 적어보려한다. <생각3. 하루가 달라질 그 한마디, 놓치지 않아요> 라는 챕터인데, 상대에게 느낀 작은 것 하나라도 꼭 긍정적인 표현을 한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보면 좀 미국식(캐나다식) 인사의 한 종류처럼 느껴지는 것인데. 상대에게 느낀 좋은 점을 나 혼자 알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여기고, 그 사람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으니 칭찬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당연한 것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 <실천>을 하는 포인트와 그것을 위해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이 중요해 보였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도 읽었던 내용인데, 강연을 가서 듣고 나서, 강연자에게 자신이 받은 감정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다. 나의 경우 찾아서 강연을 듣더라도 상대가 귀찮아할까봐. 혹은 나를 만나줄까? 싶어서 받은 경험을 나누고 온 적이 없다. 그런데 작가뿐만 아니라 (그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도) 꽤 적극적인 표현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게다가 이 찰나의 인사가 인연이 되어 더 많은 인맥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짧은 만남이라도 그것을 발전시키는 방법과 좋은점을 발견하면 그 점을 꼭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생각6. 다른건 몰라도 진실은 빨리 이야기해요> 이다. 이 챕터에서는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신의 아들이 병역의 의무를 지기 위해 군대에 갔다가, 다시 공황장애가 재발함으로써 나흘만에 군대에서 나오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알고 있지 않았던 사실이었는데, 유명인의 아내이자 아들이어서 밝혀지는 개인적인 일들이 모두에게 알려지는 것을 보고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일들도 모두 진실을 기반으로 빨리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자꾸 변명하고 설명하기 시작하면 상황들이 걷잡을 수 없이 지저분해진다. 최선을 다해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 그리고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각오가 있어야 하고, 당장에 손해보고 다쳐도 괜찮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한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손해가 결국은 손해가 아닌 경우도 많다. 실패했다는 그 고정된 관념에서 조금 벗어나 보면 실패하는 순간에도 대단한 열매가 숨어 있다. <손해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자연스럽고 담대하게 대처하면 <손해>가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그런 마인드로 삶을 지낸다고 했다. 이외에도, 자신이 일을 찾는 경우에서 당한 억측이나 깍아내림 등의 다양한 에피소드도 들어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내가 알던<강주은>이 아니라 하나의 커리어우먼으로 단단하고 여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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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4
알리나 브론스키 지음, 송소민 옮김 / 걷는사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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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의 그곳 : 세상의 모든 여자는 체르노보로 간다 - 알리나 브론스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원전사고로 유명한 체르노빌사건이 발생한지도 벌써 35년이 지났다. 가상의 원전사고지인 체르노보가 체르노빌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정확하게 사고지가 어디쯤인지를 찾아봤다. 꽤나 프리피야티 강과 가깝고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에서 10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체르노보 마을은 1986년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지역이 되었다. 이곳에 주인공 할머니 바바 두냐가 돌아온다. 딸인 이리나와 아들인 알렉세이는 다른곳에 살고 있다. 사람이 살 수 업슨 곳에서 살겠다는 할머니의 비상식적인 귀향은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몇몇 이들도 뒤따라 들어와 이웃이 된다.

몇 년전 보았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사고지 고향마을에서 이주해서 근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만약 내가 그런 사고의 당사자라면, 아무리 고향이 좋다한들 피폭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주를 할 것이다. 그런데, 영화속 사람들은 고향을 잊지 못해 근처로 다시 되돌아 온다. 많은 수는 떠났지만, 확실히 소수라도 남아있는 사람이 있었다. 일부는 추억을 그리워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달라진 그 땅을 보살펴줘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바바두냐의 마음도 다시 돌아온 고향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그녀의 이주를 관찰하기 위해 찾아오는 과학자들은 방사능 보호복을 걸치고 단단히 무장하고 방문한다. 그녀가 손님 대접으로 내놓은 버섯 절임을 채집해가고, 밭에서 기른 토마토를 고무장갑 낀 손으로 만진다.

 

걱정이 예고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나를 덮친다. 걱정이 머릿속에 첩첩이 쌓여 더 이상 생각도 맑게 할 수 없다. 내가 더 이상 살지 않는 삶으로 나를 되돌리는 순간이다. 페트로프와의 대화는 언제나 훌륭한 도화선이 도니다. 그는 가슴을 찌르는,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던진다. p.122

이후 마을에 딸을 데리고 온 남자 게르만 등장한다. 이후 바바 두냐는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바바 두냐는 건강한 딸을 데리고 온 게르만을 나무란다. 죽음의 땅에 건강한 아이를 데려와서는 안된다는 이유다. 다 저물어가는 생명인 자신들은 괜찮지만, 새 생명은 안된다는 것. 이후 죄를 덮어쓰고 바바 두냐는 수감되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죄를 인정한다는 것이 잘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그 땅에 돌아오고 머지않은 삶을 마감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예견되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읽는 동안 망령들과 대화한다는 포인트에서 반전소설로 유명한 [5도살장]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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