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박제이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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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좋아하지는않지만어쩌면재미있을지도모르는 #문학수첩 #서평단 #수학 #진로 #논픽션 #유머 #재미 #도서협찬

마치 한 편의 유쾌한 일본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심야식당류처럼, 중심 인물과 엮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지는데 시종일관 유쾌하다. 정말 단숨에 책장이 쭉쭉 넘어가서 금방 읽고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읽었다. 그래도 재밌다. 최근 읽은 책 중에서, '들어가며'부터 공감의 박수치며 웃고 들어가보기도 처음이고, 들어가며가 본문과 이어지는 진정으로 인트로 역할을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발단은 작가와 술을 먹던 편집자가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수학 전공자와 소개팅 한 얘기를 하는데 작가가 엉뚱하게 갑자기 수학자라는 존재에 매료되며(?) 그들의 세계를 이해해보기로 하는 데서 시작한다. 어이없는데 공감가고 웃겼다. 사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이런 식으로 시작되지 않던가. 그리고 그게 이런 장장 대모험(?)이 되다니.

대학 새내기 시절에 미팅이나 소개팅을 하고 온 친구들이 유독 모 대학 경제학과, 공대와 소개팅을 하고 오면 아이엠그라운드 이중모션을 할 때, 자꾸 인테그랄, 절대값 같은 소리를 해댄다며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진짜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진절머리 난다고들 했었다. 생각해보면 맨날 보는 게 그런 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나름대로는 유머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참 지독하게도 안 통했던 거 같기도 하다. 어쩌면 수학 혹은 물리를 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은 이런 것이다. 엄청나게 똑똑한데도 의사소통 능력은 부족한. 개츠비 같은 능청스러움은 전혀 갖지 못하지만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능력있고 그렇지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대뜸 나랑 자자고 들이미는 뷰티풀 마인드의 존내쉬 같은 그런 사람. 정말 말 그대로 '괴짜'

꿈에 그리던 대학에 다니면서 나는 어쩌다가 여기에 세상 괴짜가 다 모여있나 생각하게 된 적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정상인'의 범주가 꽤 협소했던 것도 같고. 정말 오만 괴짜들이 다 여기 모여있고 심지어 명문대생이라는 게 너무 놀라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꽤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게 그들이 남들보다 똑똑하다는 방증일 거다. 물론 거기에 사회성까지 겸비했다면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숨기는 법까지 배웠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했었는데, 그런 초특급 괴짜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나온다.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책에 나오는 수학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도 사실은 수학자들의 생각을 이해하도록 도울 뿐이다. 수학을 하나도 모르더라도, 두 번 세 번 읽으면 어쩌면 수학에 접근하는 마인드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길을 만날 수 있을 것도 같다. 기본적으로 수학은 수학머리를 타고나야 한다지만, 왕복 5시간을 수학을 풀며 다니면 짧다고 느끼는 노력파(?)부터 여행광, 학교 다닐 때 봤던 흔한 '도라이'에 가까운 술 괴짜에 개그맨이자 교사, 강사, 학생 등등 수학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학이 책상이 아닌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음을, 수학이야말로 무엇과도 연결되는 진정한 생활 융합형 학문임을, 아무리 수포자라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수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임을 유쾌하게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책. #수학을좋아하지는않지만어쩌면재미있을지도모르는 은 정말로 재미있으니 꼭 두 번 읽으시고 발상의 전환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동영상은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떠오른 것이다.)


https://www.instagram.com/reel/Ca-Ceu6lpde/?utm_medium=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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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서 말하기로 -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삶과 목소리
캐럴 길리건 지음, 이경미 옮김 / 심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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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날 #여성의날이벤트 #푸른숲 @prunsoop #여성주의 #캐럴길리건 #침묵에서말하기로

요즘 @sc.orang 에서 진행하는 독립출판에 대한 4회차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막연한 마음으로 참여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리고 출판이라는 체계에 대해서 알아갈수록 무언가 명확해지고 있어서 신기하다. 강의 중에 #책나물 대표님께서 '좋은 글감'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셨었다. 내내 곰곰히 생각하면서 돌아왔는데, 그에 대해서 나는 단기적으로는 잘 팔리는 컨텐츠요, 장기적으로는 '고전'이라는 말을 붙일 만한 오랜 생명력을 가진 컨텐츠가 좋은 글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침묵에서 말하기로" 그런 의미에서 진심 여성 심리학의 경전과 같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내용을 다룸에 있어서도 제목 등의 기획력이 책의 존재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기존의 "다른 목소리로"라는 제목보다 "침묵에서 말하기로"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 것 또한 매우 인상적이고 의미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이 글은 좋은 글감일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꾼 글감에 대한 이야기다. 게다가 그 움직임이 역사의 논의에서 배제되어온 사람들까지 모두 끌어안고 그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역사의 흐름과도 같은 방향으로 함께 가는,

'목소리', '말하기'는 존재의 의미와 근원을 밝힌다.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심지어 당연한 듯이 침묵을 강권당하는 것은 사회구조가 보이지 않는 천장을 만들어두고 벼룩을 가두어두어 그가 뛸 수 있는 높이가 원래 얼마 되지 않았던 것처럼, 그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짓밟는 일과 같다. 더 무서운 것은 그 벼룩은 아마도 자신이 더 높이 뛸 수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고, 그 투명한 하늘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에 따르면 인간은 다정함과 배타성이라는 동전의 양면 같은 속성을 통해 종을 유지해왔다. 그런 일이 인간 종 안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계급의 차이로, 성별의 차이로, 인종의 차이로, 신체 장애 여부 차이로, 성적 지향의 차이로, 종교의 차이로 등등 다양한 차이를 빌미로한 배타성을 가지고 알량하게 선긋기를 시전해왔다. 그게 최고조에 이르렀던 것이 '모더니즘'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해체주의의 역사와 함꼐 피억압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아마도 지금까지도 존재의 우열을 중심으로 한 인종 차별, 홀로코스트, 투표권의 불평등 등이 숨쉬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왜 아테네에서는 귀족 남성만의 민주주의가 실행되었는지, 왜 유명 철학자 등의 역사 속 주요 인물들은 대체로 남성이며 여성의 목소리가 감쪽같이 실종되었는지, 우리 나라에서도 어째서 당연하게 과거 시험은 남자에게만 자격이 주어졌는지, 천재 소설가 김명순은 어째서 지질한 문인들의 조리돌림에 미쳐 죽어갔는지....

그런 차별을 눈치채고 침묵을 깨트린 목소리가 교육학을 공부하며 영혼없이 외우던 콜버그와 길리건의 그 길리건 선생님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는 순간의 짜릿함은 부끄럽지만 신선했다. 마치 역사속 인물을 눈 앞에서 만난 기분이랄까. 이래서 공부할 때 서사가 있으면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저 외울 이론의 하나로 치부했던 길리건의 도덕성 모형이 사실은 당연하게 배제당한 사람에게 목소리를 찾아주는 일이었다는 것에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나는 낀세대로서, '여자애 치고' 되바라지고, 말이 드센 사람 취급을 꽤 받아왔었다. 밀려드는 시대의 파고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었는지 이제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을 거 같지만 몇 년 전에 고딩들이 여자 선생님이랍시고 '드센' 선생님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좀 상심했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이 드세다니.)지만 나는 꽤나 별나고 드센 사람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잘 알고 있고, 또 길리건 선생님의 연대로 인해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고, 그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일 뿐이다. 내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사회 속에서 배제되었던 목소리들이 용기내어 하나씩 켜지는 촛불처럼 켜질 수가 있다. 그리고 하나의 촛불은 흔들릴지언정 모이고 모이면 횃불처럼 커질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목소리로 의견을 나누고 발전적으로 다투며 종국에는 연대하는 삶이 오면 좋겠다. 이상하게 할 말이 너무 많고 편수를 나눠서 각자의 제목으로 써야할 글이 뒤죽박죽 생각나 목이 매고 말이 엉키지만, #더파이브 를 읽고도 느낀 것처럼 침묵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고, 분명한 것은 당연한 듯 강요되던 침묵을 눈치채고 깨뜨려준 이 책이 우리의 목소리를 밝혀 인간의 역사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단지 여성주의의 경전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지침서로서 이 책을 반드시 곱씹어 읽을 필요가 있다. 이는 자신의 삶을 중앙에 세우지 못하고 거칠게 떠밀려 변두리에서 침묵을 강요당하며 서성여야했던 주변인들에게 발언권을 주는 책이다. 소쉬르와 레비스트로스가 말했듯이 인간 관계나 언어는 개개인의 행위 양상으로 정해진다기보다 구조주의적인 압박이 되어서 오기 때문에 그렇게 구조적인 차별을 견뎌야했던,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했던 존재들이 목소리를 내고 연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침서와 같으며, 이는 우리가 어떤 의미로든 어떤 층위에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역지사지하고 내가 떨어질 세상에까지의 낙차를 줄여놓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게 하는, 혹은 소외된 세상에서 힘껏 연대하기 위해 부르짖을 수 있는 언어와 목소리를 가질 당위에 대해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고전이기 때문이다.

침묵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일방만 목소리를 가진 외침은 대화가 아니라 폭력이다. 목소리를 갖지 못했던 자들에 대한 발견이 계속되고 그간 없었던 목소리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그것이 그간 그들의 존재를 지워왔던 것에 대한 책임의 통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하는 오늘날, 우리는 몇십 년 전부터 지워진 목소리들을 발견하는 통찰력을 발휘했던 캐럴 길리건 선생님의 목소리를 곱씹어 읽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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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 남방의 포로감시원, 5년의 기록
최영우.최양현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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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도서협찬 #효형출판 #최종미션

이 역사는 라면으로 때워낸 한 끼와 같다. 스테이크를 썰거나 고급 식당에서 촛불을 밝히며 기념한 어느 멋진 날을 주로 기억하는 우리는 사실 그렇게 바쁜 어느 날에 급히 먹은 라면과 혹은 간식들과 아주 평범하게 지나간 크게 기억나지 않는 숱한 끼니들이 연명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리 멋지게 기억나는 날들을 맞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상의 어떤 글자도 점 없이 이루어질 수 없듯이, 그렇게 숱한 점과 같이 머리를 디밀고 이름 없이 획을 이룬 그런 역사.

게다가 더 극적인 것은 주인공이 너무나도 무미건조할 만큼이나 평범하다는 것이다. 사실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데, 우리가 보아온 역사는 늘 너무나도 특별하고 남달랐다. 요즘 내가 미쳐있는 아무개들의 이야기 #미스터션샤인 속의 인물 하나하나도 사실은 너무나 아무개스럽지만 아무개스럽지 않다. 물론 지금의 내가 나약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아무개들은 정말로 비장하고 특별하다. 주인공인 고애신은 정말 반가의 정한 여식 그 자체이며 근본부터 평범치 않다. 심지어 거기에 바른길로 가는 피까지 이어받아서 여염집의 '여성'을 뛰어넘기는 하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흑역사라곤 없이 올곧기 그지없다. 그것은 거의 혈통으로 암시되는 것으로 보면 오히려 아무개보다는 영웅 서사에 가깝다. 노비 출신이었던 유진초이도, 혹은 그 혈통 서사를 부정한 김희성과 쿠도히나도, 자신의 상처에 몸부림치지만 결국 운명에 휘말리는 장포수와 구동매도. 사실은 누구도 평범치 않은 아무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최영우는 그렇지 않다. 결정적인 순간에 남다른 멋있음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태생부터 남다른 사람도 아니다. 그저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좀쑤셔하고 새로운 것에 설레는, 자신의 삶을 조금 더 낫게 만드려고 아등바등하는, 닥쳐온 비극 앞에서 흔들리는 촛불처럼 고뇌하지만 처하게 된 상황에서 오히려 좋아를 외칠 수 있는. 그런 아주 평범한 20살 청년. 그때의 20살은 지금의 20살과 좀 다르다고 해도, 나는 내가 가르쳤던 10대 후반 20대 초중바나 남학생들이 생각난다. 단순하지만 복잡한, 어른인 척하지만 한없이 아이 같은, 맛잇는 것과 흥미로운 것을 좋아하지만 힘든 것을 싫어하는, 군대를 생각하면 끔찍해하는 그런 아이들. 지금 한창 군복무를 하고 있는 아이들도 문득문득 생각난다. 그 아이들이 딱 이렇게 평범하지만 통통 튀는 아이들이었는데. 그런 아이들이 휘말린 운명의 소용돌이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가 아는 이름이 아니라, 혹은 단 몇 글자로 적히거나 혹은 아예 빈칸으로 띄워진 자리에 숨죽여 자리잡은 이야기가 사실은 여백까지 빽빽하게 채워진 역사라는 그림 을 이루는 한톨의 픽셀로서 다가온다는 것이 문득 새로운 것은 참 새삼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의병장 혼자는 의병의 역사를 이뤄낼 수 없었다. 대통령 후보 혼자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출렁이는 주식장은 개미들의 희로애락으로 채워진다. 우리가 자꾸만 희미하게 잊어가는 김용균과 변희수와 이예람과 그리고 그 아래 숱하게 지워져가는 A씨 B씨들과 그마저 되지 못해 획 속의 숱한 픽셀들과 혹은 빈칸을 채우는 흰 점들로 남은 사람들이 아니면 역사는 존재할 수가 없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그 삶들이 버텨온 라면 한 끼 같은 모양들이 문득 묵직하게 다가오도록 해주는 책 #1923년생조선인최영우 .

#역사의쓸모 에서 #최태성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어떤 비극 앞에서도 그저 포기하고 굴하지 않고 지금 이 시련이 역사에서 어떻게 판단될지, 어떻게 읽힐지를 더 멀리 바라보고 아픔을 글로 풀어내 기록과 글의 힘을 보여 주신 최영우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물려받아 그 이야기를 이렇게 멋지게 복원하기 위해 10년이나 집념있게 재구성해주신, 그러면서도 그것을 미화하거나 아름답게 만드려는 욕심보다는 온전하게 재구성하려고 애써주신 #최양현감독 님께도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아마도 대체로의 아무개일 우리들이 저마다 처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이 이야기는,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지 역사 속의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인물의 과거를 통해 나의 현재와 미래를 되짚어보고 내가 일궈나갈 역사의 지향점에 대해서 아무개 1인으로서 조망해보고 지향점을 설정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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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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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어떤 사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이 책은 추천사들부터 하나하나 마음을 때려서 마음이 무거워지고 또 대차게 끄덕이게 되는 책이었다. 또 늘 고민해온 인간사의 아이러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고, 그리고 스스로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모순까지도 조금은 명확한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또한 역사를 사랑하기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허구보다도 더 허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아픈 현실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왜 침묵하지 말아야 하며 어느 방향으로 소리쳐야할지를, 때로 그 외침이 무용했다고 생각했다면 이만큼 긴 시간을 걸쳐 드디어 관심가질 수 있고 말할 수 있게 된 진실을 마주함으로서 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재미’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이 책은 흥미로운 대상인 잭더리퍼를 흥행시킴으로써 희생자를 두 번 죽이고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죽을 만했던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말초적 본능에 가까운 괴랄한 취향을 뛰어넘을 만큼 흥미로운 내용이다. 흥미로 만들어낸 괴물 #잭더리퍼에 대한 관심과 우상화를 깨부수는, 미시사 속 이름 모를 희생자 마녀들의 개별서사는 사실은 우리가 누구나 본능 속 잭더리퍼보다 오히려 다섯 여성의 입장에 처할 수 있었음을, 우리는 누군가를 해치는 사람이 되기보다 해쳐지는 누군가가 되기 더 쉬운 입장임을, 게다가 죽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그럴 만해서 죽은 사람이 되기는 더 쉬운 사람임을 명확히 제시한다. 또한 우리의 목소리는 광끼어린 흥미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언제나 타인의 삶을 해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가야 함을.

사람들은 가해자가 죗값을 충분히 받는 세상을 꿈꾼다. 그게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때로는 그러지 못하는 법에 분노하곤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사람들이 때로는 가해자가 동일한 가해행위를 했다고 했을 때 죗값을 매우 주관적으로 매기기도 한다. 똑같이 사람을 죽였을 때 천인공노할 살인마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그럴 만했다며 서사를 애써 만들어내기도 한다. 특히 스타가 된 살인마에게 희생된 사람들은 그의 스타성에 묻혀 서사를 잃거나 혹은, 그러니까 왜 낯선 사람에게 경계를 풀었냐는 타박을 받기도 한다. 고작 그게 죽어도 쌀 이유가 될까.

그럴 만해서 죽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 많이 양보해서 있을 수는 있다고 치자. 사실 아직은 세상에 100%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럴 수는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연쇄살인을 저질렀다든지 그러면 본인의 목숨도 소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직 이 부분은 나도 좀 더 깎여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아직은 그렇다. 그런데 그게 매춘부라서? 혹은 노숙자라서? 혹은 남자인 보호자가 없는 여성이라서? 그게 연쇄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와 서사가 될 수 있는가?

#권김현영 선생님의 추천사중에 ‘남자 보호자 없는 여성들은 잠재적으로 언제나 매춘부 취급을 받으며,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라는 부분은 생각보다 아프게 다가온다. 왜냐면 이것은 작금의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여자 사장님 혼자 하는 카페에 와서 어슬렁거리면서 추파 던지는 말도 안되는 작자들의 이야기를 티비에서 본 적이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아니 말과 생각을 하기 이전에 존재하는 일이다. 또한 심심치 않게 남편을 잃은 여자 사장이 하는 음식점에 단골로 오는 손님들이 단골을 핑계로 성희롱이나 추파를 일삼는 일은 말해뭐해 입아프게 흔하다. 그들이 쉬워보였냐고? 아니 그냥 ‘주인’이 없는 사람 취급 받기 때문이다. 당장에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넘어간 비혼 여성에게도 비슷한 취급을 하는데 뭐. 그놈의 ‘주인’의 존재를 부정해도 그런 취급을 받는데 ‘주인’이 있다가 공석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러는 것이겠지. 그놈의 것. 그놈의 ‘주인’ 딱지를 뗀 지가 언젠데, 호주제 폐지한 지가 언젠데. 그렇게 생각보다 사람들의 생각은 제도에도 훨씬 뒤떨어져있다. 없다고 말하지 말고 돌아봐라. 정말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 말을 하는 데에 130년이나 걸린 것이다. “살인마 잭 더 리퍼가 매춘부를 죽였다.”는 흥미 위주의 망상 속에서 희생자들의 서사를 걷어내기까지, 그들이 마녀사냥 당한 억울함을 풀어주기까지.

내가 어렸을 때는 맞을 만하니까 맞겠지하는 말이 꽤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맞을 만하면 네가 때려도 돼?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맞을 만하다는 것은 누가 정해? 기준이 뭔데? 하고 물을 수 있는 시대가 와야하지 않을까. 그만큼의 인식이 변화하는데 13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수많은 사람의 외침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그 문제의식에 더 공감하고 함께 소리쳐서 그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할 말이 너무 많아 끝도 없어서, 그냥 일단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꼭 읽으셔야 하는 책이다. 여성 주의에 관심이 있든 없든, 특히나 혹여 내 세상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게 꼭 권하고 싶다. 당신이 생각지도 못하는 세상에 당신도 언젠가 떨어질 수 있을 테니까. 그 세상은 생각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세상이니까. 그래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바꿔놓으시라고. 말초신경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존재의 존엄정도는 지킬 수 있는 세상에 살 수 있게 해야하는 거라고.

끝으로 폴리, 애니,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이라는 어렵지도 않지만 제대로 추모되어 불리워지지도 못한 이름들을 눌러 적으며, 이 책의 추천사 중 일부를 재추천하며 일단 마무리하겠다. 내용은 정말이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아서 한 문장을 뽑기보다 그 서사를 두고두고 인용할 만한 내용이라서.

-이 책은 그들을 추모하는 책이다. 그리고 나머지를 꾸짖는 책이다. 이 책이 쓰이기까지 130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이었겠느냐고. #가디언

-화이트 채플에 숨어 살던 비겁한 살인마의 기록이 아니다. 이 책은 “삶을 제대로 살 기회, 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것이 될 기회”를 잡으려 노력했던 다섯 사람의 이야기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있었고, 가족이 있었다. 삶이 있었다. #강화길

#서평단 #더파이브 #thefive #핼리루벤홀드 #북트리거 @booktrigger #여성주의 #희생자추모 #모두의삶 #침묵은누구도구원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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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단타로 매일매일 벌어봤어? - 주린이를 위한 실전 단타 입문서
양선호 지음 / 넥서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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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넥서스출판사 #양선호 #주식 #주식단타 #주식단타로매일매일벌어봤어

그간 돌아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게 나는 이상한 데서 흥선대원군이었다. 주식도 그런 것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나는 그 절호의 기회였던 팬데믹 초기에 그 흔한 주식계좌 하나가 없어서 그 엄청난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직업이 직업이라 그런지 돈 버는 얘기에 좀 무심하기도 했었다. 선비의 고고함도 결국 먹고사니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서 나오는 것을....

한편으로는 무심했고, 한편으로는 두려워했으며, 한편으로는 내 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무런 준비없이 시간만 쏜살같이 흘러서 나이를 먹어갔다.

근데 급변하는 세상에서 어쩜 그렇게 다들 나만 빼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일까. 어느새 나는 나만 한참 경제지식 떨어지는 세상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허겁지겁 뭐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쉽지는 않았다. 뭐부터 읽어야하지....

그렇게 운좋게 돈 공부 모임에 탑승했지만, 기초가 너무 부족한 나는 마인드 개화와 나의 현상 파악을 하는 데에 온 힘을 다 쏟았을 뿐이었다. 삶에 부치고 지치는 지점이 와서 하루하루 살아남기도 빠듯한 상황에 빠져있으니 여러 가지 처지들이 그저 나를 불안하게만 했고, 그러니 또 마음의 여유가 없어 허우적댔다. 그나마 그 모임에 가입하지 못했으면 이만큼의 진전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언젠가 나도 공부하고 배운 것을 나누며 꼭 갚고 도움이 되어보겠다고 말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이 책을 만났다. 말이 길었는데, 초조하고 불안해하던 경제 무식자가 이 책을 만났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주식 관련 도서가 넘쳐나는 이 때, 내 수준에 맞고 읽기 좋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책을 만나고 싶었다.

일단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넥서스 출판사가 책을 굉장히 깔끔하게 잘 만든다는 것이다. 주식 도서 여러 권 훑어보면서 뭐부터 봐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은 받아서 넘겨보면서 특유의 깔끔함과 높은 가독성에 깜짝 놀랐다. 주식이라는 게 책으로 흥미롭게 보려면 흥미롭지만 일단 진입장벽이 없지 않은 분야인데 책을 진짜 깔끔하게 잘뽑았다. #썬킴의거침없는세계사 도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으로 읽었을 때부터 재밌어서 여러 번 들었지만 책 받아보고 오디오북이랑 맞춰서 읽으니까 정말 눈으로 쏙쏙 들어왔었다. 그래서 이 출판사 책은 꼭 오디오북으로도 완독이 나오더라도 눈으로 같이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책도 오디오북 나오면 좋겠다. 그럼 진짜 강의 듣듯이 계속 눈으로 귀로 읽을 거 같은데.

게다가 목차만 봐도 차근차근 계좌만들고 앱까는 수준의 주식 세포부터 찬찬히 따라갈 수 있는 매력있는 스탭으로 짜였다. 유튜브로 다양한 사람들을 가르치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나 정도의 무식자들을 훌쩍 태울 줄 아시는 분이셨다.

일단 예시가 쉽고 쏙쏙 이해가 되며, 별도로 뭘 찾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책이 아닌 영상으로 설명듣는 수준의 흡인력을 가진 책이니까 주식에 대한 정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함께 읽고 공부해보자고 권하고 싶다.

사실 나도 주식 앱이나 깔고 공모주 몇 개나 해봤을 뿐, 이 좋은 시절이니 좀 편승해보자고 깔짝였다가 타이밍 놓쳐서 별 소득을 보지는 못했을 뿐이어서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주린이였는데 그런 나의 진짜 문제점이 뭐였을지 생각해보고 당장 소소한 단타계획을 세워보게끔 만들어주는 책!

찬찬히 다섯 번쯤 보면서 공부하고 저자님의 유튜브도 구독해보며 곱씹어볼 수 있게, 이런 나도 더 용기있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이끌어주고 한 번 두 번 읽을 때마다 공부할 방향도 생각해보게 하는 유익한 책이라서 용기 내고 싶은 초심자뿐 아니라 꾸준한 단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기존 투자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좋은 책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좋은 책를 만들고 내 손에 보내주셔서 삶의 지평을 넓히고 영감을 얻게 해주신 넥서스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배운 대로 돈 많이 벌어서 보고 싶은 책 더 많이 사고 훌륭한 데 쓰는 사람 되어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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