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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ㅣ 현북스 소설 2
위기철 지음 / 현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조용한 권헌제씨의 주변 : 고슴도치 - 위기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위기철 작가는 내 나이 또래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메가 히트한 논리적 사고를 길러주는 책 <반갑다 논리야>의 작가이다. 지금 어린 친구들은 모르겠지만 빨간펜 학습지 수준으로 어린이의 사고를 논리적으로 길러준다는 책으로 엄청나게 유행을 했었다.(옛날이여~)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 만나봤는데, 복각판이라 시간도 20년 전쯤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CD랄까 채팅이 처음 보급되는 느낌이나, 휴대폰 사용 등등. 아마 출판 당시에는 사람들이 왜이렇게 일방적이냐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이런 속내를 안드러 내는 사람도 흔하고, 자기만을 어필하는 사람도 흔해진 시절이 되었다. 헌제 정도면 마음을 조금 드러내지 않는 정도이지, 그렇게 대인기피나 자기혐오가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겠나. 동화책에 삽화를 그리는 일을 하는 권헌제는 이혼남이다. 딸인 유진이 있고, 형제들과 어머니와 같이 산다. 친구 세진은 정말 말이 많은 사람으로 영업왕 같은 기질이 있다. (세일즈맨의 비극의 그 큰아버지 같은 스타일. 허풍도 많고) 사람들과 쉬이 친해지고 허물이 없다. 수영강사로 만난 영신은 철인 3종 경기를 하고, 세진보다도 더 종달새처럼 말이 많은 스타일이다. 이혼한 전 부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고, 결혼할 정도로 사랑했지만, 자기 확신이 서지 않아 헤어지게 된 여자친구 연화도 있다. 주인공을 제외한 극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감 넘치고 호기심이 넘친다. 그에 반해 조용한 주인공이 조금 신기할 따름이다. 여러 사람들에 의해 자기 공간을 침해받는데, 크게 항의하지도 못한다. 나만해도 성격이 주인공과 반대되는 기질이라 선천적으로 조용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가보다 생각하며 읽었다. 전혀 결혼할 마음이 없었는데, 다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 주인공도 신기했다. 사람 만날 인연은 이런 한순간의 짧은 인연으로도 생겨나나 싶다. 유진이와 명신과 운전면허도 취득해서 사람들에게 가시를 세우지 않고 융화되는 헌제가 되길 바란다. 오래간만에 레트로 감성과 더불어 재미있는 캐릭터가 녹아있는 소설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